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수다^^
독후노트
박미라의 『치유하는 글쓰기』
(안타깝게도 절판되었지만)
2009년 9월,
내 블로그의 오래된 글을 뒤적여봤다.
깜놀한 것은 독후노트에
『치유하는 글쓰기』를 읽고
잠깐 내 생각을 토로한 글을 발견한 것이다.
그 시점을 지나 지금의 나,
2026년의 나는 어디쯤 오게 된 것일까.
그때는 글쓰기가 치유가 될 수 있다는 말이 낯설었다.
글은 단지 기록이고,
나의 생각을 정리하는 도구일 뿐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 8시간 이상 글쓰기에 매진하며,
그 말이 내 삶의 일부가 되었음을 체감한다.
내가 쓰는 글은
대부분 상상력에 기반한 이야기들이거나
내 의견을 개진하는 글들이다.
그러나 산책을 하면서
내 감정을 살피고 다스리는 과정에서
떠오른 문장들을 기록하는 순간,
그것들이 결국
나를 회복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글쓰기는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내면의 상처를 드러내고
애도하고 용서하며
다시 살아가게 하는 과정이었다.
『치유하는 글쓰기』는
바로 그 점을 알려주었다.
책의 첫 장은
글쓰기의 치유력을 설명한다.
글을 쓰는 행위가
감정을 정리하고
자기 수용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한다.
나는 그때 이 부분을 읽으며
“정말 글이 치유가 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었지만,
지금은 내 삶이 그 답을 증명하고 있다.
매일 글을 쓰는 동안
나는 내 감정을 직면하고,
그것을 언어로 풀어내며,
결국 나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어지는 장에서는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실제 글이 소개된다.
그 중 “나는 혼자다”라는 고백은
내 과거와 놀랍도록 닮아 있었다.
혼자서 모든 것을 결정하고
실패하면 내 탓이라 여기며 살아왔던
나의 모습,
상처 받을까봐 조심하고
그래서 유능함이라는 껍질을
입고 살아온 시간들.
그 유능함은 나를 지켜줬지만
동시에 나를 고립시켰다.
그 글을 읽으며
나는 내 과거와 마주했고,
동시에 지금의 나를 돌아보았다.
책은 또한
다양한 글쓰기 방법론을 제시한다.
‘미친년 글쓰기’,
자기 인터뷰 글쓰기,
감정 기록법 등
기존의 문학적 글쓰기와 달리
치유 목적에 맞춘
자유롭고 감정적인 글쓰기를 권장한다.
특히 ‘미친년 글쓰기’는
내 글쓰기 습관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쏟아내는 방식은
내게 낯설었지만,
그 낯섦이
오히려 나를 자유롭게 했다.
나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사실을
글을 통해 배웠고,
실수와 더듬거림조차
치유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록에는
국내에 출간된
치유·치료 관련 글쓰기 책들이 정리되어 있다.
당시에는 그 목록을 흘려보았지만,
지금은 그 책들이
내 글쓰기 여정을
확장시켜주는 길잡이가 되었다.
나는 그 책들을 찾아 읽으며
글쓰기가
단순한 개인적 치유를 넘어
사회적 관계와 삶의 태도까지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나는 이제 혼자가 아니다.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며
하루의 대부분을
글로 채우는 순간들,
산책길에서 떠오른 문장을
메모하는 습관,
그것들이 내 삶을 지탱한다.
내 글이 나와 함께 있고,
그 글들이 내 마음을 회복시키며
새로운 나를 만들어간다.
『치유하는 글쓰기』는
내게 글쓰기가 단순한 표현을 넘어
삶을 회복하고
재구성하는
강력한 도구임을 일깨워주었다.
2009년의 나와
2026년의 나를 대비시키며,
글쓰기가 어떻게
내 삶의 중심이 되었는지를
돌아보는 지금,
이 글은 단순한 독후노트가 아니라
내 인생의 기록이자
치유의 증거로 남아 있다.
내 8할은 좋은 책을 읽고,
그 책에서 길어 올린 문장을
내 삶 속에서
다시 써 내려가는 일이다.
내가 끝내 전하고 싶은 고마움은,
내 삶의 대부분이 책도,
그대들도 내 옆에 있기에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고맙다, 그대들!!!

#치유하는글쓰기 #박미라 #한겨레출판 #독후노트 #글쓰기치유 #삶의기록 #고마움 #책과그대들 #lettersfromatraveler #글쓰기 #치유 #자기성찰 #독서 #삶의변화 #감사
'戀書시리즈 -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독후감 — 『문학치료』 변학수 (0) | 2026.03.31 |
|---|---|
| 『독서치료의 첫걸음』을 읽고 (0) | 2026.03.29 |
| 《저널치료》를 읽고: 나를 바라보는 시간 (0) | 2026.03.26 |
| 살인자의 결백 ― 카뮈의 『이방인』을 읽고 (0) | 2026.03.24 |
| 황석영의 소설 《오래된 정원》 (0) | 2026.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