전체 글6173 『낮은 E현의 비상— 사라진 것들이 내게 말을 걸 때』의 가제본 『낮은 E현의 비상 — 사라진 것들이 내게 말을 걸 때』의 가제본이 나왔다. 손에 쥐는 순간, 25년이 떠올랐다. 아니, 어쩌면 전 생애라고 해야 옳겠다. 그 오랜 시간 동안 고이 품고 있던 이야기들이 드디어 책이 되었다. 낮은 E현은 더블베이스의 가장 낮은 줄이다. 소리라기보다 진동에 가까운, 몸으로 먼저 느끼는 그 떨림. 이 소설집은 그런 이야기들을 모았다. 사라진 것들 — 사람, 기억, 시간, 장소 — 이 어느 날 조용히 말을 걸어오는 순간들이다. 열두 편의 단편이 다섯 개의 문 앞에 서 있다. 각각의 문을 열면 다른 세계가 펼쳐지지만, 그 세계들은 모두 하나의 질문으로 이어진다. 사라진 것들은 정말 사라진 걸까? 8월 초, 월명서가에서 만나실 수 있다. 📚 군산시 구영7길 24, 2층 (민주씨.. 2026. 6. 27. 소확행의 시간, 260626 어제 저녁,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났다.누군가는 십 여 년 만이었고누군가는 서너 해 만이었다. 그 긴 공백에도 불구하고 아니, 어쩌면 그 공백 덕분에 우리는 놀랍도록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지난 계절들이 잠깐 자리를 비웠을 뿐, 대화의 온도는 처음부터 거기 있었다. 사람 사는 일이 별거 없다는 생각이 든 건 그 무렵이었다. 근사한 결론이나 대단한 성취가 아니었다. 그저 서로의 근황을 묻고 웃었다. 때론 한숨 섞인 이야기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누군가의 말에 "나도 그랬어"라고 살며시 손을 내밀었다. 그 작은 온기들이 쌓여 한 저녁이 되었다. 그 저녁이 쌓여 우리는 어떻게든 살아졌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았다. 소박한 안주에 부담 없는 술 한 잔이었다. 떠들다 보니 밤이 깊어 있었다. 헤어지는.. 2026. 6. 27. 월명서가 가 오픈 월명서가가 살며시 문을 열었습니다.아직 가오픈 상태입니다. 정식 오픈은 7월 말 그때까지는 조금 어수선할 수 있지만, 이미 책이 있고 음악이 있고 차 한 잔이 있습니다. 가격표는 없습니다. 대신 마음 전달함이 있습니다.독립출판사이자 독립서점, 그리고 북카페로 군산 월명동 골목 2층에 조용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주인도 글을 씁니다. 그러니 말을 걸지 않아도 됩니다. 그냥 앉아 책을 읽으셔도 되고, 훌쩍 둘러보고 가셔도 됩니다. 이곳은 그런 곳입니다. 혹시 민주씨앗호떡을 아신다면 찾기 쉽습니다. 바로 그 2층입니다. 호떡 하나 드시고 올라오셔도 좋습니다. 📍 군산시 구영7길 24, 2층 (민주씨앗호떡 2층) 🗓 정식 오픈 7월 말 예정🕐 수~일 / 12:00 — 18:30 #월.. 2026. 6. 25. 영원한 봄 가제본 영원한 봄의 가제본이 나왔다. 후원을 받아 출간 예정인 책이라 무척 신경이 쓰였다. 이리저리 마음을 기울였더니 기대만큼 책 표지며 내지 편집이 성공적이었다. 이제 7월 말에 인쇄에 들어가면 8월 초순이면 완성본이 나올 예정이다. 『영원한 봄』은 일제강점기 군산을 배경으로, 실존 인물 이영춘 박사의 삶에서 영감을 받아 쓴 장편소설이다. 식민지 시대의 폭력과 수탈 속에서도 사람을 살리고자 했던 한 의사의 헌신, 그리고 그 곁에서 시대를 온몸으로 버텨낸 사람들의 이야기가 군산의 골목과 갯바람 속에 촘촘히 새겨졌다. 봄은 끝없이 오고, 사람은 끝없이 살아남는다. 그 질긴 생명의 이야기가 이제 독자의 손에 닿을 준비를 마쳤다. 개인적으로 가장 바라는 것이 있다면, 군산의 독자들이 이 책을 많이 읽어주었으면 하는.. 2026. 6. 25. 가제본 《재즈, 사유의 즉흥연주 — 군산을 걷다 1》 네 권의 가제본이 나왔다. 기대보다 훨씬 좋아서 절로 흥분이 됐다. 가장 먼저 손에 쥔 것은 《재즈, 사유의 즉흥연주 — 군산을 걷다 1》이었다. 분량도 있거니와, 재즈와 군산 그 자체에 헌사하는 마음으로 써내려 간 책이라 남다른 감회가 있었다. 책 속 그림을 그린 MiRu 작가님의 따님 최현아 양이 써준 추천사를 읽는 순간 입꼬리가 저절로 올라갔다. 그냥 살았던 나의 일상이 누군가에게 조금의 자극이 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기쁨이었다. 《붉은마음과 푸른눈》, 《낮은 E현의 비상》, 《영원한 봄》까지, 네 권이 나란히 놓인 모습을 보니 비로소 실감이 났다. 오래 품어온 것들이 형태를 갖추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재즈, 사유의 즉흥연주》의 표지가 너무 단순해 책의 내용을 충분히 담아내지.. 2026. 6. 22. MiRu 작가님의 시선으로 그린 월명서가 어젯밤부터 비가 줄기차게 내리고 있다. 물방울이 맺힌 창문으로 월명산을 배경으로 한 도시의 풍경이 내려다보인다. 이른 새벽 문을 연 가게들의 네온이 정다운 이른 아침, 나는 MiRu 작가님의 그림들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재즈, 사유의 즉흥연주 — 군산을 걷다 2》에 출현하게 될 그 그림들. 세상은 보는 사람에 따라 얼마나 아름답게 보일 수 있는지, 그림 한 장 앞에서 다시금 깨닫는다. 특히 월명서가를 그린 그림 앞에서 나는 혼자 흐뭇하게 미소 지었다. 파란 서랍장, 가득 꽂힌 책들, 음악이 흐를 것 같은 오디오 그리고 TV 화면 속 유튜브 채널 안에, 작가님은 소파에 비스듬히 기대어 책을 읽는 사람을 살며시 그려 넣었다. 실제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 이 공간에서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 같은 것. .. 2026. 6. 20. 이전 1 2 3 4 ··· 102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