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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50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니체/책세상 - 1 제 1부 차라투스트라의 머릿말 1. 차라투스트라는 그의 나이 서른이 되던 해에 고향과 고향의 호수를 떠나 산 속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정신과 고독을 즐기면서 십 년을 보냈지만 조금도 지치지 않았다. 그러나 마침내 그의 마음에 변화가 왔다. 그리하여 어느 날 아침 동이.. 2016. 7. 22.
너무 한 낮의 연애/김금희 너무 한낮의 연애 김금희 1 인사이동을 통보받았을 때 필용이 가장 먼저 떠올린 건 십육 년 전 종로의 맥도날드였다. 미국 유학을 준비한다며 어학원에 다니던 시절이었다. 필용은 언제부터 맥도날드에 가지 않았더라, 하는 생각에 맥락 없이 빠져들어 갔다. 문책을 받아 영업팀장에서 시.. 2016. 7. 21.
희랍어 시간/한강 희랍어 시간 한강 1 우리 사이에 칼이 있었네, 라고 자신의 묘비명을 써달라고 보르헤스는 유언했다. 일본계 혼혈인 비서였던 아름답고 젊은 마리아 고타마에게. 그녀는 87세의 보르헤스와 결혼해 마지막 석 달을 함께 지냈다. 그가 소년 시절을 보냈으며 이제 묻히고 싶어했던 도시 제네.. 2016. 7. 21.
고해 마지막 의식/박민정 고해 마지막 의식 박 민 정 K는 어느 날 돌연, 자신의 직업을 잃어버렸다. 동네 사람들이 비로소 그를 정직하게 불렀기 때문이었다. K 또는 K 새끼, K 자식으로. K는 자신의 그런 이름이 사무치게 낯설었다. 그는 오랫동안 직업으로 불리던 사내였다. 그러나 이제는 J를 제외한 누구도, 그의 .. 2016. 7. 20.
달에 울다/마루야마 겐지 시의 함축성과 소설의 서사성을 갖춘 천 개의 시어詩語가 빚어낸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출판사 제공> 봄 병풍에 그려진 그림은 중천에 걸려 있는 흐릿한 달, 동풍에 흔들리는 강변의 갈대, 그리고 걸식하는 법사(法師)다. 휘늘어진 버드나무 둥치에 털썩 주저앉은 법사는 달을 향해 .. 2016. 1. 4.
자존을 위해... 닭이 먼저일까? 달걀이 먼저일까? 며칠을 한껏 게으름을 피우며 편치 않은 마음으로 답을 찾으려 애쓴다. 게으르기 때문에 우울할까? 우울하기 때문에 게을러지는 것일까? 닭과 달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지만 우울함과 게으름에 대한 답을 찾는다. 내 경우엔 게으름이 우울을 동반했다... 2015. 2.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