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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1777

Blue Mitchell의 스튜디오 앨범 - Out of the Blue(1959년) 응가를 잘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고 매일 나 자신을 추스린다. 그러나 살아 있기에 꿈을 꾸지 않을 수 없고, 그 꿈은 신기루처럼 덧없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그래서 자주 아프다. 몸도 마음도... 이럴 때마다 타인의 문구 하나에서 위로를 받으며, 느리지만 멈추지 않고 다시 전진할 용기를 얻는다. “이 소설을 쓰고 나서는 이런 마음이었다. 모두가 자신의 세계를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이 기쁨을 느끼는 곳이 옳다. 옳다. 그것은 누구도 뺏을 수 없다. 온 마음을 담아, 부디 모두가 그런 세계에서 지내기를 빈다.” (2020 제11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장희원/우리의 환대 중에서 작가의 말) 오늘 아침은 가끔씩 활동하는 밴드의 포스팅에서 오랜만에 트럼펫 사운드를 접하며 그 진진함에 마음을 기.. 2020. 5. 23.
Susannah McCorkle의 편집 앨범 - Ballad Essentials(2002년) #재즈앨범소개 인생에 엄살 따위 묻어버리자, 삶의 모토 중 하나련면 가끔씩 어쩌면 자주 딱히 이유를 꼽을 수는 없지만 여하튼 슬프고 아파서 뒤척이는 날이 늘어간다는 사실이 또 아프고 슬프기도 하지 않나요?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이라고 나지막히 조근거리는 싯구를 읽다가 바라본 하늘은 잔뜩 습기를 머금었고 물오른 초록빛 나뭇잎을 스치는 바람은 고요보다 적막함을 더해주는 휴일... 이런 목소리에 실려 잠시 짧은 여행이라도 하고 싶네요. 눈물 한 방울쯤 품고 있는 누구라도 조용히, 그러나 외롭지 않게 가슴 언저리 그늘에 숨어 있는 오래된 앨범을 꺼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고 가만 가만 속삭이는 그런 앨범이랄까요? Billie Holiday의 "I've Got a Right to Sing the Blue.. 2020. 5. 10.
Harvey Sorgen, Joe Fonda, Marilyn Crispell의 앨범 ‎– Dreamstruck(2018년) #재즈앨범소개 주로 프리 즉흥 분야에서 연주하는 Marilyn Crispell (1947년 3월 30일)는 미국 재즈 피아니스트 및 작곡자인데요. 그녀의 솔로 앨범 For Coltrane(1993년)이나 Cello에 Hank Roberts, Drums에 Gerry Hemingway, Violin에 Mark Feldman와 협연했던 앨범 Santuerio (1993년)뿐만 아니라 베이시스트 게리 피콕과, 드러머 폴 모띠앙과 함께 했던 Nothing Ever Was, Anyway: Music of Annette Peacock(1997년), 비록 한 곡밖엔 감상할 수 없었지만 게리 피콕과의 듀오 앨범 "Azure" (ECM, 2013년)를 통해 그녀의 타건과 음색을 경험할 수 있었답니다. 프리 재즈라 하면 어.. 2020. 5. 5.
Anne Ducros의 앨범 ‎– Piano, Piano(2005년) #재즈앨범소개 “잿빛 하늘이야. 뭐해? 날아 갈까? 나비처럼 사뿐히? ㅎㅎ” 다정하다. 빛이 스며든 창가에 깃든 명암의 무게를 가늠하며 오래된, 그러나 여전히 생생한, 너의 이름을 가만 읊조리면 지나치게 대비되었던 초여름의 빛과 그늘을 논하던 그 시절이 애틋하다. 흑백 영화의 컷처럼, 오버랩되는 너와 나의 풍경들... 나비처럼 날아 오지 말고, 빛과 그림자로 늘 곁에 있었더라도 나는 충분했다고 아니 충분하다고 말하지 못했던 마음을 이제라도 풀고 싶은 날들이다... 누군가의 이름을 가만 읊조리다 보면 불현듯 떠오르는 정경들. 그 풍경 속 이야기들을 혼잣말처럼 오래도록 뇌까리는 것으로 시작한 하루였어요. 이 노래를 배경으로... 2005년 샤넬 향수 광고에 커버 송 "Taking a Chance on Lov.. 2020. 5. 4.
Diederik Wissels의 앨범 ‎– The Hillock Songstress(1994년) #재즈앨범소개 스러져가는 빛의 색조에 맞닿아보면 오히려 내면에 머물던 나의 색이 부상하는 순간을 맞게되죠. 여하튼 아름다움이란 발견하는 자의 몫, 음악 또한 그렇겠지요. 조용조용 스며드는 선율에 나도 모르게 이끌리는 시간들이었어요. 적당한 무게와 질감은 채도를 잃은 듯 들리겠지만 그 깊이는 감상자의 심연까지 이르게 되는... 음악입니다. 네덜란드 출신이나 벨기에에서 주로 활동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Diederik Wissels (1960년 12 월)의 연주는 흔히 빌 에반스나 허비 핸콕의 리리시즘에 언급되기도 하는데요. 그의 작곡은 추상적인 깊이와 색깔과 음질면에서 Jan GARBAREK과 다소 비교되기도 하죠. 그러나 그만의 독특한 색조는 유럽 재즈 신을 너머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오늘은 그의.. 2020. 4. 26.
Archie Shepp과 Horace Parlan의 스튜디오 앨범 - Duo Reunion(1987년) #재즈앨범소개 스윗스윗한 아침, 냉장고를 털어 급조한 샐러드와 한 잔의 와인, 휴일이 허락한 선물이랄까요? 느긋하게 의자에 몸을 기대며 듣는 음악과 슬며시 스며드는 와인의 향기, 올리브 오일만으로 버무린 색색의 야채와 과일,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간, 더불어 즐길 수 있어 사실은 고맙고 더 좋답니다. 인생의 꽃을 피우는 일은 참으로 고독한 일이겠죠.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우주의 모든 기운이 응집하듯 오늘도 우리의 에너지를 모아 각자의 색깔과 향기를 지닌, 꽃을 피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듀오의 소리와 색과 향기를 들이키며... 오늘의 앨범 Duo Reunion은 색소포니스트 Archie Shepp과 피아니스트 Horace Parlan 이 1987년 네덜란드에서 듀오로 녹음해 레이블 L+R l.. 2020.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