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내가 생각해도 참 만사가 이기적이다.
내가 좋으면 모든게 좋고
내가 싫으면 어떤것도 싫다.
그리고 만사를 얼렁뚱땅 적당히 해치우는데
내가 설자리,색깔만은 고집스레 끝까지 고수하려 고군분투한다.
사진 찍는 일도 그렇다.
사진을 찍는 나의 가장 큰 즐거움은
그 사진속에 나를 투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속에 내가 살아있기 때문이다.
내가 없는 배경만의 사진은 곧바로 폐기되고,
사진속에서 발견되는 고집스런 나의 모습을 보며
잠시 복잡다단한 현실에서 도망치곤한다.
사진속의 나에게로...
일요일 아침,
잠시 설레는 여유를 즐기며
옛 소리가 있는 집 부근을 어슬렁거리다 몇 컷을 만났다.
이 지점은 은파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곳중 한 곳인데,
우선 한적해서 좋고, 수수해서 좋다.
한참을 수채화속에 빠져있을 때
바로 저 빛들이 투영되는 소리들을 붙잡고 싶었는데
지금은 이런 사진들 속에서
조금쯤은 내 욕심을 채우는 듯 하다.
요즈음은 특히나
카메라를 들이대면서
스치고 지나가는 바람을 잡고 싶다
그런 생각에 빠져있다.
내 카메라렌즈속에서 만나는 바람을
잠시나마 나에게 머물게 하고 싶어서일까?
아니면,
붙잡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어떤 오기 같은 것이 발동하기 때문일까?
어찌되었던
난 기어코 어느날인가
그 바람을 잡아보고 싶다는 나의 또다른 꿈을 실현할 날이 있으리라 확신하며
바람이 그려준 구도를 따라
몇컷을 잡아보았다.
이 놈은 내가 잡은 첫번째 구도이다.
이 놈을 만나고 있는 중에
살랑살랑 바람난 바람이
똑같은 이놈들에게 또 다른 모습을 그려주었다.
보시람,
이제 볼 것들이 바람이란 놈이 만들어준 그림들이다.
난 단지,
그자리에 팔이 빠지게
카메라를 손으로 받치고
바람이 스치는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
안간힘을 썻건만
바람난 바람을 좀체 잡을 수 없는 아쉬움을 이 컷 몇 장으로 달래보는
무진장 바람난 아줌마였다,
일요일 아침은...
마지막
그대들에게 주고 싶은 선물,
ㅋ ㅎ
'사진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꿈꾸는 가을! (0) | 2010.10.19 |
---|---|
아침여행에서 만난 그림들 (0) | 2010.10.11 |
해망동어판장의 경매풍경 (0) | 2010.07.05 |
군산 은파 제 6탄 - 5월 28일 오후 3시경의 은파의 오후 (0) | 2010.05.29 |
[스크랩] 우포늪(소벌)의 아침 (0) | 2010.05.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