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해서 휴대폰 번호를 눌렀더니 잠에서 막 깨었나 보다.
이번여행에 대해 듣고 싶었는데 몽롱한 네 목소리를 들으니 다음으로 미루어야 겠다.
며칠전에 오랫만에 야외풀장에서 수영을 했다. 바닷가 수련원에 그럴 듯하게 오롯이 앉아있는 풀장을 보니 옛날 생각이 마구마구 들더라.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고들 하던데... 나도 잠시 우리의 그 시절여행을 떠나본다.
생각날까? 시내에서 멀리 떨어져있던 깨끗하고 널찍한 풀장이었는데...
넷이서 알지? 누구누구였는지...
신나게 물 속에서 웃고 떠들며 놀고 있었는데 갑자기 천둥번개와 동반한 열대의 squall !!! 꽉 차있던 풀장내 사람들이 서둘러 내리달리며 떠나고 우린 넷이서 소리 소리 지르며 우리의 천국을 만들었던 그 순간이 이십년이 된 이 시간까지 잊을 수 없었던 이미지로 남아있단다. 그때의 넌 매화꽃이 아닌 별초롱 꽃처럼 아리아리하고 만지기만 해도 오므라들듯 연하기만 했는데...
세월은 그 이 십년사이에 숱한 흔적을 남기며 우리도 모르게 화살처럼 달려와 있구나.
이제 숨가쁘게 달려온 그 시간들을 거울삼아 새로운 인생을 설계해야 겠다는 의무감같은 생각이 요즈음 든다. 왜냐면 쉴새없이 내달리던 삶의 질곡에 내 모든 것을 맡기고 달려 왔건만 내 안의 나는 여전히 성숙되지 못한 철부지아이로 덩그마니 남아있음을 느끼고 있다고나 할까?
꿈도 많고 이상도 높아 언제나 인생이 화려한 꽃들의 향연처럼 펼쳐지리란 기대감으로 살아왔던 청춘도 이제 한여름 찌는 듯 내리꽂히던 햇살이 숨죽여
벼가 익어갈 영양분을 제공할 마지막 힘을 발휘하듯 이제 그때가 된 듯 싶다.
무엇 어느 지점에서 출발할까? 내 인생의 마지막을 수놓을 그림들을 이리저리 그려본다. 다시 나로 부터 출발한다. 내 안의 또다른 나! 오랜세월동안 내 안에 꽁꽁 숨겨져있던 진정한 나 ! 바로 그것이다.
자 !!! 새 출발이다. 마음으로 응원해 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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