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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228

청어뼉다귀/이주홍/우리교육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리게 도착하는 어수선하고 기꺼이 미완성인 편지들... 우리교육에서 펴낸 동화 단행본 『청어뼉다귀는』에는 이주홍 선생님이 쓰신 12편의 동화가 실려있다. 처음 일곱 편의 동화는 해방 후 발표한 작품이고, 나머지 다섯 편은 1930년대 과 에 실린 작품이다. 옛말을 그대로 사용해서 쓰고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것에는 주를 달아 놓았다. 해방 후 발표된 작품은 힘들고 어렵게 살아가는 우리 민중들의 삶이 그려져 있고, 1930년대 발표된 작품들은 일제 강점기 때 소작농과 지주와의 관계와 옛날이야기가 섞여 있다. 표제작인 ‘청어뼉다귀’는 다른 작품에 비해 분량이 짧은 편이지만 1930년대를 살았던 소작농의 힘겨운 삶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면 일제 강점기에 들어선 이후 지주들.. 2023. 5. 30.
평온한 날/김보희그림산문집/마음산책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리게 도착하는 어수선하고 기꺼이 미완성인 편지들... 2000년도 초반 무렵 우진문화재단에서 운행했던 미술 기행을 몇 년간 꾸준히 참석했다. 그 무렵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의 “진경 산수화” 전을 잊을 수 없다. 특히 그때 처음으로 당시 이화여자대학에 재직 중이던 김보희 작가님의 양수리의 산과 강을 그린 그림을 보는 순간 내 안의 것들이 그의 색에 물들며 잔잔히 산과 계곡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어쩌면 그림 속 풍경들이 내 안으로 스며들어 나를 물들였는지도 모르겠다. 일상이 아닌, 그런 황홀경 속에 있음 직도 하다고, 그렇게 나직이 속삭였을 듯도 싶다. 그 후로 간혹 그의 홈페이지 http://kimbohie.com을 들락거리며 보고 싶은 그림을 훔쳐보기도 한다. 내가 머물.. 2023. 5. 29.
각각의 계절 /권여선/문학동네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리게 도착하는 어수선하고 기꺼이 미완성인 편지들... 사슴벌레식 문답)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대학 신입생들은 낯선 공간에 던져진 새끼 오리들처럼 초창기에 대학가에서 함께 지낸 친구들을 오래도록 잊지 못한다. 시원시원한 리더 부영, 상냥하고 고지식한 정원과 인내심이 강하고 자신의 벽이 있던 경애. 이 서로 다른 친구들은 꼭 한번 강촌으로 충동적인 여행을 떠난 일이 있다. 긴 시간이 흘렀고 이들은 필연적으로 '어떻게든 이렇게' 됐다. "정원의 이십 주기 추모 모임 단체 대화방에 나, 준희는 부영과 경애를 초청했다"가 이 소설의 첫 문장. 정원은 죽었고 우리는 아직 죽지 않았다는 사실로부터 과거의 일들을 회상한다. “우리는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 우리는 어떻게든 이렇게 됐어. 우리는 .. 2023. 5. 27.
사슴과 사냥개/마해송/창비 동화읽는 어른 모임의 두번째 책은 마해송님의 사슴과 사냥개(창비)이다. 페이지도 만만치않고 내용 또한 오묘해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다. 요즈음 책에 짓눌린다는 느낌이지만, 또 묘한 성취감 또한 즐겁다. 양날의 검을 쥐고 사는 내가 아슬아슬하기도 한다면 엄살일까? 이 책을 만나면서 시인 마종기님의 아버지가 마해송님이라는 것을 처음 알았다. 마해송(1905년 1월 8일, 개성 – 1966년 11월 6일, 서울)은 본명이 상규(湘圭)로 시인 마종기의 아버지이다. 개성학당을 거쳐 경성중앙고보와 보성고보에 다니다가 동맹휴학으로 퇴학당한 뒤 1921년 일본으로 건너가 니혼대학(日本大學) 예술과에 입학했다. 재학 중 유학생 극단 ‘동우회’를 조직하여 국내 각지를 순회하며 신극 운동을 벌였다. 1920년대 초반부터 .. 2023. 5. 18.
방정환님의 “칠칠단의 비밀”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리게 도착하는 어수선하고 기꺼이 미완성인 편지들... 어린이날을 만들고 어린이의 복지 향상을 위해 활동한 작가인 소파 방정환(1899. 11. 9, - 1931. 7. 23,)은 어려서 계모 밑에서 자랐으며, 1917년 천도교 교주 손병희의 딸과 결혼하면서 손병희의 영향을 받아 인생의 전환기를 맞았다. 1920년 일본 도요대학에서 아동문학과 아동심리학을 공부했으며, 이듬해 천도교 소년회를 조직하고 소년 운동을 전개했다.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선포하고, 세계 명작 동화집 “사랑의 선물”과 순수 아동 잡지 “어린이”를 창간했다. '어린이'라는 명칭을 만드는 일에서부터 동화창작과 번역, 구연, 강연 등 어린이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으나 과로와 고혈압으로 인해 33세의 나이에 .. 2023. 5. 10.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 책 추천 2023년 4월 21일 7시, 군산 한길 문고에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번역한 김동훈 작가의 북토크가 열렸다. 내 인생의 지침서로서 수십 년을 함께 한 명상록, 1979년에 홍신 문화사에서 발행된 명상록을 소중하게 간직했는데 찾을 수 없어 김동훈님의 명상록을 다시 구비 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한길 문고의 북토크 소식을 들었으니. 마치, 두보(杜甫, 712~770)의 한 싯구인 “好雨知時節, 當春乃發生.(호우지시절 당춘내발생) 좋은 비는 시절을 알아, 봄이 되니 이내 내리네”처럼 때맞춰 나에게 다가온 기회였고 설렘과 기대가 팽배했다. 번역자 김동훈님에 따르면 명상록의 원제는 “자신에게로(To Myself)” 라고 한다. 그의 강의를 요약해보면, 명상록은 새로운 시작(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 2023.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