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어느 삼월 밤
한 순간이 지날 때마다
나는 조금 죽는다.
살아가는 내내
나는 죽음을 안고 다닌다.
비가 내리고 날씨가 풀리는 따뜻한
어느 밤, 아마 삼월에
나는 어둠 속으로 들어서고
죽어 감을 멈출 것이다.
이 시는 덴마크의 시인 리스비에르 톰센(Risbjerg Thomsen)의 시라고 해요.
네가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라는 뜻이라고 알려진 라틴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연상시키는 시더군요.
저는 삼월 어느 날 아침,
이 글을 묵상하며 산책하고
3월의 햇빛 아래 쪼그리고 앉아
봄 쑥을 캤답니다.
남아있는 날들,
나는 무엇을 해야 할 지를 생각하며.
집에 돌아와
쑥을 씻어 이렇듯
부침개를 구우며
피식 웃습니다.
지극히 철학적 주제가
일상 속으로 들어오면
왜 이리 싱거워질까?
배가 빵빵하니
졸렸고
오수를 즐기고 나니
하루가 또 이렇게 허무하게 갑니다.
이제까지 제 삶은 행복의 추구였습니다.
인생은 조물주가 허락한 것들을
마음껏 누리라고 주신 선물임을
끊임없이 제 자신에게 강조했죠.
그리고 무탈하게 이 지점까지 당도해보니
조금 염치가 없어집니다.
너무 많은 것을 누렸는데도
어쩐지 지금의 제 삶은
알맹이가 빠져있고 쭈글거리는
콩껍질 같다는 생각이 메아리칩니다.
저의 콩은 무엇이며
어디로 갔을까요?
숙제를 품고나니,
땅거미가 스멀스멀
하루를 먹으러 다가옵니다.
마치 제 인생의 하루를 잡수겠다는 듯...
월간 〈재즈피플〉 김광현 편집장님의 저서 〈밥보다 재즈〉에 소개된 곡들로 구성
한 번 들으면, 평생 못 잊는 멜로디 [재즈 Playlist]이번 플레이리스트는 월간 〈재즈피플〉 김광현 편집장님의 저서 〈밥보다 재즈〉에 소개된 곡들로 구성했습니다.* 책 정보: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65516218#재즈기자 #재즈 #플레이리스트www.youtub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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