戀書시리즈 - 독후감226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윤정은 장편소설/북로망스 소란한 일상을 피해 잠시 짧은 여행을 하는 중이다. 이른 아침 일어나 숙소의 커튼을 젖히니 온통 안개의 바다다. 나는 그 바다에서 하나의 작은 섬이 되어 좀 고독하나 가슴 가득 차오르는 무엇인가를 품는다. 이 순간 나에게 내 인생의 마법이 찾아온 것일까? 아래에 소개될 책은 우리가 살아 가면서 찾아야 할 “인생의 마법”을 나직이 속삭인다. 읽다 보니, 내 인생의 마법도 그려지고, 오늘 바로 이 순간,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내 인생의 마법이 펼쳐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메리골드 마음 세탁소/윤정은 장편소설/북로망스 봄이 지나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지나면 다시 봄이 오는 마을에서 태어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능력, 이 능력을 보조하기 위해, 꿈꾸는 일을 실현시키는 능력을 가진 지.. 2023. 10. 15. 채근담/홍자성, 조지훈/현암사 2학기 수강과목 중에 인격과 수양이라는 3학점 용 과목이 있는데, 주교재가 『채근담』이에요. 채근담(菜根譚)은 중국 명나라 말기에 문인 홍자성(홍응명(洪應明), 환초도인(還初道人))이 저작한 책으로 전편 222조, 후편 135조로 구성되었는데 주로 전편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후편에서는 자연에 대한 즐거움을 표현하고 인생의 처세를 다룬다고 합니다. 채근이란 나무 잎사귀나 뿌리처럼 변변치 않은 음식을 말하는 것으로 유교, 도교, 불교의 사상을 융합하여 교훈을 주는 가르침으로 꾸며져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이 문장들이 저에게 스며들었답니다. 石火光中에 爭長競短인들 幾何光陰이며 蝸牛角上에 較雌論雄인들 許大世界리요. 석화광중에 쟁장경단인들 기하광음이며 와우각상에 교자논웅인들 허대세계리요. 위에 글은 채근담.. 2023. 9. 9. 김정운 선생님의 책 에디톨로지와 창조적 시선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리게 도착하는 어수선하고 기꺼이 미완성인 편지들 김정운 선생님의 21세기 북스의 『에디톨로지, 창조는 편집이다』와 바우하우스의 『창조적 시선』을 연이어 읽고 있다. 살아온 이력 때문인지 바로 “낯설게 하기”에 대한 내 한계를 직면하고 있던 차 책의 제목에 끌려 1000 페이지가 넘는 책을 덥석 물었다. 읽다 보니 전작 『에디톨로지』의 내용이 더 궁금해졌다. 김정운 선생님의 말을 빌리자면 “책은 끝까지 읽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의 뜻이 더 분명해졌다. 인간은 누구나 천재가 될 수 있는데,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보는, 보기는 하지만 실제로 보이지 않는 과정의 반복 속에서 있으니 천재성을 잃게 된다.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으니 창조의 본질인 “낯설게 하기”를 통해 재편집의 과정을 반.. 2023. 8. 27. 철도원 삼대/황석영/창비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리게 도착하는 어수선하고 기꺼이 미완성인 편지들 황석영 작가의 『철도원 삼대』 “세상은 우리가 바라던 대로 이루어지진 않고 늘 미흡하거나 다른 모양으로 변하는 게 아닌가. 그것도 시간이 무척 오래 지나서야 그러더군요. 장구한 세월에 비하면 우리는 먼지 같은 흔적에 지나지 않아요.” (585쪽) 장구한 세월에 비하면 내 삶은 그저 먼지 같은 흔적에 지나지 않다고 노 작가는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인간들의 노력에는 의미가 있다고, 삶은 지루하고 힘들지만 그래도 지속된다는 믿음이 오늘을 살아내게 한다고 덧붙인다. 황석영 작가님의 『철도원 삼대』를 이제야 읽어냈다. 출판사의 책 소개에서 “철도원 가족을 둘러싼 방대한 서사를 통해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전후 그리고 21세기까지 이.. 2023. 7. 21. 『아버지에게 갔었어』신경숙/창비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리게 도착하는 어수선하고 기꺼이 미완성인 편지들 며칠을 연거푸 내리는 빗님의 성화가 대단하다. 창문 앞 옹벽 위에 세워진 거대한 송전탑은 안전할까, 행여 옹벽이 무너져 거주지를 덮친다면…… 이라는 쓸모없는 생각을 하다가 잠든 밤, 꿈속에서 원하지 않는 이의 세레나데에 쫓겨 도망치고 도망치다 열리지 않는 공간에 꼼짝없이 갇혀버려, 어쩔줄 몰라하며 우왕좌왕하다 선잠을 깬 이른 아침, 아직 옹벽은 무너지지 않았고 송전탑은 건재하다는 것을 확인하며 피식 웃음이 나온다. 이순을 넘겨 이제 거칠 것 없이 살아도 될 나이련만 아직도 이처럼 내면의 두려움이 여전하다. 하여 지금까지도 나는 내 뒤에 나를 붙들고 계실 아버지를 느끼며 “아버지가 꼭 붙잡고 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의지.. 2023. 7. 15. 마당을 나온 암탉/황선미 지음/윤예지 그림/사계절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리게 도착하는 어수선하고 기꺼이 미완성인 편지들 이번 주 동화 읽는 어른 모임의 책은 황선미 작가님의 이었다. 줄거리는 알을 품어 병아리의 탄생을 보겠다는 소망을 간직하고 양계장을 나온 암탉 ‘잎싹’이 오리의 알을 품어 지극한 사랑으로 키워 초록머리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오리 무리를 따라 사는 삶을 살겠다는 초록머리를 놓아주며 제 목숨을 족제비에게 내어 주기까지의 잎싹의 삶과 죽음, 고통스럽지만 자신의 소망과 자유, 그리고 사랑을 실현해 나가는 삶을 아름답게 그린 작품이다. 다시 말하면, 주인공 잎싹은 알을 얻기 위해 기르는 난용종 암탉이지만 그녀에게는 한 가지 소망이 있었다. 자신도 알을 품어서 병아리의 탄생을 보는 일,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는 일로부터 그녀의 삶은 새로운 .. 2023. 7. 7. 이전 1 2 3 4 5 6 7 8 ··· 3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