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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들

고집스런 사진 찍기의 즐거움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0. 10. 4.

난 내가 생각해도 참 만사가 이기적이다.

내가 좋으면 모든게 좋고

내가 싫으면 어떤것도 싫다.

그리고 만사를 얼렁뚱땅 적당히 해치우는데

내가 설자리,색깔만은 고집스레 끝까지 고수하려 고군분투한다.

 

사진 찍는 일도 그렇다.

사진을 찍는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은

그 사진속에  나를 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속에 내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내가 없는 배경만의 사진은 곧바로 폐기되고,

사진속에서 발견되는 고집스런 나의 모습을 보며

잠시 복잡다단한 현실에서 도망치곤한다.

사진속의 나에게로...

 

일요일 아침,

잠시 설레는 여유를 즐기며

옛 소리가 있는 집 부근을 어슬렁거리다 몇 컷을 만났다.

이 지점은 은파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중 한 곳인데,

우선 한적해서 좋고, 수수해서 좋다.

 

 

 

 

한참을 수채화속에 빠져있을 때

바로 저 빛들이 투영되는 소리들을 붙잡고 싶었는데

지금은 이런 사진들 속에서

조금쯤은 내 욕심을 채우는 듯 하다.

 

요즈음은 특히나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을 잡고 싶다

그런 생각에 빠져있다.

내 카메라렌즈속에서 만나는 바람을

잠시나마 나에게 머물게 하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붙잡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어떤 오기 같은 것이 발동하기 때문일까?

어찌되었던

난 기어코 어느날인가

그 바람을 잡아보고 싶다는 나의 또다른 꿈을 실현할 날이 있으리라 확신하며

바람이 그려준 구도를 따라

몇컷을 잡아보았다.

 

이 놈은 내가 잡은 첫번째 구도이다.

이 놈을 만나고 있는 중에

살랑살랑 바람난 바람이

똑같은 이놈들에게 또 다른 모습을 그려주었다.

보시람,

이제 볼 것들이 바람이란 놈이 만들어준 그림들이다.

 

 

 

 

난 단지,

그자리에 팔이 빠지게

카메라를 손으로 받치고

바람이 스치는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썻건만

바람난 바람을 좀체 잡을 수 없는 아쉬움을 이 컷 몇 장으로 달래보는

무진장 바람난 아줌마였다,

일요일 아침은...

 

마지막

그대들에게 주고 싶은 선물,

ㅋ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