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50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로맹 가리 그는 테라스로 나와 다시 고독에 잠겼다. 물가로 밀려온 고래의 잔해, 사람의 발자국, 조분석을 이루어진 섬들이 하늘과 흰빛을 다투고 있는 먼 바다에 고깃배 같은 것들이 이따금 새롭게 눈에 띌 뿐, 모래언덕, 바다, 모래 위에 죽어 있는 수많은 새들, 배 한 척, 녹슨 그물은 언제나 똑 같.. 2014. 7. 21. 불필요한 문장들과 다시 서사하기 /박인성 [2011 경향 신춘문예]평론부문/ 박인성-불필요한 문장들과 다시 서사하기 - 경향신문 단 하나의 문장을 위해 수많은 문장들을 버릴 것을 요구받은 적이 있다. 심지어 이 문장을 서술하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나’라는 주어를 발화하는 순간 버려지는 그 이면의 수많은 ‘나’의.. 2014. 7. 17.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은희경 매순간 예상치 않았던 낯선 곳에 당도하는 것이 삶이고, 그곳이 어디든 뿌리를 내려야만 닥쳐오는 시간을 흘려보낼 수 있어. 그리고,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는 꿈만이 가까스로 그 뿌리를 지탱해준다고 한들 그것이 무슨 대단한 비밀이라도 되는 건 아닐 테지.<66쪽/프랑스어 초급과정>.. 2014. 6. 4. 싱글맨/크리스토퍼 이셔우드 <그가 없는 오늘도 삶은 계속된다> 소수집단은 우리와는 다르게 보고 행동하고 생각하는 사람이며, 우리에게 없는 결함을 가진 사람일 겁니다. 우리는 소수집단이 보고 행동하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을 수 있고, 소수집단의 결함을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소수집단을 .. 2014. 5. 28. 태연한 인생/은희경 <'태연한' 세계 속에서 느끼는 매혹과 고독은 한없이 쓸쓸하면서도 달콤하다.> 그리고 사흘 동안 매일 라운지 바에 올라가서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고는 마음속이 격렬한 갈망을 스스로에게 납득시킬 수가 없었다. 갈망을 납득한다면 분열과 도망침은 또 .. 2014. 5. 27. 카스테라/박민규 카스테라/박민규 나는 늘 불쾌할 정도로 외로웠다.<16/카스테라> 때문에 나는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이 남자의 <강한> 발언권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물론 진심이었다. 저 정도라면, 확실히 나보다는 큰소릴 칠 만한 입장이었던 것이다. 분명, 지금도 뭔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거야.. 2014. 5. 13. 이전 1 ··· 3 4 5 6 7 8 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