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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비트겐슈타인 - 고명섭의 광기와 천재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4. 1. 14.

 

 

 

고명섭의 교양인에서

펴낸 책 광기와 천재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1889 1951)은 지하 세계에서 온 악마였다. 철학 세계에서 비트겐슈타인이라는 이름은 그 자체로 마법의 주문이었다. 그는 딴 세상에서 온 사람이었다. 고대 그리스의 철인이 지금 이곳으로 걸어 나온 것만 같았고 구약성서의 선지자가 시나이산에서 방금 내려온 것만 같았다. 그의 세계에서는 기만이나 부정은 정상 참작의 여지가 없는 범죄였으며 그가 사라지면 사람들은 폭정에서 해방된 듯한 평화를 느꼈다. 예언자의 주술에 걸려들어 자신의 전 존재를 헌납한 소수의 사도만이 이 철학의 회오리바람에 휘말려드는 것을 행복으로 여겼다.“라고 시작한다.

 

이런 문구들을 읽고 있으려니

나에게 비트겐슈타인이란 인물은

접근하기 어려운 성 같은 것처럼 느껴진다.

 

고명섭은 계속해 말한다.

 

비트겐슈타인은 숭배받으려고 설교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자기 자신과의 투쟁이었다. 평생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닌 불안과의 힘겨운 분투였다. 그는 철학적 안개에 걷힌 명료성의 대지를 찾아내려 모험했고 정신을 편히 내려놓을 확실성의 토대를 닦으려고 노동햇다. 다른 사람들은 전혀 몰랐겠지만 그는 자기 내부에서만큼은 절실한 문제였던 나약삼, 부실함과 혹독한 싸움을 벌였을 뿐이었다. 자기 자신을 완전히 극복하는 것, 그것이 비트겐슈타인의 궁극적 목표였다. 그러므로 자기 안에서 그는 예언자도 마법사도 아니었다. 그는 그저 자신을 둘러싼 혼돈의 세상을 견딜 수 없어 불가피하게 몸을 일으킨 반항자였다. 다만 그 반항이 다른 사람들에게 무시무시한 반역으로 공포스러운 포효로 다가왔던 것이다.“

 

여기까지 읽으니

비트겐슈타인을 더 알고 싶고

그를 이해할 수 있기를

희망하지만

 

계속 읽다 보면

그것마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단지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철학사에

이런 존재가 등장했고 사라졌다는 사실에

감탄한다.

 

고명섭은

마지막 장을 덮으며

 

비트겐슈타인의 사후 확실성에 관하여란 제목으로 묶인 일기는 임종을 맞는 최후의 순간까지도 그가 놀라운 정신력으로 견고한 사색과 탐구를 실천하고 있음을 증언한다. 죽음이 코앞에 어슬렁거릴 때에도 놓지 않았던 그 혹독한 엄격함으로 그는 자신의 논리를 벼렸고 윤리를 세웠다. 그리고 자신에게 적용한 엄격성과 똑같은 강도로 다른 사람들에게 엄격성을 요구했다. 그것은 자신과 타인을 모두 고통과 공포에 빠뜨리는 일이엇다. 그러나 그렇게 고통과 공포를 야기하는 엄격함이 없었다면 20세기 철학의 두께는 지금보다 훨씬 얇아졋을 것이다. 한 전례 없는 인간의 삶과 사유의 풍경을 관찰할 기회도 마찬가지로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윤리란 무엇인가’, ‘진리란 무엇인가라는 전통적인 형이상학적 질문에 대한 답변을 제시하지 않고도 윤리를 실천하고 진리를 살 수 있음을 그 자신의 삶을 통해 보여주었다.“

 

라고 진술하며,

 

평생을 자신의 신념과 자유의지에 의해

자신을 극복하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려 했던,

비트겐슈타인을 절묘하게 설명한다.

 

예언자이자 마법사

비트겐슈타인,

 

나는

아직 그의 희미한 그림자만 봤을 뿐인데도

마음 한구석이 짓눌리고

목구멍에 가시가 걸린 것처럼

답답하다.

 

또한

비트겐슈타인은

철학사상 가장 오만한 선언을 품고 있다는

논리 철학 논고

본문 마지막 명제를

말할 수 없는 것에 관해서는 우리는 침묵하지 않으면 안 된다.“

라고 썼다 하는데,

 

그것은

형이상학적 가치들은 참, 거짓을 논하는 과학적 명제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며

진정으로 가치 있는 것은 언어의 한계를 넘어

간접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거나,

어쩌면 더 정확히 직접 실천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라고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하고

 

아름다움의 의미는

사람들이 그 말을 사용하는 맥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2천년 동안 지배해왔던

플라톤의 아름다움의 이데아

정면 도전한

언어철학 혁명가는

숨을 거두기 전날

 

내가 경이로운 삶을 살았다고 그들에게 이야기해주시오!“

 

말했다고 전해지는데,

 

어둠이 내린 창밖을 응시하며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내 인생의 종착점에서 나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가만가만

나를 읽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