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소설] 짜라투스트라 교수님의 철학 수업: F학점은 사양한다
9화. 파이어 서버: 실시간 스트리밍의 우주
강의실 문이 열리기 전부터 안쪽에서 장작 타는 소리(ASMR)가 복도까지 흘러나왔다. 짜교수는 이번엔 등산용 휴대용 버너와 구워 먹는 마시멜로를 들고, 금색 불꽃 모양 안경까지 쓰고 나타났다. 학생들은 캠핑장에 온 듯한 분위기에 당황하면서도 가방에서 약과와 소주캔을 꺼내며 호응했다.
“와… 교수님 오늘 수업은 불멍인가요?”
“강의실에서 취사 가능함? 이거 소방법 로고스 위반 아님?ㅋㅋ”
짜교수는 버너의 불꽃을 최대로 올리며 칠판에 휘갈겨 썼다.
“진리 = Fire Streaming Server”
“오늘은 헤라클레이토스 형님의 피날레다. 이 형님은 우주를 ‘영원히 살아있는 불’이라고 정의했다. 불은 계속 타오르며 모양이 바뀌지만, 그 에너지는 끊임없이 흐른다. 즉, 세상은 고정된 데이터가 아니라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이다. 멈추는 순간 서버 종료다.”
슈가는 노트북으로 실시간 코인 방송을 보며 툭 던졌다.
“교수님, 그럼 제 계좌가 불타서 재가 된 것도 우주의 스트리밍입니까? 이건 화재 사고 같은데 보상 안 해주나요?”
짜교수는 마시멜로를 불에 구우며 대답했다.
“정확하다.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불의 교환물’이라고 했다. 네 자산도 우주의 에너지 순환 속에서 형태만 바뀐 거다. 떡락은 소멸이 아니라 다른 형태의 열역학적 변화일 뿐이다. 네 계좌는 지금 우주 화력 발전소에 기부된 거다.”
뷔는 휴대폰으로 강의실 풍경을 라이브 방송하며 필터를 켰다 껐다 하며 멘트를 날렸다.
“여러분, 지금 밈학과 라이브 서버 접속 중입니다. 제 외모도 매초 흐르고 있어서 0.1초 전의 저랑 지금의 저는 다른 사람이에요. 필터 꺼졌다 켜졌다 하는 것도 불꽃 필터 인증임. 같은 강물에 두 번 발 담글 수 없듯, 같은 뷔 얼굴에 두 번 입덕할 수 없다.”
에타에는 곧바로 “뷔 비주얼=실시간 업데이트 서버ㅋㅋ” 글이 올라왔다.
지민은 타오르는 버너 불꽃을 보며 눈물이 증발하는 걸 감지하더니 감성 폭발했다.
“그럼, 우리가 사랑하고 이별하는 감정도… 결국 뜨겁게 타오르다 증발하는 스트리밍이었네요. 제 눈물도 지금 증발 중이라 발라드 서버에서 라이브 중입니다.”
단톡방에는 곧바로 [지민 감성 = 증발하는 눈물 서버] 짤이 퍼졌다. 정국은 갑자기 팔굽혀펴기를 시작하다 땀이 떨어지자 외쳤다.
“형들, 내 땀방울 증발하는 거 보임? 이거 지금 우주 스팀 서버 가동 중임! 내 근육이 지금 난방비 절감 모드로 돌아가고 있음ㅋㅋ”
학생들은 “정국 근육=우주 화력 발전소ㅋㅋ”라며 뒤집어졌다.
RM은 이 모든 혼돈을 태블릿에 도식화하며 정리했다.
“요약하자면 세상을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는 ‘변화(Becoming)’ 그 자체로 본 거네요. 지금 시대의 숏폼, 라이브 커머스, 휘발성 스토리랑 똑같음. 진리=파이어 스트리밍, 인정?”
짜교수는 잘 구워진 마시멜로를 한 입 베어 물며 마지막 선언을 했다.
“오늘의 퀘스트! 주변에서 ‘변화하고 있는 것’ 하나를 골라서, 그것이 어떻게 우주의 불꽃을 태우고 있는지 뇌피셜로 증명해라. 변화를 거부하고 고여 있는 놈은 바로 F로 냉동고행 보낸다. 피스!”
에타 반응 폭발 💥
정국 글: “내 근육=우주 화력 발전소, 땀=스팀 서버”
→ 댓글: “정국 옆에 있으면 난방비 절감ㅋㅋ”, “근육이 불타는 중, 파이어 서버 인정”
→ #정국근육 #우주화력발전소 #스팀서버
뷔 글: “매 순간 다른 나, 뷔주얼 스트리밍 중”
→ 댓글: “0.1초 전 뷔보다 지금 뷔가 더 잘생김ㅋㅋ”, “강물은 몰라도 뷔 얼굴엔 매일 입덕 가능”
→ #뷔비주얼 #실시간업데이트 #불꽃필터
지민 글: “사랑은 불꽃, 눈물은 증발, 나는 스트리머”
→ 댓글: “지민 감성은 진짜 장작급ㅋㅋ”, “오늘도 감성 서버 풀가동 중”
→ #지민감성 #눈물증발 #발라드서버
슈가 글: “계좌 불타는 중, 이게 바로 교환인가”
→ 댓글: “형 계좌는 지금 화이트 노이즈 수준ㅋㅋ”, “재만 남은 계좌에서 피어나는 철학”
→ #슈가계좌 #재만남음 #열역학적변화
RM 글: “진리 = Real-time Fire Server”
→ 댓글: “RM 요약본 보고 철학 10초 컷함”, “고정된 건 학점뿐인가요? 아, 학점도 흐르는구나ㅋㅋ”
→ #RM요약본 #파이어서버 #밈학과정리
가스버너의 불을 끄며 자욱한 연기 속에서 짜교수가 비장하게 등장했다.
