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이승의 소풍을 마감하기 전
내가 사랑하는 음악과 관련해
그럴 듯한 산문집을 엮는게
내 오랜 꿈이다.
처음 무라카미 하루끼의
재즈 관련 에세이를 읽다가
실망했던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책을 꾸준히 접해보다
지난 가을 이 책과 만났다.
재즈의 계절/김민주/북스톤
서점에 들렀다
우연히 매대에 누워있기에
픽, 했던 책,
일단 호기심으로
2달에 걸쳐 읽었나 보다.
쉽게 책장을 넘기기보다는
의식적으로 미루며 천천히 읽기.
한 꼭지가 한 달로 구성되어
12 달, 12꼭지의 이야기이다.
작가 김민주는
“더 많은 이들에게 재즈에 대한 자신의 믿음과 경험을 전하기 위해 매거진, 재즈피플에 재즈 컬럼을 연재해오고 있으며 유튜브 플레이리스트 채널 ‘JAZZ IS EVERYWHERE’를 운영한다고 한다.
”재즈를 들었을 뿐인데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것 같았다.“라고 시작되는 프롤로그를 읽는데, 슬며시 기어드는 웃음,
재즈를 들었을 뿐인데 나는 생의 어두운 터널을 건너왔네, 라는 평소의 내 지론을 더 확장한 작가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If you’re not making a mistake, it’s a mistake.“ (만약 실수를 하지 않고 있다면 그게 실수다.) - 마일즈 데이비스
첫 꼭지에 마일즈 데이비스의 앨범 Kind Of Blue의 트랙에 실렸던 ”So What“을 연주하고 있을 때 마일즈의 멋진 솔로를 몰입해서 듣다 그만 코드를 놓쳐버린 허비 행콕의 일화를 들려주며 ”계획에서 벗어났다고 좌절하지 말고, 그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삶에서 소중한 것으로 바꾸어 보자“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허비 행콕이 마일스 데이비스에게서 배운 것"성장하는 유일한 방법은 열린 마음을 가지고 상황을 받아들이는 거에요"-🎷더 많은 재즈 에비뉴의 인터뷰 영상 시리즈▶️ 키스 자렛의 삶과 음악https://youtu.be/SfxUkch4VlI▶️ 빌 에반스의 연습방법https://youtu.be/anH8Y8vAz2Q▶️ ...www.youtube.com
이 일화를 넌지시 건네주며 우리가 삶을 사유하며 산책하고 겪어내고 누리는 방식을 보여주려는 작가의 그 마음이 눈송이처럼 흩어지며 풀풀 날렸다. 눈송이들은 어느 사이 마일즈의 선율이 되어 내 안으로 깊숙이 파고든다.
”재즈를 사랑하면 인생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진실은 내 영혼에서 꽃처럼 피어나리라 어느 날인가!" 나긋나긋 속삭이며 다정하고 부드러운 손길로 토닥이는 것만 같다.
12꼭지의 이야기들 하나하나 허투루 읽지 않아야 할, 재즈를 배경으로한 작가의 혜안이 이토록 멋지다니,
고마워 뜨거워지는 가슴으로 마구마구 추천하고 싶은,
김민주 작가의 재즈의 계절/북스톤
'戀書시리즈 -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세계 시인선 필사책 - 밤을 채우는 감각들 - 에밀리 디킨슨편 (0) | 2023.01.06 |
---|---|
제임스 설터 "가벼운 나날" (0) | 2023.01.06 |
은유의 힘/장석주/다산책방 (0) | 2022.08.21 |
산티아고 감보아 소설 "밤기도", 현대문학 (0) | 2022.07.19 |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낙원”/문학동네 (0) | 2022.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