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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1777

Dave Holland의 스튜디오 앨범 - Ones All(1995년) #재즈앨범소개 가끔씩 다정해지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미소를 흘리며, 속삭이고 싶은... 와인 한 잔과 더불어, 소박한 상차림을 앞에두고... 어제는 그런 날 중의 하나였습니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가슴 속 얹혀있는 말들을 가만히 펼쳐 보일 수 있었던... 말들이 떠난 빈 공간으로 새로운 말들이 다시 가득해지겠지요. 음악도 그렇지요. 때론 가득찬 음악이 때론 고독한 음악이... 좋을 때고 있고요.... 오늘의 연주는 솔로 악기로 연주되지만, 참 다정합니다. 내 영혼과 함께 듀오로 연주되는 것처럼... 영국의 Wolverhampton에서 1946년에 태어난 Dave Holland는 독학으로 4살에 우쿠렐라를 시작으로 현이 있는 악기들을 연주하는 법을 독학으로 숙지한 후 기타 학교와 베이스.. 2020. 5. 31.
Marcin Oleś의 앨범 – Ornette On Bass(2003년) #재즈앨범소개 덕지덕지 덧댄 누런 한지의 봉창문으로 땅거미와 함께 스러지는 낙조가 조용히 스며드는 저녁 6시, 3 살도 채 되지 않은 아이는 술에 취해 누워버린 외할아버지 곁에서 그 빛들을 가만 응시합니다. 오래도록, 울어도, 울어도 누구도 대답하지 않던, 그 시간들은 다 어디로 숨었을까요? 그 아이는 이제 깊은 시간의 주름이 새겨진 반백을 넘은 노인이 되어가고 있죠. 세 살 아이에게 스며들었던 그때의 그것들은 수 십 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가끔씩, 아니 어쩌면 자주 부지기수로 노인을 덮치기도 하죠. 슬프거나 외롭다기 보다는 그저 그 시간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그 고요 속에 침잠해,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수없는 물음을 계속해가며... 이 영상에 기막히게 어울리는 앨범을 하나 소.. 2020. 5. 31.
Arturo Sandoval의 스튜디오 앨범 - Time for Love(2010년) #재즈앨범소개 마가렛과 금계국이 한창인 호숫가를 걸었죠. 5월의 꽃들과 신록을 더듬고 온 바람은 연인의 손길처럼 어찌 그리 다정하고 향기로운지요! 하염없이 호수를 바라보다가 지그시 눈을 감고 바람의 감도와 신록의 향기와 물의 습도와 아직은 따스한 햇살을 느끼다보면 어쩌면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 하더라도 좋다고, 충분했다고 문득 말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도래하죠. 그런데 더불어 그 순간의 감동을 누군가와 함께 나누고 싶다는 간절함에 빙긋 웃음이 새어나오는 걸 보니 아직 내 인생에 허락된 것들이 또 있는 것은 아닐까, 궁금해지더군요. 비록 그것이 무엇이든 기쁘고 반갑고 소중하게, 마치 페르난두 페소아가 “해 질 무렵이 되면, 창문에 기대어, 눈앞 저 너머에 들판이 펼쳐져 있음을 의식하며, 눈이 시릴 .. 2020. 5. 29.
재즈 곡 SOUL EYES #재즈곡소개 한 달에 두 번, 내 영혼이 뜨거워지는 날이 있다. 사막 같은 내 일상에 신기루 같은 꿈을 쫒다 같은 방향을 향해 동행하는 이들과의 만남, 힘에 겨운 노동에 무늬만으로 지탱되지만 이렇게라도 버티지 않으면 그 신기루마저도 사라질 것 같아... 사막을 건너는 방법엔 각자 나름의 묘수가 있을 것이고, 내가 선택한 쪽은 내 인생 자체라는 것을.... 옳다 옳다 고개를 끄덕이며 희희락락 몸과 마음을 모은다... 오늘은 제가 좋아하는 재즈 곡 소개를 할까요? 재즈 스탠다드인 "Soul Eyes"는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Mal Waldron에 의해 작곡, 작사되었답니다. ABAC와 같은 노래 형식을 차용한 32-bar 발라드인데 4분의 4박자로 쓰여졌지요. 말 왈드런의 앨범 Interplay fo.. 2020. 5. 27.
Jeanne Lee & Mal Waldron의 스튜디오 앨범 - After Hours(1994년) #재즈앨범소개 본의 아니게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2주간의 휴가를 맞이했네요. 일하러 가지 않는 아침은 더 부지런해지는 것이 이상하지요. 주말에 분갈이 할 화분 몇 개를 미루었다가 이른 아침에 일어나 뚝딱 해치웠답니다. 3000원짜리 다육이 화분이 3000만원의 행복을 가져다 주었다면 웃으실거죠... 소확행이란 말을 누가 처음 시도했는지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네요. 예기치 못한 휴가 덕분에 마음도 몸도 휴식하며 듣는 음악은 더블, 따따블의 소확행입니다. 오늘의 앨범은 재즈 보컬리스트 Jeanne Lee와 Mal Waldron의 듀오 녹음이에요. 셀로니어스 몽크(Thelonious Monk)의 공간을 활용한 연주에서 영향을 받았으며 서정적이며 탐미적인 연주를 선보였던 연주자, 나의 애청곡 "Soul .. 2020. 5. 26.
Jeanne Lee 의 앨범 ‎– Natural Affinities(1993년) #재즈앨범소개 재즈로 시작하는 휴일 아침은 어떠신지요? 어제는 소풍 삼아 30여 분을 달려 재난 지원금 카드로 그 반을 소비하고 왔네요. 참기름도 대용량 신동진 쌀도 10킬로 설탕, 과일, 야채, 등등... 오랜만에 시원하게 써댔습니다. 생필품으로...ㅎㅎ 기분이 좋았답니다. 제 평생 공돈처럼 생각되는 액수를 또 한 번 가져서는 안되겠지요. 결국 제가 낸 세금의 일부겠지만 여하튼 기분도 좋고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아야할텐데... 기원도 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해망동을 거쳐 빙 둘러오면 이런 풍경을 만나게 되지요. 사는 일이 별것이 아닌 것 같다가도 사는 일이 참 별것인 것도 같고, 한 존재가 다른 존재의 가치를 발견해 애정을 주는 것은 곧 그 애정이 다시 자신이란 .. 2020.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