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9] <질 들뢰즈의 존재론: 욕망 기계와 내재성의 철학>
[원 문장]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 철학』중 “질 들뢰즈의 존재론 새로 읽기” 김재인 씀
“먼저 무의식이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했습니다. 결국은 우주 저체라는 것이죠. 자기가 자기 자신을 생산하는 것이죠. 초월적인 생산자는 없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 우주의 구성 원소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뭇엇인지 보았습니다. 바로 욕망 기계였지요.”
나의 문장)
질 들뢰즈(Gilles Deleuze)의 존재론에서 제시된 위 문장은 들뢰즈와 펠릭스 가타리(Félix Guattari)가 함께 쓴 『안티 오이디푸스』(Anti-Oedipus)에 나타난 사유를 기반으로 설명되는데 질 들뢰즈(Gilles Deleuze)와 펠릭스 가타리(Félix Guattari)의 철학은 전통적인 형이상학을 해체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와 존재를 이해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한다. 이들이 말하는 무의식, 욕망, 존재, 그리고 우주에 대한 개념은 다음과 같은 철학적, 존재론적 혁신을 보여준다.
무의식: 우주적 작동 원리
들뢰즈와 가타리는 무의식을 전통적 심리학의 틀에서 벗어나 우주적 차원에서 재정의한다. 프로이트나 라캉이 무의식을 억압된 기억이나 개인의 내면적 갈등의 공간으로 본 것과 달리, 이들은 무의식을 생성적이고 창조적인 힘으로 이해한다. 무의식은 더 이상 단일한 주체의 정신 내부에 국한되지 않고, 세계와 존재 전체를 구성하고 생산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우주 자체"라는 표현은 무의식의 작동 방식과 우주의 작동 방식을 동일한 구조로 본다는 점을 시사한다. 무의식은 우주가 스스로를 생성하고 변형하는 과정과 연결되며, 초월적 존재나 외부 원리에 의존하지 않는다. 이는 우주와 무의식이 외부의 초월적 질서 없이도 스스로를 창조하고 재생산한다는 내재적 관점을 나타낸다. 들뢰즈는 초월적 세계관에서 우주를 창조하거나 이끄는 신적 존재를 부정하며, 우주를 외부의 개입 없이 내적으로 작동하는 자기 생성 시스템으로 본다.
욕망: 생성적 과정으로서의 기계
욕망은 들뢰즈와 가타리 철학의 핵심 개념이다. 기존 철학과 심리학에서 욕망은 결핍에서 출발한다고 여겨졌다. 그러나 이들은 욕망을 결핍 상태로 정의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생성적 과정으로 본다. 욕망은 무언가를 "소유하지 못함"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생산하고 연결하며 변화를 만들어내는 힘이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욕망을 기계에 비유한다. 여기서 욕망 기계란 욕망이 물질적이고 실제적인 흐름을 통해 작동하며 생산 활동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의 몸은 욕망 기계들의 집합체로 작동하며, 예를 들어 심장은 혈액을 순환시키고, 폐는 산소를 흡수하며, 감각 기관은 외부 자극을 처리한다. 각 욕망 기계는 흐름을 생성하고, 다른 기계들과 연결되며 새로운 현실을 만들어낸다. 욕망 기계는 단일한 주체 내부에 국한되지 않고, 더 큰 사회적 기계, 자연적 기계와 연결된다. 인간 개체는 사회적 기계, 경제적 기계, 생태적 기계의 일부로서 기능하며, 이 모든 기계들이 얽혀 새로운 현실을 구성한다.
우주: 욕망 기계들의 역동적 상호작용
우주는 욕망 기계들의 집합으로 이해되지만, 단순히 기계들의 고정된 집합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우주는 욕망 기계들의 상호작용과 흐름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롭게 생성된다. 각각의 욕망 기계는 독립적으로 작동하면서도 다른 기계들과 연결되며, 이러한 연결은 새로운 흐름과 구조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인간은 개별적으로 욕망 기계로 작동하지만, 사회라는 더 큰 기계의 일부로 기능하며, 이는 다시 자연과 생태계라는 더 큰 기계와 연결된다. 우주는 이러한 상호작용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는 역동적 과정으로 이해된다.
내재성: 초월적 존재의 해체
들뢰즈는 "내재성" 개념을 통해 세계를 설명하며, 이는 모든 생성과 작용이 내재적 차원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초월적 존재, 즉 세계를 창조하거나 질서를 부여하는 외부의 신적 존재는 들뢰즈의 철학에서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그는 초월적 설명을 해체하고, 우주와 존재가 내적으로 작동하며 스스로를 생성한다고 본다. 내재성은 모든 존재가 외부의 원리에 의존하지 않고, 내적으로 연결되고 생성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우주는 스스로를 생성하고 변형하며, 이러한 자율적 작동이 현실을 구성한다.