“다음 시간엔 엘레아 학파의 선구자, 크세노파네스 형님을 모신다. 그는 일찌감치 간파했지. 소가 신을 그린다면 소의 모습일 것이라고. 즉, 너희가 믿는 진리가 혹시 너희 입맛대로 만든 ‘커스터마이징 아바타’는 아닌지 묻는 거다.”
학생들이 가방을 싸다 말고 멈칫하자, 짜교수가 덧붙였다.
“다음 수업은 밈학과 ‘탈(脫) 필터링’ 편이다. 신을 인간의 보정 앱으로 보지 마라. 본질은 기본 카메라 너머에 있다. 준비해라, 다음 수업은 팩트 폭격기 크세노파네스 서버다. 피스!”
#밈학과 #BTS #헤라클레이토스 #파이어클래스 #실시간스트리밍 #만물유전 #불타오르네 #판타레이 #라이브서버 #0.1초전의나 #뷔주얼업데이트#변화만이진리 #숏폼철학 #짜교수 #마시멜로강의 #뇌피셜증명 #F로소각 #엘레아학파 #크세노파네스 #신인동형설비판 #아바타금지 #노필터진리 #본질서버 #국립군산대학교 #군산대철학과 #lettersfromatraveler
철학 해설:
“진리 = Fire Streaming Server”
헤라클레이토스는 우주의 근원(아르케)을 불이라고 보았다. 다만 이것은 물리적 불꽃만을 뜻하지 않는다. 불은 끊임없이 타오르며 형태를 바꾸되 에너지 자체는 사라지지 않는 것, 즉 변화 속의 항존성을 상징한다. 짜교수가 “고정된 데이터가 아니라 실시간 라이브 스트리밍”이라고 번역한 것은 이 핵심을 정확히 짚은 것이다. 헤라클레이토스에게 세계는 완성된 파일이 아니라 끝없이 흐르는 스트림이다.
“만물은 불의 교환물”
슈가의 코인 떡락에 짜교수가 답한 이 표현은 헤라클레이토스의 실제 단편이다. “만물은 불의 교환물이고, 불은 만물의 교환물이다. 마치 금이 상품과, 상품이 금과 교환되듯이.” 여기서 불은 일종의 보편적 등가물이다. 모든 것은 불에서 나와 불로 돌아간다. 소멸이란 없고, 형태의 전환만 있다. 이것이 후대에 에너지 보존 법칙의 철학적 선구로 평가받는 이유다.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뷔가 인용한 이 유명한 명제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만물유전(판타 레이) 사상을 요약한다. 강물은 끊임없이 흐르므로 같은 물에 다시 들어갈 수 없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되기 쉬운 것이 있다. 강물은 변하지만 ‘강’ 자체는 여전히 거기 있다.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하려는 것은 단순한 무질서가 아니라, 변화 속에서 유지되는 패턴, 즉 로고스(logos)다. 불이 형태를 바꾸면서도 불이듯, 세계는 흐르면서도 하나의 법칙 아래 있다.
로고스 — 본문에서 언급되지 않은 핵심
학생들의 밈 반응이 전부 변화의 측면에 집중되어 있지만, 헤라클레이토스 사상의 진짜 중심은 로고스다. 로고스란 변화를 관통하는 보이지 않는 질서, 대립하는 것들의 통일 원리다. 뜨거움과 차가움, 삶과 죽음, 떡상과 떡락, 이 대립들은 서로 없이는 존재할 수 없으며, 그 긴장 자체가 세계를 유지한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이것을 “전쟁은 만물의 아버지”라고 표현했다. 갈등과 대립이 파괴가 아니라 생성의 원리라는 뜻이다.
“변화(Becoming)”
RM이 정리한 이 단어가 철학사적으로 결정적이다. 헤라클레이토스 이전의 밀레토스 학파는 세계의 근원 ‘물질(Being, 있음)’을 찾았다. 헤라클레이토스는 근원을 물질이 아닌 ‘과정(Becoming, 됨)’으로 본 최초의 철학자다. 존재란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는 생성이라는 이 관점은, 이후 2500년간 Being(있음)과 Becoming(됨) 사이의 철학적 대립을 열어놓았다. 바로 다음에 등장할 파르메니데스가 이것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변화는 없다, 있는 것만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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