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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시의 마법사』와 내 그림자 릴로스에 대하여 『어스시의 마법사』와 내 그림자 릴로스에 대하여 『어스시의 마법사』(A Wizard of Earthsea)는 미국의 작가 어슐러 K. 르 귄(Ursula K. Le Guin)이 1968년에 발표한 판타지 장편소설로, 〈어스시 연대기〉(Earthsea Cycle)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이 소설은 판타지 장르의 고전으로 손꼽히며, 독창적인 세계관과 철학적인 주제를 통해 많은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어스시는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바다 위의 세계이며, 마법이 실재하고 마법사들이 사회적 권위를 가지는 세계이다. 이 세계의 핵심 원리는 ‘이름의 힘’에 있다. 모든 사물에는 고유한 진짜 이름(True Name)이 존재하며, 그 이름을 아는 자는 그 존재를 통제할 수 있다. 언어와 이름의 힘.. 2025. 3. 24.
김멜라 「이응 이응」 작품 분석 – 기술 시대의 인간성과 감정, 그리고 관계의 본질을 묻다 김멜라 「이응 이응」 작품 분석 – 기술 시대의 인간성과 감정, 그리고 관계의 본질을 묻다  2025학년도 1학기 ‘현대 소설 강독’ 수업의 첫 번째 작품은 김멜라의 단편소설 「이응 이응」이다. 이 작품은 2023년 문장웹진에 처음 발표된 이후, 2024년 제15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며 문단과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응 이응」은 ‘이응’이라는 섹스토이를 중심으로 인간과 기술, 성과 사랑의 경계를 탐색하며, 감정과 관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사유를 유도하는 작품이다.1. 기술과 인간성의 공존작품 속 '이응'은 단순한 성욕 해소 기계가 아닌, 사용자의 감정과 생각에 반응하며 변화하는 감응적 기계로 그려진다. 이 기계의 보급으로 매춘, 원치 않는 임신, 성범죄는 줄고 출생률은 오히려 증가하면.. 2025. 3. 24.
리처드 로티의 철학: 실용주의, 진리, 그리고 다원적 사유의 탐구 리처드 로티의 철학: 실용주의, 진리, 그리고 다원적 사유의 탐구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 1931-2007)는 미국의 철학자로, 전통적인 철학적 질문들에 대한 기존의 답을 찾기보다는 사람들이 사고하는 방식과 문화의 변화를 탐구하는 데 주력한 인물이다. 그는 철학이 과학이나 논리적 이성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며, 철학을 우리의 고정관념을 바꾸고 세상에서의 삶을 개선하는 도구로 보았다. 로티는 진리를 절대적이지 않고 유동적인 것으로 이해하였고,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접근은 그가 실용주의자로서의 입장을 취하는 데 기여했다.그의 가장 핵심적인 철학적 아이디어 중 하나는 ‘실용주의’로, 이는 우리가 진리를 판단할 때 그것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 2025. 3. 17.
(23화) 오후 네 시 (23화) 오후 네 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신아와 새아는 피곤했는지 깊이 잠들었다. 지원은 잠든 아이들을 바라보며 문득 자신의 처지가 서글퍼졌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부모님의 얼굴이 떠올랐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엄마, 아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지만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키워 준 할머니를 생각하면 묻는 것이 예의가 아닌 듯했다. 약속 장소에 도착했지만 신아 엄마는 보이지 않았다. 몇 번이고 전화를 걸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30분이 지나도록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궁금하기도 했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걱정됐다. 아빠와 통화하던 신아가 지원에게 전화를 건넸다. “아, 네. 저는 신아 엄마와 여섯 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아직 오시지 않아서요.” 지원은 당황했다. 마치 신아 엄마가 오지 않은.. 2025. 3. 17.
[200-161] <니체, 인과론을 넘어 힘에의 의지로 – 세계를 해석하는 새로운 방식> [200-161] 니체, 인과론을 넘어 힘에의 의지로 – 세계를 해석하는 새로운 방식> [원 문장] 『처음 읽는 독일 현대 철학』 중 프리드리히 니체가 제시한 미래 철학의 서곡, 관계론 백승영 씀 “전통적인 인과론이나 기계론이 이렇듯 힘에의 의지의 생기 현상에 대한 적절한 설명방식이 아니라면 도대체 우리는 왜 그런 해명 방식을 사용했던 것일까요? 니체는 그 이유를 두 섦ㅇ 방식이 갖고 있는 해석적 유용성에서 찾습니다. 즉 그것들은 매우 복잡한 생기의 세계를 형식화하고 정식화하여 우리에게 이해 가능하게 알려주는 기호이자 해석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특정 생기 현상에 맞닥뜨렸을 때 우리가 느끼는 낯설음을 제어하고 공포를 해소시켜, 우리의 삶의 조건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인과론이나 기계론이라.. 2025. 3. 17.
(22화) 오후 네 시 (22화) 오후 네 시   “영숙씨, 오늘은 정말 그만해야겠어. 목소리도 안 나와.” 할머니는 미안하다는 듯 지원의 손을 잡고 손등을 천천히 쓸어 주었다. “그래요, 할머니. 이제 기운 차리고, 또 나 없는 일주일 잘 견디셔야 해요. 병수씨도 만나고, 사랑도 많이 하고요. 알았죠?” 할머니는 못내 아쉬운 표정으로 지원을 배웅했다. 요양원을 나오면서도 지원은 자꾸만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다. 마음 같아선 할머니를 집으로 모셔가 함께 살고 싶었지만, 현실이 허락하지 않았다. ‘빨리 학교만 졸업하면……’ 스스로 다짐했지만, ‘그럴 날이 과연 올까?’라는 예고된 슬픔이 가슴을 짓눌렀다. 할머니의 기력이 눈에 띄게 쇠약해지고 있었다. 지원은 어린 시절부터 할머니가 읽어주던 책들 중에서 갈매기의 꿈을 가장 좋아했다... 2025.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