존재론적 전환: 생성과 과정의 철학
들뢰즈의 철학은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전통적 질문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기존 철학에서 존재는 고정된 실체나 본질로 이해되었으나, 들뢰즈는 존재를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성되는 과정으로 본다. 존재란 욕망 기계들의 상호작용과 흐름 속에서 발생하며, 고정된 실체가 아니라 유동적이고 변화무쌍한 실재이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이러한 생성과 과정을 철학의 중심에 놓으며, 고정된 본질이나 절대적 진리를 거부한다. 그 대신 모든 존재는 욕망 기계들의 연결과 변형 속에서 지속적으로 새롭게 생성된다고 주장한다.
결론
들뢰즈의 철학은 전통적인 실체 중심의 세계관을 해체하고, 우주를 욕망 기계들의 동적이고 유기적인 네트워크로 이해한다. 무의식은 우주의 생성적 힘과 연결되며, 욕망은 결핍이 아닌 생산적 과정으로 작동한다. 모든 존재는 내재적이고 자율적인 과정의 일부이며, 이는 전통적인 초월적 세계관을 넘어선 새로운 철학적 전환을 보여준다.
그러나 들뢰즈와 가타리의 철학은 여러 학자들에게 비판받아 왔다. 알랭 바디우는 들뢰즈가 내재성에 지나치게 의존하며 초월적 진리의 가능성을 무시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들뢰즈 철학이 내재성의 미학적이고 존재론적인 측면에 치우쳐, 보편성과 초월적 사건의 중요성을 간과한다고 보았다.
슬라보예 지젝은 들뢰즈와 가타리가 욕망을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힘으로만 강조하면서 억압과 갈등의 부정적 측면을 충분히 다루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무의식의 갈등적이고 부정적인 성격이 들뢰즈 철학에서 배제되었다고 주장했다.
하버마스는 들뢰즈 철학의 지나치게 추상적인 성격을 문제 삼으며, 정치적 실천과의 연계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들뢰즈가 혁명적 메시지를 담고 있음에도 구체적인 정치적 실천 방안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보았다.
프레드릭 제임슨은 들뢰즈의 욕망 기계 개념이 후기자본주의적 생산 체제와 지나치게 유사하다고 지적하며, 자본주의의 끝없는 소비와 생산 논리를 정당화할 위험이 있다고 비판했다.
레비 브라이언트는 객체지향 존재론의 관점에서 들뢰즈 철학이 존재를 관계와 흐름 속에서만 이해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들뢰즈가 개별 객체의 독립적 존재성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비판들은 들뢰즈 철학이 가진 내재성의 과도한 강조, 욕망 개념의 긍정적 과잉 해석, 정치적 실천과의 거리감, 자본주의적 논리와의 유사성, 객체 개별성의 간과 등 다양한 한계를 지적한다. 동시에 이러한 비판들은 그의 사유를 더 깊이 이해하고 발전시키는 계기를 제공하지만 들뢰즈의 철학이 현대를 살아가는 나에게 창조적 사고의 실천을 요구한다고 생각한다.
이는 기존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방식을 개발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성하며 창의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모색해기를 요구한다. 또한 그들의 철학은 나에게 유연성과 적응력을 강화할 것을 요청한다.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생성된다는 관점에서, 나는 고정된 정체성이나 불변의 진리에 집착하지 말고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하며, 연결성의 인식 또한 중요하다. 특히 욕망 기계의 개념은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므로, 나는 개인의 행동이 더 큰 사회적, 생태적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하고 상호의존성을 고려한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며, 나의 내재적 가치를 추구하는 것도 필요하겠으며, 외부의 기준이나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가치를 찾거나, 사회적 압력이나 외부의 기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만의 내적 기준과 가치관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넌지시 말하는 것도 같다.
더불어 과정 중심적 사고도 중요하겠는데 결과보다는 과정에, 완성보다는 발전에 초점을 맞추어 끊임없는 학습과 성장을 추구하는 것으로 뭔가 뚜럿하게 눈에 보이지 않는 결실에 조급해지는 내 마음을 달래기도 한다. 한 발 더 나아가 다양성을 존중하는 태도도 필요하겠는데, 획일화된 사고방식을 거부하고 다양한 관점과 생활 방식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욕망의 생산적 활용도 중요하겠다. 자신의 욕망을 억압하거나 부정하기보다는 이를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방향으로 활용하는 법에 사유할 것을, 마지막으로 비판적 사고, 특히나 나에게 중요한 부분을 간과하지 말아야겠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많은 정보와 지식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항상 의문을 제기하고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습관 등, 이러한 자세들은 현대 사회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나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발휘할 수 있게 해줄 것을 믿으며 들뢰즈와의 산책길은 느긋하면서도 즐겁다.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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