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

기호의 모험가, 롤랑 바르트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4. 12. 23.

 

 

 

[100-78] 4기 김은 <기호의 모험가, 롤랑 바르트>

 

[원 문장]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 철학중 기호의 모험가, 롤랑 바르트 (김진영 씀)

 

바르트적 사유의 특별함이 있다면, 그 특별함은 다름 아닌 삶과 이론, 즉 사적인 삶과 공적인 삶의 변별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데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바르트에게 지적 이론이란 삶의 영역과 구분될 수 없는 특성, 구체적인 삶의 영역으로부터 나와서 또 거기로 돌아가는 육체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의 문장)

이제 블랑쇼와의 산책 끝에 롤랑 바르트가 기다리고 있다.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 1915-1980)는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 문학 이론가, 비평가, 그리고 기호학자로, 20세기 문학 이론과 기호학으로 유명하다. 19151112, 프랑스 노르망디의 셰르부르에서 태어난 롤랑 바르트는 해군 장교였던 아버지가 아주 어린 시절에 사망한 후, 어머니와 함께 파리로 이주하여 성장했다. 10대 후반에 폐결핵에 걸린 바르트는 그의 일생에 걸쳐 수차례 요양원을 드나들었는데, 이 기간에 그는 독서와 사색을 통해 학문적 기초를 다져, 1935년부터 1939년까지 소르본 대학교에서 고전 문학과 문학사를 공부했다. 그러나 폐결핵으로 인해 고등사범학교 진학과 교수자격 시험을 포기해야 했다. 그러나 바르트는 다양한 교육 기관에서 강의를 하며 연구를 계속하며, 1939년부터 1948년까지 프랑스어 교사로 활동하였고, 이후 부카레스트와 알렉산드리아의 대학에서 프랑스어 교수로 일했다. 1952, 그는 파리로 돌아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entre national de la recherche scientifique)의 연구원이 되었다가, 1976, 바르트는 62세의 나이에 미셸 푸코의 추천으로 콜레주 드 프랑스(Collège de France)의 교수로 취임했다. 1977년 어머니의 사망은 그에게 큰 충격을 주었고 이 슬픔을 사진론으로 승화시켜 쓴 밝은 방을 썼다, 바르트는 19802, 파리에서 트럭에 치이는 사고를 겪고, 326일에 세상을 떠났다.

 

간략하게 롤랑 바르트의 삶을 개관했는데 김진영의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 기호의 모험가, 롤랑 바르트에서 바르트적 사유의 특별함을 언급한다. 바르트의 사유는 삶과 이론, 즉 사적인 삶과 공적인 삶을 분리하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여주는데 이는 그의 지적 활동이 단순히 추상적인 이론적 탐구가 아니라, 그의 개인적 경험과 삶의 현실로부터 나온 것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바르트의 이론은 그의 개인적 삶의 경험, 특히 그의 어머니와의 관계, 폐결핵으로 인한 건강 문제, 그리고 다양한 문화적 현상에 대한 관심 등에서 비롯되었다. 즉 그는 자신의 삶을 그의 이론을 적극적으로 통합했겠다. 특히 바르트의 지적 이론은 구체적인 삶의 영역에서 나와서 또 그로 돌아가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그의 어머니의 사망은 그의 후기 작품, 특히 밝은 방애도 일기를 쓰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책들에서 그는 개인적 슬픔과 애도를 통해 사진과 기호의 본질을 탐구하는데 이러한 작업은 그의 개인적 경험을 이론적 탐구와 연결시키는 대표적인 예이다. 더불어 바르트는 소쉬르의 기호론을 바탕으로 자신의 사유를 확장했는데, 그는 기호와 의미의 관계를 분석하며, 일상 문화와 대중문화 속에 숨겨진 이데올로기를 드러내는 데에 관심을 가졌다. 그의 대표작 신화론에서, 그는 광고, 음식, 의상 등 일상적인 사물들이 어떻게 자연현상으로 위장되어 문화적 이데올로기를 전달하는지를 분석한다. 이러한 작업은 그의 이론이 삶의 구체적인 영역에서 비롯되어 그로 돌아가는 것의 예이기도 하다. 바르트의 사유는 또한 기호와 의미의 생성이 차단되는 것을 비판하며, 기호의 자유를 회복하려는 탈코드적 행위를 주장하는데, 이는 기호 체제가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 유희의 대상이 되도록 하는 그의 후기 구조주의적 접근을 반영한다. 이러한 접근은 그의 이론이 단순한 구조적 분석을 넘어, 삶의 다양한 측면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사유를 추구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렇듯, 바르트적 사유의 특별함은 그의 지적 이론이 삶의 구체적인 영역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개인적 경험과 이론적 탐구를 통합하려는 시도에 있다. 이는 그의 사유가 단순한 추상적 이론이 아니라, 삶의 모든 측면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이해를 추구한다. 어린 시절 바르트를 읽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한 때가 있었다. 책의 외피만 그저 훑었을 뿐 그 내면에 새긴 사유들을 따라가지 못했던 아쉬움이 있었는데 이번의 산책을 통해 그와 좀 더 가까워지겠다.

