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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392

영화 《토니 타키타니》 감상문 3학년 1학기, 국문과 영상문학론 수업에서 하나의 과제가 주어졌다. 주제는 문화현상으로서 OSMU의 양상과 해당 작품 분석하기. 과제를 받자마자 가장 먼저 떠오른 작품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치카와 준 감독의 영화 《Tony Takitani》(2004)였다. 나는 평소에 소설을 먼저 읽고 나면, 그 이야기를 영화로 다시 보는 일이 늘 조심스럽다. 오히려 원작의 분위기를 영상이 배반하는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몇몇 작품은 예외로 남는다. 이를테면, 내가 애정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 《환상의 빛(幻の光)》(1995)은 일본 작가 미야모토 테루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이 작품은 상실과 애도의 정서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고레에다 특유의 정적이고 사.. 2025. 5. 5.
정신분석학, 프로이트와 라캉의 문학 이론 문학연구방법론 정리 5월의 연휴, 연둣빛 계절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오늘은 햇살이 가득하지 않고, 안개가 낀 듯 흐릿한 날씨다.빛보다 그늘이 먼저 눈에 들어오는 이런 날엔,생각들도 좀 더 천천히, 조금 더 안쪽으로 향한다.문학연구방법론 수업에서 만난 프로이트와 라캉,그들의 정신분석학은 단지 이론이 아니라,문학 속 인물과 서사, 욕망의 결을 다시 보게 하는 낯선 시선이다.흐린 날의 책상 위,기표의 미끄러짐을 따라가며나는 여전히 나라는 주체를 조용히 읽고 있다.안개처럼 명확하지 않은 개념들 사이를 헤매며,그 흐릿함 속에서 오히려 더 선명한 내면의 문장을 만나게 된다.욕망의 구조, 상징계의 틈, 말해지지 않는 실재...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사유가 오늘은 유독 조용히 오래 남는다 #정신분석학 #프로이.. 2025. 5. 5.
침묵을 넘어 머무름으로― 『빛과 멜로디』가 가장 깊었던 이유 침묵을 넘어 머무름으로― 『빛과 멜로디』가 가장 깊었던 이유 나는 이번 학기 복수 전공으로 국문과 수업을 듣고 있다. 현대소설강독이라는 과목을 유 교수님께 수강하고 있는데, 수업의 흐름은 먼저 현대소설에 대한 이론 강의를 진행한 뒤, 조경란의 『그들』, 백온유의 『반의반의 반』, 김멜라의 「이응이응」, 조해진의 『빛과 멜로디』, 이 네 작품을 차례로 읽는 방식이었다. 강의 후반부, 교수님께서는 이들 중 자신이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작품 하나를 골라 그 이유를 중심으로 에세이를 써보라고 하셨고, 나는 그 요청에 조응하여 다음과 같은 글을 쓰게 되었다. “태엽이 멈추면 빛과 멜로디가 사라지고 눈도 그치겠죠.” (책 10쪽) 나는 바로 이 한 문장의 매혹으로부터 『빛과 멜로디』를 읽기 시작했다. 이 작품.. 2025. 4. 22.
현대소설강독 중간고사 대비 요약본 현대소설 강독 수업의 한가운데에서, 나의 사유는 문학과 철학 사이를 유영한다 이번 학기, 나는 국문과 복수전공 과목인 ‘현대소설 강독’을 듣고 있다. 단순히 소설을 ‘읽는’ 시간이 아니라, 작품을 해체하고 그 이면의 사유 구조를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신기하게도, 지난 겨울방학 동안 나름대로 현대철학자들을 하나씩 개관해 보았던 경험이 이 수업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그때는 아감벤이니 바디우니 지젝이니 하는 이름들이 막연하고 낯설었지만, 이제는 그들의 언어가 소설 속 인물들의 행위, 서사의 틈, 문장의 결에서 불쑥불쑥 얼굴을 내민다. ‘아, 이게 그 말이었구나’ 하는 순간들—그 짧은 깨달음이 자주 찾아온다.그러나 동시에 나는 나 자신의 지적 미천함과도 자주 마주한다. 수업 중 튀어나오는 낯선 용어, 고전과 .. 2025. 4. 18.
현대 한국문학의 흐름: ‘침묵, 윤리, 타자, 감정의 층위’김멜라의 『이응 이응』, 조경란의 『그들』, 조해진의 『빛과 멜로디』, 백온유의 『반의반의 반』을 통해 살펴본 감정의 윤리성과 문학의 새로운 미학 이번 학기, 현대소설강독 수업에서 유보선 교수님과 함께 김멜라의 『이응 이응』, 조경란의 『그들』, 조해진의 『빛과 멜로디』, 그리고 백온유의 『반의반의 반』을 읽었다. 나는 각 작품마다 나름의 방식으로 천천히 침잠했고, 읽고 난 후엔 그 감정과 사유의 흔적을 따라 한 편씩 독후감을 써 내려갔다. 그러던 어느 날, 교수님은 마치 무심한 듯, 그러나 오래 여운이 남는 말처럼, 이 네 편의 작품을 통해 오늘의 한국문학이 어떤 흐름 위에 놓여 있는지를 스스로 짚어보라는 제안을 건네셨다. 나는 그 말을 하나의 문학적 호출처럼 받아들였고, 그에 응답하기 위해 내 안에 흩어져 있던 감정의 파편과 미천한 사유의 조각들을 조심스럽게 그러모으기 시작했다. 이 글은 단순한 수업 과제를 넘어선 어떤 내밀한 탐색의 기록이다... 2025. 4. 17.
25년 1학기 중간고사 ‘문학연구방법론’ 시험 대비본 25년 1학기 중간고사 ‘문학연구방법론’ 시험 대비본 철학을 전공하고, 국어국문학을 복수 전공으로 선택한 나의 이 과감한 결정은, 설계된 미래를 위한 여정이자, 매일의 일상을 반짝이게 하는 작은 축제이다.특히 군산대학교 국문과에서 이다운 교수님, 유보선 교수님, 남기혁 교수님, 최현재 교수님의 수업을 듣는 시간은 참으로 기쁘고 즐겁다. 그 강의들은 내게 배움 이상의 것을 준다. 삶의 지평을 넓히고, 언어와 사유의 깊이를 일깨운다. 그러나 동시에, 암기의 능력이 따라주지 않는다는 사실, 나날이 무거워지는 뇌의 감각 앞에서 무력해지는 자신을 느끼는 시간 또한 잦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수업들 속에서 나는 수없이 많은 영감을 받는다. 문학을 읽으며 철학의 개념을 적용하고, 철학의 사유를 문학의 서사 안에서 .. 2025.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