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392 문학과 예외의 언어: 조르조 아감벤의 철학을 통한 생명과 서사의 윤리 친구는 항상 나에게 말한다. “학교 그만두고 창작에 몰두해라.” 그 말은 언제나 나를 강하게 흔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어쩌면 친구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나는 이승의 소풍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창작만큼 중요한 일이 있을까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저 웃음으로 넘긴다. 왜냐하면 나는 내 삶의 갈림길에서, 창작과 철학이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창작을 위해 철학을 배우고, 철학을 통해 창작의 깊이를 더한다. 그 상호작용은 내 사유를 끝없이 확장시켜 주었고, 내가 처음 창작을 시작할 때와는 전혀 다른, 채워지지 않는 충만감을 선물해 주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나는 철학을 공부하는 것이 나에게 얼마나 큰 선물인지,.. 2025. 3. 30. 『다성성의 두 얼굴: 한강과 쿤데라 작품에 나타난 바흐친적 상상력의 비교 연구』 “문학은 내가 말하는 곳이 아니라, 듣고 멈추고 기다리는 방식이 되었다. 바흐친은 이론이 아니라, 내 문장의 윤리였다.” 오랫동안 마음속으로만 묵혀두었던 과업을 하나 완성했다. 최애하는 나의 작가, 한강과 밀란 쿤데라를 바흐친적 시선으로 분석해 보는 일이었다. 철학과 문학을 동시에 공부하는 나로서는, 이 두 작가의 작품을 분석하는 일이 참으로 즐거우면서도 쉽지 않았다. 미천한 지적 편린들을 연결하는 일은 AI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완성할 수 있었다. 논문의 제목은 『다성성의 두 얼굴: 한강과 쿤데라 작품에 나타난 바흐친적 상상력의 비교 연구』이다. "진실은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다." — M. M. 바흐친한강과 쿤데라, 서로 다른 언어와 세계를 살아간 두 작가. 나는 그들의 소설 속에서 바흐친의 '다성성.. 2025. 3. 29. 경계에서 사유하기: 가라타니 고진의 철학과 문학의 전복 경계에서 사유하기: 가라타니 고진의 철학과 문학의 전복 본 논문은 일본의 비평가이자 사상가인 가라타니 고진의 철학과 문학 비평을 ‘경계에서의 사유’라는 키워드로 재조명한다. 가라타니는 문학과 철학, 경제와 정치, 이론과 실천이라는 상이한 영역을 넘나들며 기존 담론의 경계를 해체하고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열었다. 특히 『근대문학의 종언』,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 『트랜스크리틱』, 『세계사의 구조』에 이르는 주요 저작을 중심으로, 그의 전복적 사유 구조와 윤리적 태도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가라타니의 사유가 현대의 지식 생산과 정치적 실천에 어떤 문제의식을 던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논문은 가라타니의 생애와 지적 형성을 시작으로 문학비평의 전략, 철학과 정치이론의 횡단적 사유, 그리고 ‘세계공화국’이라.. 2025. 3. 28. 리처드 로티의 철학: 실용주의, 진리, 그리고 다원적 사유의 탐구 리처드 로티의 철학: 실용주의, 진리, 그리고 다원적 사유의 탐구 리처드 로티(Richard Rorty, 1931-2007)는 미국의 철학자로, 전통적인 철학적 질문들에 대한 기존의 답을 찾기보다는 사람들이 사고하는 방식과 문화의 변화를 탐구하는 데 주력한 인물이다. 그는 철학이 과학이나 논리적 이성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며, 철학을 우리의 고정관념을 바꾸고 세상에서의 삶을 개선하는 도구로 보았다. 로티는 진리를 절대적이지 않고 유동적인 것으로 이해하였고, 다양한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접근은 그가 실용주의자로서의 입장을 취하는 데 기여했다.그의 가장 핵심적인 철학적 아이디어 중 하나는 ‘실용주의’로, 이는 우리가 진리를 판단할 때 그것이 우리의 삶에 어떻게 .. 2025. 3. 17. [200-161] <니체, 인과론을 넘어 힘에의 의지로 – 세계를 해석하는 새로운 방식> [200-161] 니체, 인과론을 넘어 힘에의 의지로 – 세계를 해석하는 새로운 방식> [원 문장] 『처음 읽는 독일 현대 철학』 중 프리드리히 니체가 제시한 미래 철학의 서곡, 관계론 백승영 씀 “전통적인 인과론이나 기계론이 이렇듯 힘에의 의지의 생기 현상에 대한 적절한 설명방식이 아니라면 도대체 우리는 왜 그런 해명 방식을 사용했던 것일까요? 니체는 그 이유를 두 섦ㅇ 방식이 갖고 있는 해석적 유용성에서 찾습니다. 즉 그것들은 매우 복잡한 생기의 세계를 형식화하고 정식화하여 우리에게 이해 가능하게 알려주는 기호이자 해석이라는 것입니다. 그것은 특정 생기 현상에 맞닥뜨렸을 때 우리가 느끼는 낯설음을 제어하고 공포를 해소시켜, 우리의 삶의 조건으로 활용할 수 있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인과론이나 기계론이라.. 2025. 3. 17. [200-160] <힘에의 의지와 영원회귀 2> [200-160] 힘에의 의지와 영원회귀 2> [원 문장] 『처음 읽는 독일 현대 철학』 중 프리드리히 니체가 제시한 미래 철학의 서곡, 관계론 백승영 씀 “힘에의 의지들이 이루어내는 관계세계는 동시적이고 쌍방향적인 상호작용과 적에 대한 적극적 인정, 이것이 니체가 제시하는 관계론의 핵심입니다.” 나의 문장)니체에 따르면, 세계는 힘에의 의지들이 끊임없이 상호 작용하며 형성하는 역동적인 관계의 장이다. 힘은 단독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힘들과의 관계 속에서만 의미를 가지며, 이는 동시적이고 쌍방향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한다. 힘의 관계는 지배와 종속의 구조를 만들지만, 이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재편되는 과정에 놓여 있다. 또한, 니체는 적을 단순히 배제하거나 제거해야 할 대.. 2025. 3. 16. 이전 1 2 3 4 5 6 ··· 6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