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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화가 나 잠들 수 없을 때면?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4. 4. 5.

 

 
 
 
스트레스를 받다 잠든 밤,
소름 돋는 꿈을 꾸다
절로 눈이 떠졌다.
 
내 머리 바로 옆에
수십 마리의 작은 벌레들이
득실거리는 꿈!
 
얼마나 놀랐는지
벌떡 일어났다.
 
어젯밤
몹시 마음이 상한 상태로
뒤척거리다
겨우 눈을 붙였는데. ㅠ ㅠ
 
방축도에 간다는 그룹이 있어
나도 참석하고 싶다는
의사를 타진했고
오케이 사인을 받아
내 일정표에 기입했다.
 
어젯밤,
그 그룹 내 누군가가
내 참석을 달가워하지 않으니
오지 말라는 통보였다.
 
너무 기가 차
처음엔 이게 뭐지?
생각만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화가 치밀었다.
 
뭔 갑질도 아니고
내가 뭘 했다고?
내 참석을 달가워하지 않는
인물의 심리 상태도 의심되지만
또 그렇다고 그룹 일원들이
그의 말에 동의해
약속을 일방적으로 폐기하는
소갈딱지들이 참으로 한심했고
 
그런 인간들을
내 바운더리 안에
포함시킨 나 자신에게조차도
몹시 화가 치밀어
쉽게 잠들 수 없었는데
 
새벽에 그런 징그러운 설정이
꿈으로 나타난 것이다.
 
자, 나는 이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
 
마침 사회 정서 학습을 훈련 중이니,
자기 인식을 통한
자기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겠다.
 
불수자성 수연성’(不守自性 隨緣性)
 
때마침 나는 이 구절을
유심히 들여다보는 시간이었다.
 
어느 논자가 쓴 글을 인용하자면
 
불수자성 수연성이란
마치 거대한 나무가
온갖 세월과 풍상을 피하지 않고
오는 그대로 다 맞이하고 경험하듯
다가오는 모든 힘든 인연과 상황을
내 존재를 활짝 열고
있는 그대로 온전하게 다 맞이하여
경험하고 지나가면
내 그릇이 커지고
커져서
틀이 깨지고
무한해진다는 말씀이라는데,
 
세상의 일은
이것이다 정해진 것이 없는
다만 인연을 따라
이루어진다는 말이 되겠다.
 
불교의 법성계 중의 하나란다.
 
“眞性甚深極微妙
참다운 성품 자리는 매우 깊다
不守自性隨緣成
자성을 따르지 않고 인연을 따라 이룰 뿐이다.”
 
이 새벽,
가만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
 
어느덧
인연이 아닐 뿐이라는
굳이 또 그런 불친절한
인연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자위(自慰)본능에 따라
큰 숨 한번 내쉬고
 
“그래, 이 잡것들아!”
 
마음으로 외치다,
실실 웃는다.
 
속이 좀 후련하다.
 
#화가나잠들지못할때는
#자신을위로하는법
#不守自性隨緣性
#불수자성수연성
#잡것들이날뛰는세상
#속이후련한욕설
#인연들을차단하며
#lettersfromatrave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