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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670

기다리는 책들, 찾아가는 나 나는 애독자 이기 이전에 애서가이다. 서가를 마주하고 글을 쓰다가 지루할 때면, 나의 눈길은 늘 서가에 꽂혀 있는 책들에게 다가간다. 꽃혀있는 책의 제목만 읽어도 행복하다면, 분명 나는 애서가이다. 그들 중 100 여권쯤은 아직도 읽히지 못한 채 언젠가 자신이 간택되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그 기다림도 인연일까? 마구 사들이던 플라톤의 책들을 어느 순간 모두 읽어버리는 참사를 벌였던 날들의 기쁨도 있더라. 과연 내 머릿속에 무엇이 남아 있을지 의문이지만, 여하튼 일정 기간동안 플라톤을 사랑했다는 성취감이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고 이건 바로 책과 나, 플라톤과 나, 철학과 나의 상호작용을 통해 내 글 속에 어떤 식으로든 무늬를 남기리라 생각하니, 자꾸만 헛웃음이 꼬리를 문다.이.. 2025. 2. 27.
와인빛 멜로디의 황홀 이제 일주일 남은 방학의 여유를마지막으로 즐기는 시간이다.오래도록 스마트폰 속에 저장해놓은사진들을 들여다보니,이토록 멋있던 추억도 있었네,새삼 놀라며, 그 갤러리 속앨범 하나를 꺼내보았다. 2024년 9월 27일 금요일, 밤군산 카페 팔마재에서빅마마 그룹이었던 신연아님이아코디어니스트인 데이브 유님,베이시스트인 송미호님,기타리스트인 박윤우님(기억이 확실치 않으나)을 동반하여4중주 세션으로 선물해준,샹송의 재즈적 해석?익숙한 곡들이라서 더 좋았던! 낯익은 멜로디가재즈의 숨결을 머금고 흐르던 밤,그들의 연주는마치 파리의 어느 작은 클럽에서 울려 퍼지는 듯했다. 신연아님의 깊고도 따뜻한 음성이아코디언의 선율과 어우러져,베이스의 부드러운 울림과기타의 섬세한 터치 속에서샹송은 새로운 옷을 입고 흔들리며 춤추었다. .. 2025. 2. 23.
빛과 그림자의 무늬 어제는 월명시선이라는프로그램에 참석해익숙한 길거리들에카메라의 렌즈를 조준했지. 난 긴 골목길의 익숙한 표정과빛과 그림자가 엉킨 풍경들을특히 좋아하는데,셔터를 누를 때마다,누군가, 어디선가 꼭나를 부르는 것만 같은착각 속에 빠져 멈칫거리곤 했어 80장이 넘는 사진 중에 간신히한 장을 사진를 골랐네. ㅎㅎ 그리고 되지 않는 끄적임으로내 마음에 무늬를 새겼넹.       빛과 그림자의 무늬  “잔설 깃든 골목을 거닐다너를 불렀지.착각 속에 숨을 고르며,휘돌아 달려오는네 메아리가바람에 흩어지는 기억을 붙잡았지. 골목 어귀 그림자와 빛이 엉킬 때,네가 웃고 있는 듯했어.멀리서 닿아오는 발자국 소리,혹시 너일까?기대에 가슴이 뛰었지만,텅 빈 골목만이 나를 감싸안았지. 잔설 위에 나만의 발자국,고요 속에 네 이름을 .. 2025. 2. 23.
낮술과 밤의 철학 요즈음 밤이 깊도록, 아니 새벽까지 깨어 있다. 홀로 설정한 프로젝트를 완수하느라, 어둠이 밀려오고 다시 물러가는 시간을 노트북 앞에서 맞이한다. 침대에 누워도, 명료한 의식은 쉽게 풀리지 않는다. 생각들이 차례로 떠오르고, 머릿속을 파도처럼 덮친다. 밤이 깊어질수록 사유는 더욱 날카로워지고, 나는 그 흐름을 온전히 감당해야만 하는 날들이다. 오늘은, 아니 어제였지! 오래된 친구들을 초대한 날이었다. 몇 년 만의 일이다. 고작 세 네 시간 눈을 붙인 채, 몽롱한 기분으로 부엌 앞에 섰다. 손끝에서 차려지는 음식은 마치 과거의 기억을 한 겹씩 걷어내는 의식과도 같았다. 샐러드와 김밥, 미역국과 라따뚜이. 참으로 소박한 메뉴들! 테이블 위에 정성껏 접시를 놓고, 멋을 부려봤다.  모셔둔 와인의 코르크를 천천.. 2025. 2. 20.
카페 선유 언젠가 눈 오는 날, 찍고 싶다. 2025. 2. 9.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을 다시 읽는 즈음에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을 다시 읽는 즈음에도스토옙스키(Fyodor Mikhailovich Dostoevsky, 1821년~1881년) 1982년이나 83년도쯤, 대학생 시절에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을 처음 읽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친구 집에 놀러 갔을 때, 도스토옙스키 전집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던 순간이 떠오른다. 그때의 감동은 아직도 내 마음 속에 깊이 남아 있다. 한 권씩 빌려 읽으며 밤을 새우며, 그 작품의 깊이와 복잡함에 매료되었고, 그 안에서 내가 놓치고 있던 인간 본질에 대한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던 시절이었다. 『카라마조프씨네 형제들』은 단순한 이야기 그 이상이었다.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탐구하며, 가족 간의 갈등, 신과 무신론의 문제, 그리고 인간 존재의 모순을.. 2025. 2.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