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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롤랑 바르트의 테러리스트의 시기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4. 12. 26.

 

 

 

 

[100-81] 4기 김은 <바르트의 테러리스트의 시기>

 

[원 문장]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 철학』중 기호의 모험가, 롤랑 바르트 (김진영 씀)

 

“바르트는 <구조주의적 행위란 무엇인가?>라는 짧은 논문에서 스스로 자신이 걸어 온 지적 과정을 크게 세 단계로 나누고 있습니다. 그 첫 단계를 바르트는 ‘테러리스트의 시기’였다고 명명합니다. 바르트가 소쉬르의 기호론을 언어소통의 범주로부터 프랑스 소시민의 일상문화 전반의 영역으로 확대시켜 그 신화성을 드러내려고 했던 비평의 시기이지요.”

 

나의 문장)

롤랑 바르트(1915~1980 는 자신의 지적 여정을 세 단계로 나누었고, 그 첫 번째 단계를 '테러리스트의 시기'라고 불렀다. 소쉬르의 기호론을 확장하던 시기이다.

 

우선 바르트의 이론에 들어가기 전, 근대 구조주의 언어학의 시조로 불리며, 공시 언어학과 통시 언어학 같은 중요한 개념을 도입했던 페르디낭 드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 1857~1913)의 기호론을 잠깐 언급하겠다. 소쉬르는 언어를 기호(sign)로 구성된 체계로 보고, 이를 통해 언어적 의미를 분석하는 구조주의 언어학의 기초를 마련한 이론가인데, 그의 이론에서 기호는 두 가지 구성 요소로 나눈다. 첫 번째는 기표(signifier)로, 이는 단어나 소리와 같은 지각 가능한 형태를 의미하며, 예를 들어 '사과'라는 단어 자체가 기표이다. 두 번째는 기의(signified)로, 이는 기표가 지시하는 개념적 내용으로, '사과'라는 단어가 떠올리게 하는 과일의 이미지나 개념을 포함한다. 소쉬르는 기표와 기의 사이에 필연적 연결이 없으며, 그 관계는 사회적 합의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는데, 이를 자의성(arbitrariness)이라고 한다. 즉, 'apple'과 '사과'는 서로 다른 기표지만 같은 대상을 가리킨다. 또한 그는 언어를 두 가지로 나누었는데, 첫 번째는 랑그(langue)로, 이는 언어의 추상적 체계로 사회적으로 공유되는 규칙과 구조를 의미하고, 두 번째는 파롤(parole)로, 이는 개인적인 발화나 구체적인 언어 사용을 뜻한다. 랑그라는 체계 속에서 파롤은 의미를 갖는다. 소쉬르는 또한 언어를 연구할 때 두 가지 관점을 제안했는데, 하나는 특정 시점에서 언어 체계를 분석하는 공시성(synchrony)이고, 다른 하나는 시간에 따른 언어 변화와 역사적 발전을 다루는 통시성(diachrony)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기호의 의미가 다른 기호들과의 차이를 통해서만 드러난다고 강조했으며, 예를 들어 '나무'라는 단어는 '풀'과 같은 다른 단어와의 차이를 통해 그 의미가 정의된다. 이러한 소쉬르의 이론은 언어학뿐 아니라 철학, 문학, 문화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바르트는 이러한 소쉬르의 기호론을 단순한 언어소통의 영역을 넘어 프랑스 소시민의 일상 문화 전반으로 확대 적용했다. 이 확장된 기호론을 통해 바르트는 일상생활에 깊이 뿌리박힌 문화적 요소들(음식, 의상, 광고, 종교 등)이 어떻게 '자연스러운 것'으로 위장되어 있는지를 드러내고자 했다. 예를 들면, 스테이크와 감자튀김은 단순한 음식이 아니라 '프랑스다움'을 상징하는 문화적 기호이고, 이 음식 조합은 프랑스의 전통과 정체성을 나타내는 '신화'가 된다는 것이다. 명품브랜드 가방은 부와 세련됨의 상징이 되는 것처럼 패션 브랜드의 로고나 특정 스타일의 옷은 단순한 의복이 아니라 사회적 지위나 라이프 스타일을 나타내는 기호가 되고, 세제 광고에서 흰옷은 단순히 깨끗함을 넘어 도덕적 순수함과 완벽한 가정을 상징하는 기호로, 대중문화 속 영화나 TV 프로그램에서 반복되는 캐릭터 유형(예: 강인한 남성 주인공, 희생적인 여성 캐릭터)은 특정 성 역할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강화하는 기호로 작용한다. 바르트는 이러한 분석을 통해, 우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일상적 요소들이 사실은 특정한 가치관과 이데올로기를 전달하는 '신화'이고 바르트의 목표는 이러한 '자연스러워 보이는' 문화적 요소들이 사실은 변화가 불가능한 고착된 이데올로기라는 점을 비판하고 해체하는 것이다.

 

바르트가 일상적인 문화 현상들이 어떻게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여지는지,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이데올로기적 구조를 밝혀내려고 시도했고, 이는 마치 '테러리스트'가 기존 질서를 파괴하듯 당시의 문화적 관념들을 근본적으로 뒤흔들고자 했기 때문에 자신은 이 시기를 '테러리스트의 시기'라고 불렸다. 그는 '테러리스트의 시기'의 사상을 『신화학』이라는 책으로 출판했다. 이 책을 통해 그는 문화비평가와 이데올로기 비판가로서의 바르트의 탁월한 역량과 글쓰기 스타일을 유감없이 발휘했다고 전해진다.

 

내일은 두 번째 단계 ‘기호 시스템에의 도취 시기’에 대해 알아보겠다.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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