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연구방법론 수업을 마치며
이번 학기의 마지막 수업에 와 있다. 다음 주면 모든 것이 끝나고, 드디어 방학이다. 이번 학기의 수업들은 하나같이 밀도 높은, 도저히 방심할 수 없는 과목들이었고, 나는 보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볼 틈도 없이 늘 아쉬움을 달고 다녔다. 과장하자면, 꿈같은 나날 속을 지나온 기분이랄까, ㅎㅎ그중에서도 문학연구방법론 수업은, 내가 듣지 못한 현대철학 강의에 대한 아쉬움을 절묘하게 달래준 철학적 위로제 같은 존재였다. 지금까지 내가 공부해온 철학은 주로 고대, 중세, 근대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이었기 때문에, 현대 사유의 지형에 대해선 늘 목이 마르고 답답했다. 그래서 지난 겨울방학, 스스로 36인의 현대철학자를 정리하며 1,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자료집을 묶어낸 것은 내 선택에 대한 후회와 보상 심리의 합..
2025. 6. 12.
<젠더 수행성(gender performativity)이란?>
젠더 수행성(gender performativity)이란?>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가 『젠더 트러블(Gender Trouble, 1990)』에서 제시한 개념으로, 젠더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수행되면서 구성되는 것이라는 이론이다. 이 개념은 젠더를 생물학적 성(sex)의 자연스러운 표현이 아니라, 사회적 규범에 따라 행해지는 일련의 행위들(performance)로 본다는 점에서 급진적이다.즉, 젠더는 존재가 아니라 행위이다. 즉, 우리는 ‘여성이라서 여성처럼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처럼 행동함으로써 '여성'이 되어간다. 이러한 수행은 일회성이 아니라 반복적이고 규범화된 사회적 실천이다.예를 들면, 치마를 입고, 목소리를 낮추며, 감정을 절제하고, 돌봄을 실천하는 일련의..
2025. 6.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