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새만금에는 은사시나무도 살고 있다.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4. 3. 31.

 

 

 

 

누구나 그러하듯

나는 오랫동안

영혼이란 개념에 대해

생각해 왔다.

 

삶의 정체성과

존재의 핵심인

영혼,

 

물질적인 세계와 구분되는

삶의 불멸성과

심리적, 정신적,

또는 윤리적 측면인 것은 분명하지만

정말

영혼이란 것은 존재하는지에 대한

끊임없는 사유를 진행하고 싶다가

내 욕망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또,

모순일지도 모르지만

물질계조차도

영혼이란 존재가

깃들어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나 자신을 발견한다.

 

 

 

 

 

 

현재 내 눈앞에 놓여 있는

노트북이며

책들

내가 먹고 있는 딸기들,

프레임 속의 사진들

내가 듣고 있는 음악들과

 

내 눈앞에 펼쳐진

풍경들조차

영혼이 깃들어 있어

나에게 말을 걸어온다면

웃픈 진실일까?

 

 

막연하지만

나는 앞으로

영혼이라는 주제에

천착해 갈 내 미래를

그려보곤 한다.

 

비에 섞인 우박이 쏟아졌던

어제,

많은 영혼들과 조우하기 위해

수라 갯벌을 찾았다.

 

 

 

 

 

군산 비행장 옆

철조망너머

바다를 막아 조성된

넓은 수라 갯벌은

많은 갈대와 습지식물로 덮여있고

저 너머

은사시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아직 채 잎을 돋우지 못한

앙상한 가지들이

동화 속 환상처럼

아른대며 나직이 속삭인다.

 

 

 

 

 

나를 만나러 왔나요?”

나는 고개를 끄덕인다.

 

좀 외로웠는데 반가워요.”

 

외롭지 않았을 텐데요.

이 많은 갈대들과

습지 식물들과

때 없이 드나드는

새 떼들과 친구라면

외롭지 않았을 것 같아요.”

 

나는 속으로만 속삭이며

알쏭달쏭한 미소만 건넸다.

 

 

새만금에는 은사시나무가 산다.”

 

은사시나무가 살고 있는

일명 수라 갯벌이라고 불리는

이 부지에

새만금 신공항이 들어설 예정이란다.

 

은사시나무와 가까이 가기 위해

갈대를 헤치며

갯벌을 걸었지만

어디에도

갯벌에 살고 있으리라 예상되는

조개류나 망둥어조차 볼 수 없었다.

 

하여 죽어가는 부지에

우뚝 솟은 은사시나무 한 그루가

이토록 애잔하단 말인가?

 

버드나무과에 속하는

은사시나무는

박정희 정권 시절

1968년부터 장려품종이 되어

우리 산하에 많이 심어졌지만

목재로서도 불충분했고

특히 흩날리는 하얀 솜털의 씨앗 깃털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인 까닭에

이제 심기를 중단한 상태라 하는데

 

새만금 부지의 은사시나무는

어디에서 씨앗이 흘러와

이곳에서 자라게 되었을까?

 

나는 그에게

가만 물었다.

 

네 영혼이 견딜 수 있을까?

잎을 틔울

그때 다시 만나자.”

 

 

 

그리고 그는

잿빛 낮은 구름 아래서

고개를 끄덕이는 듯했다.

 

이제 나는

나직이 외치고 싶다.

 

새만금에는 은사시나무도 살고 있다.”

 

 

 

 

 

 

 

 

 

출처: 한반도 국립생물자원관

은사시나무는 버드나무목 버드나무과에 속하는 관속식물이다. 비교적 낮은 산지의 습기가 많은 곳에 흩어져 자라거나, 전국적으로 널리 식재하는 낙엽 활엽 큰키나무로 높이 20m, 지름 50cm 정도로 자란다. 나무껍질은 오래되면 기부에서 세로로 얕게 터지기도 하고, 겨울눈은 흰색 털이 있다. 잎은 호생하며 난형, 타원형 또는 원형이고 길이 3~8cm, 너비 2~7cm이다. 표면은 짙은 녹색으로 털이 없으며 뒷면은 백색 면모가 밀생하지만 점차 없어진다. 꽃은 4월 잎이 나기 전에 암수딴그루로 피는데 짧은가지 잎겨드랑이에서 밑으로 처지는 꼬리모양꽃차례로 달리며 회갈색 및 적갈색이다. 수꽃차례와 암꽃차례는 각각 길이 7cm5cm 정도이다. 열매는 난형 또는 도란형으로 겉에 털이 없다. 수원사시나무와 은백양 사이의 자연잡종으로 겨울눈과 잎몸 뒷면의 털의 특성 등 형태적으로 은백양과 유사하지만 은백양과 달리 잎몸의 가장자리가 전혀 결각이 없는 점에서 구별된다. 목재는 젓가락, 이쑤시개, 빙과류 꼬지 등의 단판제품이나 포장재, 펄프로 이용한다. 은수원사시나무라고도 부른다. 우리나라 강원, 경기 등 중부지역에 분포하는 한반도 고유종이다.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화가 나 잠들 수 없을 때면?  (0) 2024.04.05
인류는 전쟁을 피할 수 있을까?  (0) 2024.04.04
40회 팽팽문화제  (0) 2024.03.28
JB문화공간 군산의 월요시네마  (0) 2024.03.26
새봄맞이  (0) 2024.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