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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226

각각의 계절 /권여선/문학동네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리게 도착하는 어수선하고 기꺼이 미완성인 편지들... 사슴벌레식 문답)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대학 신입생들은 낯선 공간에 던져진 새끼 오리들처럼 초창기에 대학가에서 함께 지낸 친구들을 오래도록 잊지 못한다. 시원시원한 리더 부영, 상냥하고 고지식한 정원과 인내심이 강하고 자신의 벽이 있던 경애. 이 서로 다른 친구들은 꼭 한번 강촌으로 충동적인 여행을 떠난 일이 있다. 긴 시간이 흘렀고 이들은 필연적으로 '어떻게든 이렇게' 됐다. "정원의 이십 주기 추모 모임 단체 대화방에 나, 준희는 부영과 경애를 초청했다"가 이 소설의 첫 문장. 정원은 죽었고 우리는 아직 죽지 않았다는 사실로부터 과거의 일들을 회상한다.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 우리는 어떻게든 이렇게 됐어. 우리는 .. 2023. 5. 27.
사슴과 사냥개/마해송/창비 동화읽는 어른 모임의 두번째 책은 마해송님의 사슴과 사냥개(창비)이다. 페이지도 만만치않고 내용 또한 오묘해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요즈음 책에 짓눌린다는 느낌이지만, 또 묘한 성취감 또한 즐겁다. 양날의 검을 쥐고 사는 내가 아슬아슬하기도 한다면 엄살일까? 이 책을 만나면서 시인 마종기님의 아버지가 마해송님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마해송(1905년 1월 8일, 개성 – 1966년 11월 6일, 서울)은 본명이 상규(湘圭)로 시인 마종기의 아버지이다. 개성학당을 거쳐 경성중앙고보와 보성고보에 다니다가 동맹휴학으로 퇴학당한 뒤 1921년 일본으로 건너가 니혼대학(日本大學) 예술과에 입학했다. 재학 중 유학생 극단 ‘동우회’를 조직하여 국내 각지를 순회하며 신극 운동을 벌였다. 1920년대 초반부터 .. 2023. 5. 18.
방정환님의 “칠칠단의 비밀”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리게 도착하는 어수선하고 기꺼이 미완성인 편지들... 어린이날을 만들고 어린이의 복지 향상을 위해 활동한 작가인 소파 방정환(1899. 11. 9, - 1931. 7. 23,)은 어려서 계모 밑에서 자랐으며, 1917년 천도교 교주 손병희의 딸과 결혼하면서 손병희의 영향을 받아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 1920년 일본 도요대학에서 아동문학과 아동심리학을 공부했으며, 이듬해 천도교 소년회를 조직하고 소년 운동을 전개했다.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선포하고, 세계 명작 동화집 “사랑의 선물”과 순수 아동 잡지 “어린이”를 창간했다. '어린이'라는 명칭을 만드는 일에서부터 동화창작과 번역, 구연, 강연 등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으나 과로와 고혈압으로 인해 33세의 나이에 .. 2023. 5. 10.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 책 추천 2023년 4월 21일 7시, 군산 한길 문고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번역한 김동훈 작가의 북토크가 열렸다. 내 인생의 지침서로서 수십 년을 함께 한 명상록, 1979년에 홍신 문화사에서 발행된 명상록을 소중하게 간직했는데 찾을 수 없어 김동훈님의 명상록을 다시 구비 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한길 문고의 북토크 소식을 들었으니. 마치, 두보(杜甫, 712~770)의 한 싯구인 “好雨知時節, 當春乃發生.(호우지시절 당춘내발생) 좋은 비는 시절을 알아, 봄이 되니 이내 내리네”처럼 때맞춰 나에게 다가온 기회였고 설렘과 기대가 팽배했다. 번역자 김동훈님에 따르면 명상록의 원제는 “자신에게로(To Myself)” 라고 한다. 그의 강의를 요약해보면, 명상록은 새로운 시작(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 2023. 4. 26.
아버지의 해방일지/정지아/창비 독서 모임 필담의 2023년 두 번째 책은 창비에서 펴낸 정지아 작가의 장편 소설 이다. 흔한 빨치산 이야기이겠거니 짐작했던 까닭에 인스타 광고를 보고도 동네 작은 서점에서 정지아 작가와 함께하는 북 토크가 열린다는 소식에도 그리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읽어야 할 책들이 넘치는 요즈음 읽을 책을 선택하는 것도 쉽지 않아 미루게 되었지만 독서 모임을 인연으로 다행히 정독하게 되었다. 책은,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평생을 정색하고 살아온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의 삶을 마감한 것이다.”라고 시작한다. 빨치산이었던 아버지의 죽음 이후 3일간의 시간을 배경으로 하지만 장례를 치루는 동안 아버지의 얽히고설킨 인연들을 만나 그들이 들려주는 아버지의 추억을 더듬으며 해방 이후 70 .. 2023. 4. 14.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시리즈 18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시리즈 18 독서 모임 필담의 회원으로서 첫 책은 창비에서 출간된 현기영 작가의 이었다. 2023년 첫 모임 날이 4월 3일이었던 고로 꽤 의미 있는 독서였다. 젊은 시절 현기영의 몇몇 작품들을 읽었던 기억을 더듬었지만 특별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독서 모임 덕분에 다시 읽어보며 깜짝 놀랐던 것은 작가의 혜안이었다. 물론 순이 삼촌이라는 작품이 제주도 4.3사건을 소재로 택해 사건을 이슈화했던 첫 출발이었던 점은 층분히 알고 있었고 작품의 문학적 성취 또한 긍정하지만 이번 계기로 새롭게 다가왔던 작품은 와 였다. 소드방놀이는 “큰 흉년이던 계축년 3월, 정의 고을에 진휼이 실시되어 기민에게 죽사발을 돌리던 날, 같은 시 같은 곳에서 기민창 색리 .. 2023.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