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웹소설] 짜라투스트라 교수님의 철학 수업: F학점은 사양한다
7화. 밈학과 오케스트라: 피타고라스의 하모니 서버
강의실 문이 쾅 열리더니, 짜교수가 이번엔 금색 반짝이 자켓을 입고 노래방 리모컨을 지휘봉처럼 휘두르며 등장했다. 학생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휴대폰을 들어 직캠을 찍기 시작했다.
“와… 교수님 오늘 착장 실화냐? 은하철도 999 코스프레임?”
“리모컨으로 오케스트라 지휘할 기세네ㅋㅋ”
짜교수는 칠판에 매직으로 갈겨썼다.
“진리 = Harmony Server”
“오늘은 피타고라스 학파, 즉 ‘숫자 덕후’들의 정모 날이다. 그들은 세상이 숫자와 비율로 이루어진 거대한 플레이리스트라고 믿었다. 너희가 듣는 뉴진스 노래, 인스타 릴스 배경음악, 심지어 슈가가 어제 날려 먹은 코인 차트의 파동까지 다 수학적 화음이다.”
뷔가 리모컨을 뺏으려는 시늉을 하며 물었다.
“교수님, 그럼 제 노래방 점수 87점도 우주의 섭리입니까? 기계가 제 예술혼을 숫자로 가둔 거 아니에요?”
짜교수는 리모컨의 ‘시작’ 버튼을 누르며 대답했다.
“87점은 네 목소리가 우주의 하모니 서버와 13% 정도 불협화음을 일으켰다는 증거다. 피타고라스가 들었으면 넌 바로 퇴학이다. 그 형님은 음정 틀리는 걸 ‘우주의 반역’으로 봤거든.”
정국은 가슴에 손을 얹고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제 심장 BPM이 지금 120인데, 이거 완전 EDM 아닙니까? 제 몸 안에 조그만 박재범이 살고 있나 봐요. 우주 힙합 밴드 결성각인데?”
학생들은 “정국 심장=인간 런치패드ㅋㅋ”라며 뒤집어졌다. 지민은 창밖으로 떨어지는 낙엽을 보며 아련하게 읊조렸다.
“그럼 제가 아까 편의점에서 낸 카드 긁는 소리도… 누군가에겐 4분의 4박자 소나타였을까요?”
단톡방에는 빛의 속도로 [지민 감성 = 잔액 부족의 화음] 짤이 올라왔다. 슈가는 노트북으로 차트를 확인하며 툭 던졌다.
“결국 화음도 돈이지. 비트코인 차트 봐라. 이건 화음이 아니라 장송곡이다. 마이너 코드가 아니라 그냥 '무음' 처리되기 직전임.”
RM은 이 모든 난장판을 태블릿에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결국 피타고라스는 만물의 근원을 ‘수’로 보고, 그 수들 사이의 ‘비율(Ratio)’이 곧 ‘이성(Rationality)’이라고 주장한 거네요. 하모니 서버 운영체제가 곧 진리라는 소리군. 인정.”
짜교수는 리모컨으로 마이크를 툭 치며 공지했다.
“오늘의 퀘스트다! 주변에서 ‘킹받는 소리’를 하나 채집해서, 그것이 어떻게 우주의 질서를 파괴하거나 유지하는지 8글자로 증명해라. 참고로 피타고라스는 콩(Bean)을 싫어했으니 콩 관련 소리 내면 바로 F다. 피스!”
에타 반응 폭발 💥
정국 글: “내 심장 BPM 120, 우주는 이미 축제 중” → 댓글: “심장에서 워터밤 열렸네”, “부럽다 난 심장 박동도 엇박임ㅋㅋ”
뷔 글: “87점의 미학, 피타고라스와의 불통” → 댓글: “기계가 피타고라스 후손이라 눈이 높네”, “예술가는 원래 불협화음 속에서 사는 법임”
슈가 글: “코인 차트 = 데스메탈” → 댓글: “형 차트는 그냥 소음 측정기 고장 난 거 아님?”, “한강 물 흐르는 소리가 베이스로 깔리네”
지민 글: “카드 긁는 소리 = 우주의 눈물” → 댓글: “한도 초과 알람은 불협화음의 끝판왕이지ㅋㅋ”, “지민이 감성은 진짜 유네스코 지정해야 함”
짜교수는 수업을 마치고 강의실을 나서다 말고, 문 옆의 전등 스위치를 탁, 탁 껐다 켰다 하며 학생들을 돌아보았다. 깜빡이는 불빛 사이로 짜교수의 안경이 번뜩였다.
“다음 시간엔 ‘불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 형님을 모신다. 그는 세상을 세 가지 키워드로 찢었지. 로고스의 진리, 우주론, 그리고 영혼론.”
학생들이 가방을 싸다 말고 짜교수를 멍하니 바라보자, 그가 마지막 멘트를 던졌다.
“기억해라. 만물은 이 불빛처럼 끊임없이 흐르고(Panta Rhei), 변화만이 유일한 고정값이다. 너희의 학점도, 내 드립력도, 이 우주의 질서도 다 타오르는 불꽃 속에서 변한다. 다음 수업은 밈학과 3부작의 정점이다. 뜨겁게 준비해라. 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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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해설
피타고라스 철학의 핵심은 세상의 근본 원리를 숫자의 질서와 조화에서 찾으려 했다는 점이다. 피타고라스는 만물의 근원을 '수'라고 정의하며 우주가 단순한 무질서가 아니라 정교한 수학적 비율로 설계된 거대한 악기와 같다고 보았다. 그는 현의 길이에 따른 음정의 변화를 연구하여 음악적 화음이 정수비라는 수학적 법칙에 근거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관점은 현대의 알고리즘이나 디지털 데이터가 세상을 숫자로 재구성하는 방식과 매우 흡사하다. 극 중 정국의 심장 박동이나 뷔의 노래방 점수가 우주의 질서로 해석되는 이유는 모든 현상이 결국 수치화된 리듬 속에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한 피타고라스는 '코스모스'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우주를 아름답고 조화로운 체계로 명명했으며 천체들이 움직일 때조차 보이지 않는 천상의 음악이 흐른다고 믿었다. 따라서 지민의 한숨이나 슈가의 코인 차트 같은 일상의 소음들도 거대한 하모니 서버 안에서는 각자의 비율을 가진 음표가 된다. 결과적으로 피타고라스 철학은 눈에 보이는 물질 너머의 보이지 않는 수학적 법칙이 곧 세상의 진리임을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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