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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들

영화 "오마주" 신수원감독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3. 3. 18.

(영화에 관한 사진들은 다음 영화에서 시집 사진은 알라딘에서 가져왔어요.)
 

 
 
 
영화 "오마주"에 대한 한줄평)
 
내 것과 내 것이 아닌 것들, 불안과 안도 사이를 숨을 헐떡이며 뛰어다니는 우리들의 삶을 위로하는 따뜻한 영화
 
 
한국 1세대 여성 감독이었던 홍은원(1922 –1999/영화 속 이름은 홍제원/김호정분)의 1962년 개봉된 영화 “여판사”의 잃어버린 필름을 복원하는 과정을 배경으로 현재의 여감독 지완(이정은)의 영화를 향한 분투기를 그린 신수원 감독의 영화, 오마주는
 
우리 영화사의 1세대 여성 감독들에게 헌정되는 영화였고 스케일 면에선 비교될 수 없지만 현대 영화 발전사와 연관된 이름 없는 수많은 별들에게 헌정되었던 데미안 셔젤 감독의 영화 “바빌론”이 오버랩되었는데요.
 
 

 
 
 
'더 크고 영원한 것에 일부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바빌론 속, 주인공 메니, 거듭되는 실패에도 여전히 자신의 영화에 대한 꿈을 버리지 못하는 오마주 속의 지완, 어쩌면 어떤 역경에도 삶이라는 무대 위에서 각자의 꿈을 위해 분투하고 있는 현실 속의 우리들에게, 오늘의 영화 오마주는
 
“절대, 절대 꿈을 포기하지 마세요.”
 
라고 가만하고도 다정하게 속삭이는 것 같았어요.
 
또한 지완의 남편(권해효분)의 “꿈꾸는 여자를 만나면 외로워진다.”라는 푸념엔 나도 모르게 웃었네요.
 
특히 주인공 지완에게 과거 영화 여판사의 편집을 맡았던 옥희(이주실분)가
 
“자넨 끝까지 살아남아”
 
라고 했을 땐, 울컥하기까지, “
 
"고마워요. 다정하고 따뜻한 그대들! 그대들 덕분에 내 삶도 더, 더, 더 아름답게 빛날 것임을 의심치 않아요.”
 
라고 말하고 싶은 날들이에요.
 
 
영화 오마주 속에 일부가 인용되었던 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의 시
 
"내가 잠든 사이"에 전문이에요.
 
 
내가 잠든 사이에
 
                                   비스와바 쉼보르스카
 

 
뭔가를 찾아 헤매는 꿈을 꾸었다,
어딘가에 숨겨 놓았거나 잃어버린 뭔가를,
침대 밑에서, 계단 아래에서
오래된 주소에서.
 
무의미한 것들, 터무니없는 것들로 가득 찬
장롱 속을, 상자 속을, 서랍 속을 샅샅이 뒤졌다.
 
여행 가방 속에서 끄집어냈다,
내가 선택했던 시간들과 여행들을.
 
주머니를 털어 비워냈다,
시들어 말라버린 편지들과 내게 발송된 것이 아닌 나뭇잎들을.
 
숨을 헐떡이며 뛰어다녔다,
내 것과 내 것이 아닌 것들,
불안과 안도 사이를.
 
눈(雪)의 터널 속에서
망각 속에서 가라앉아버렸다.
 
가시덤불 속에서,
추측 속에서 갇혀버렸다.
 
공기 속에서,
어린 시절의 잔디밭에서 허우적거렸다.
 
어떻게든 끝장을 내보려고 몸부림쳤다,
구시대의 땅거미가 내려앉기 전에,
막이 내리기 전에, 정적(靜寂)이 찾아오기 전에.
 
결국 알아내길 포기했다.
그토록 오랫동안 나는 과연 무얼 찾고 있었는지.
 

 
깨어났다,
시계를 본다.
꿈을 꾼 시간은 불과 두 시간 삼십 분 남짓.
 
이것은 시간에게 강요된 일종의 속임수다,
졸음에 짓눌린 머리들이
시간 앞에서 불쑥 모습을 드러낸 그 순간부터.
 

 
- 충분하다(비스와바 쉼보르스카, 최성은 번역 문학과지성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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