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를 읽다24 나의 조식 나의 아침은 황홀하다, 빛이 있음으로, 바다처럼 날개를 펼친 안개의 아침도 좋지만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에서 떠오른 태양으로부터 오는 찬란함은 더더욱 좋다 삶의 눈부심에 한없이 겸허해지는 순간이다.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_ 나의 조식 나는 매일 빛의 조식을 먹는다 동쪽으로 마주한 창으로 초대하지 않았음에도 휘파람이라 부는 듯 리드미컬하게 스며드는 아침 빛 소리 없는 공간 속에 들어와 멜로디를 만들며 모든 사물을 어루만지는 그의 우아한 몸짓을 마주하면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세상의 어떤 것도 흉내 낼 수 없는 고요를 동반한 천 개의 눈부심 나는 이 부드러운 아침 빛처럼 세상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 오만한 내 영혼이 한없이 겸허.. 2023. 2. 22. 목마와 숙녀/ 박인환 음성녹음_170413.3gp 목마와 숙녀 박인환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목마는 주인을 버리고 거저 방울 소리만 울리며 가을 속으로 떠났다 술병에서 별이 떨어진다 상심한 별은 내 가슴에 가벼웁게 부숴진다 그러한 잠.. 2017. 4. 13. 남자보다 무거운 잠/ 김해자 남자보다 무거운 잠/ 김해자 꿈이랑가 생시랑가 머시 묵직한 거시 자꼬 눌러싸서 눈 떠본께 글씨, 나, 배, 우에, 올라타 있드랑께 워어메 이거시 먼 일이여, 화들짝 놀라 이눔 새끼를 발로 차버릴라고 했는디 이눔의 나무토막 같은 다리가 말을 안 듣는겨 죙일 서갖꼬 콩콩 프레스를 밟아댄.. 2016. 1. 26. 愚話 (우화)의 江 / 마종기 愚話 (우화)의 江 / 마종기 사람이 사람을 만나 서로 좋아하면 두 사람 사이에 물길이 튼다. 한 쪽이 슬퍼지면 친구도 가슴이 메이고 기뻐서 출렁거리면 그 물살은 밝게 빛나서 친구의 웃음 소리가 강물의 끝에서도 들린다. 처음 열린 물길은 짧고 어색해서 서로 물을 보내고 자주 섞여야.. 2012. 4. 3. [스크랩] 바다를 닮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 최복현 바다를 닮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 최복현 인생의 절반을 산 지금 바다를 닮은 그 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면서 침묵하고 있는 사람 많은 생각을 하고 있으면서 무심한 척 하는 사람 그래서 언제 그 비밀을 드러낼지 모르는 바다를 닮은 그 한 사람 겨울 바다를 닮은 여.. 2012. 2. 29. 하재봉의 안개와 불 한 뼘 내 가슴속에 헤아릴 수 없이 많은 화산들이 숨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를 것이다 모를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매일 매일 해질녘의 가지 끝에서 따먹는 태양이 하나의 씨앗도 남기지 않았으므로, 그리하여 아침마다 피어오르는 꽃의 이마에 핏방울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으므로, .. 2011. 12. 9.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