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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탄광마을 아이들/임길택/실천문학사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3. 7. 6.

 

#책을 읽고 난 후에 느리게 도착하는 어수선하고 기꺼이 미완성인 편지들

 

 

 

 

 

여름방학인데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이사한 후에 치과 치료 시작, 발치를 하고 임플란트와 브릿지를 병행하는데 이게 또 부담스럽다. 방학 동안 첫 번째 목표가 글을 쓰는 것인데 시작도 하지 못했다.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집에 들어오면 눕는 게 일이라니, 정신을 차려보니 2주 차, 이제 좀 마음을 추스린다.

 

지난주 동화 읽는 어른 모임의 책은 임길택님의 <탄광마을 아이들>이라는 동시집이었다.

 

아마도 1976년부터 강원도 탄광 마을과 산골 마을에서 열네 해 동안 아이들을 가르쳤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동시들인 것 같다.

 

가난한 탄광 마을 아이들의 노래, 그 아이들의 생각과 행동과 꿈을 표현한 동시들에 잠시 책을 내려놓고 창밖에 눈길을 주곤 했다. 눈앞에 생생하게 아이들의 모습이 아른댔다. 그래, 애들아, 그렇게만 자라다오, 가만 속삭여본다.

 

 

완행버스

 

아버지가 손을 들어도

내가 손을 들어도

가던 길 스르르 멈추어 선다

 

언덕길 힘들게 오르다가도

손 드는 우리를 보고는

그냥 지나치질 않는다

 

우리 마을 지붕들처럼

흙먼지 뒤집어쓰고 다니지만

이다음에 나도

그런 완행버스 같은 사람이

되고만 싶다

 

길 가기 힘든 이들 모두 태우고

언덕길 함께

오르고만 싶다

 

수없이 되새김질하고 싶은 동시

 

길가기 힘든 이들 모두 태우고

언덕길 함께

오르고만 싶다.”

 

오늘 아침 햇살은 유난히 찬란하다

비가 온 뒷날의 청량함이 햇살에 실려

내 오랜 잠을 깨운 듯하다.

마음의 기지개를 켜고

햇살과 바람을 한껏 들이켜고 싶은 날이다.

 

 

 

 

임길택

1952년 전라남도 무안에서 태어났으며, 목포교육대학을 졸업했습니다. 1976년부터 강원도 탄광 마을과 산골 마을에서 열네 해 동안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1990년부터 경상남도 거창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다가 1997년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집으로 할아버지 요강》 《산골 아이》 《탄광 마을 아이들》 《똥 누고 가는 새》 《나 혼자 자라겠어요, 동화집으로 산골 마을 아이들》 《수경이등이 있으며, 아이들이 쓴 시를 엮은 아버지 월급 콩알만 하네》 《꼴찌도 상이 많아야 한다가 있습니다. (알라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