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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들

준사를 생각하며/노량, 죽음의 바다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4. 1. 30.

나의 루나에게.
#준사를 생각하며
 

 
 
 

 
겨울 햇살이
쌓인 눈더미에 깃들면
녹아내린 물이
발을 적시고
스르르
호수 안으로 스며드는
날들이야.
 
살얼음들로 덮여있는
고요한 호숫가를 산책하며
가만 햇살 가득한
호수를 응시하곤 하지.
 
한 떼의 겨울새들이
햇살에 반짝이는
호수 면에서
낮은 날개짓을 하다
머리를 처박고
먹이를 찾는 모습
거기
그들의 깃털에 서린
차가운 겨울 공기와
푸르스름하게 반사빛을 띈
깃털사이로
어디선가 불어온
겨울바람이 가볍게 스쳐 가면
 
간혹
산책길 옆
가로수들이
작은 눈덩이를 털어내곤 해.
 
고요 속에
펼쳐지는
작은 떨림들이
내 마음에 스며들면
마치 파노라마처럼
어제 본 영화의 한 장면이
혹은 소리들이
물밀듯 밀려오는데
 
난 잠시
코허리가 시큰거려.
 
 

 
 

 
 
 

 
 
 
노량: 죽음의 바다에서
이순신은
순천왜성 포위망 위장 유지를 맡은
준사에게
 
명나라 수군 도독인
진린을 구하라는 특명을 내리며
죽지 말고 살아 돌아오라고
命해.
 
진린은 무사히 탈출해
이순신의 대장선에 타지만
끝까지 배에 남아 싸우던 준사는
“의를 위한 싸움엔 후회는 없다.”며
마지막 시마즈의 칼에 목을 베이며
배 밖으로 투신하여 최후를 맞아.
 
호숫가를 걷는 내내
자꾸만
준사의 죽음 장면들이
마음이 밟혀.
 
뭐랄까?
간절함,
지극함이란
시대를 막론하고
늘 감동적인!
 
작금의
인간을 살육하고
재물을 약탈하고
영토를 빼앗는 싸움 앞에서
혹은 가까운
우리의 정치판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에
과연
의(義)란 존재하는가?
 
아니 나 자신에게
義로운가?
가만 묻게 돼.
 
시간이 정지해버린
이 물음 앞에
나는 무엇이라
대답할 수 있을까?

너는 무엇이라 말할까?
 
나의 루나!
너만은
義를 위해
무엇인가 소중한 것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어.
그것이 진리라고
감히 주장하기에
부끄럽지만
누군가는 분명
지켜내야 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해.
 
가만
발을 멈추고
호수를 바라보며
준사의 얼굴이
사방에서
웃고 있는 것도 같아.
 
오래도록 못잊을 장면이고
아마
나 또한
준사를 생각하며
가만가만
눈물을 훔치겠지.
 
義롭지 못한
나를 후회하며
義로워지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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