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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티아구 호드리게스의 『소프루 sopro』리뷰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4. 7. 20.

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초짜 철학도의 분투기

 

 

 

티아구 호드리게스의 『소프루 sopro』리뷰

 

 

 

 

 

 

 

무대 아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무대에 오른 배우에게 대사나 동작을 알려주는 사람인 프롬프터는 이제는 사라진 직업군 중의 하나라고 한다. 과거 무대 뒤 그림자 속 프롬프터는 배우의 대사나 동작을 알려주는 것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감정을 읽고, 소품이나 무대장치 조작을 지원하며, 원활한 공연 환경을 조성하고, 의상, 소품, 메이크업 등 무대 뒤 모든 것을 관리하며 공연의 질을 높이고, 긴장하는 배우들을 진정시키고, 격려하며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등 극장의 운영을 위한 든든한 지원자였다. 더불어 배우들이 연기에 집중하도록 관객의 시선을 유도하고, 적절한 조명이나 음향 효과를 연출하여 몰입감 넘치는 공연 분위기를 조성할 뿐만 아니라 극과 관객 모두에게 화려한 무대 뒤에 숨겨진 현실과 어둠을 보여주며,

극장의 진실을 드러내고 배우들의 고뇌와 갈등, 희망과 절망을 통해 인간 존재의 다양한 모습과 삶과 예술의 숨겨진 진실을 보여주는 존재로 프롬프터는 단순히 배우들에게 대사를 속삭이는 역할을 넘어, 관객들에게 감동과 교감의 경험을 선사했다.

 

티아구 호드리게스의 『소프루(Sopro)』는 바로 이 프롬프터의 시선을 통해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아름다운 문체와 섬세한 표현으로 삶과 예술,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들며, 책의 제목인 소프루의 뜻(포르투칼어로 ‘숨, 숨결’), 그대로 숨결 속에 피어나는 잔잔한 감동을 선물한다.

 

책 『소프루』에는 안토니우 파트리시우의『디니와 이자벨』, 안톤 체호프의 『세 자매』,

장 라신의 『베레디스』, 몰리에르의 『수전노』,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를 담으며 고전의 보편적인 서사와 한 개인의 실제 이야기를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 유럽의 문학적 전통을 재해석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작가는 이러한 방식을 통해 보이지 않는 사람들,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에서 사라지는 존재를 기억하기 위한 작품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러한 접근법은 그의 작품을 보다 독특하게 만들며 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시적 언어와 섬세한 문체로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며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제공한다.

 

우리는 모두 소프루다.

 

서로의 숨결 속에

살아있는 우리는

 

빛이 되기도,

그림자가 되기도 하며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들이라고

다정다감하게 리듬을 타며 속삭이는

작가의 목소리를 더듬는 시간

 

어둠이 내려앉는 도시의 불빛 위로

나에게 없어서는 안 될 얼굴들이

하나하나 꽃처럼 피어오른다.

 

이제 나는 그들에게 말한다.

고마워요.

 

나에게 깃든 당신의 빛이

내 그림자를 더 깊고

풍부하게 만들고 있어요.

 

나에게 스민 당신의 냄새가

내 숨결을 초록과 주황으로 물들게 해요.

 

그렇게 오래도록 머물러주세요.

그렇게 오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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