 

 

 

 

 

 

얼마 전,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2015년 영화 더 랍스터를 본 적이 있는데, 그 영화 에세이 중 바르트의 사유를 끌어와 쓴 글이 있어 흥미롭게 읽었다.

 

바르트의 신화론에서 외연(denotation)과 내연(connotation)은 중요한 개념이다. 영화 더 랍스터에서 외연은 영화의 표면적인 내용인 예를 들어,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한다" 거나 "사람들에게 연애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가시화적 공통점이 있어야 한다"는 대사들이 외연에 해당되고, 내연(connotation)은 이러한 표면적인 내용을 통해 전달되는 더 깊은 의미를 가지는데 예를 들어, 커플 메이킹 호텔에서 혼자 식사하면 음식이 목에 걸려 죽을 수 있고, 둘이 다니면 강간을 당하지 않는다는 교육법은 겉으로 보이는 위험 상황을 통해 "절대 혼자 있으면 안 된다"는 함축적 의미를 내포하고, 이는 강제적이고 억압적인 이분법적 사회를 보여주는 것으로 설정되었다. 또한 바르트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와 신화와 관련된 내용으로 더 랍스터에서는 연애와 결혼이 필수불가결한 가치로 이 영화 속 세계에서는 이러한 가치를 수용하지 못하면 사회적 배제나 심지어 동물로 변하는 처벌을 받는데 바르트의 신화론에 따르면, 이러한 가치는 지배적 이데올로기(mythology)로 작용하며, 사람들은 이러한 이데올로기를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영화 속에서 커플 메이킹 호텔의 교육법은 사람들이 혼자 있으면 안 된다는 메시지로 수용되고, 이는 사회적으로 연애와 결혼을 강요하는 이데올로기를 강화하며, 숲에서 외톨이들이 이어폰을 끼고 춤추는 것과 커플 메이킹 호텔에서 짝과 함께 춤추는 것은 이분법적인 사회를 나타내는 설정이다. 이러한 이데올로기는 영화 속 대사와 상황을 통해 시각적으로도 강조된다. 감독의 의도와 신화의 붕괴적인 측면에서는 바르트의 신화론을 적용하면, 더 랍스터는 단순히 영화 속 세계의 이데올로기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 사회에서도 이러한 이데올로기가 작용하고 있음을 비판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감독 요르고스 란티모스는 이러한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영상으로 시각화하여 그 모순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이 이러한 신화에 동화되지 않도록 유도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영화의 결말에서 두 주인공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고, 그들이 외톨이로서 동물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은, 사회적으로 강요되는 연애와 결혼의 가치가 항상 자연스럽거나 정당하지는 않음을 암시하고 호텔 매니저 커플의 경우, 그들이 죽음 앞에서 냉담히 돌아서는 장면은 45일간 감금되어 만들어진 짝들이 대부분 거짓임을 표현하며, 사회적으로 규정된 연애와 결혼의 가치를 질문하게 만드는 감독은 영화 더 랍스터를 통해 영화가 단순히 이상한 세계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그 모순을 드러내는 작품이며 이는 관객들에게 이러한 이데올로기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비판적으로 구조주의 분석을 적용하여 그 신화를 붕괴하려는 노력을 촉구하는 바르트의 신화론을 수용한 영화, 더 랍스터에 대한 글을 읽으며 바르트의 사유가 내가 살아온 세계를 얼마나 더 정확히 분석했는가, 라는 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이제 바르트와 좀 더 가까워지기 위한 산책이 또 내 삶에, 내 일상에 어떤 무늬와 색채를 남길지 기대하며, 오늘도 안녕히!!!

 

20241223

 

 

 

 

#나의백일프로젝트

#프로젝트

#책강대학

#인생성장학교

#문장공부

#백일백문장

#처음읽는프랑스현대철학

#동녁

#롤랑바르트

#기호의모험가

#요르고스란티모스

#더랍스터

#국립군산대학교

#군산대철학과

#lettersfromatrave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