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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늙어가는 아내에게 /황지우 Nina Simone - You Don't Know What Love Is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6. 7. 16.

Nina Simone - You Don't Know What Love Is - YouTube

http://naver.me/FoMBDly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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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아내에게 /황지우



내가 말했잖아

정말, 정말, 사랑하는, 사랑하는, 사람들,

사랑하는 사람들은,

너, 나 사랑해?

묻질 않어

그냥, 그래,

그냥 살지

그냥 서로를 사는 게야

말하지 않고, 확인하려 하지 않고,

그냥 그대 눈에 낀 눈곱을 훔치거나

그대 옷깃의 솔밥이 뜯어주고 싶게 유난히 커 보이는 게야

생각나?

지금으로부터 14년전, 늦가을,

낡은 목조 적산 가옥이 많던 동네의 어둑어둑한 기슭,

높은 축대가 있었고, 흐린 가로등이 있었고

그대의 집, 대문 앞에선

이 세상에서 가장 쓸쓸한 바람이 불었고

머리카락보다 더 가벼운 젊음을 만나고 들어가는 그대는

내 어깨 위의 비듬을 털어 주었지

그런거야, 서로를 오래 오래 그냥, 보게 하는 거

그대가 와서, 참으로 하기 힘든, 그러나 속에서는

몇 날 밤을 잠 못자고 단련시켰던 뜨거운 말,

저도 형과 같이 그 병에 걸리고 싶어요

그대의 그 말은 에탐부톨과 스트렙토마이신을 한 알 한 알

들어내고 적갈색의 빈 병을 환하게 했었지

아, 그곳은 비어있는 만큼 그대 마음이었지

너무나 벅차 그 말을 사용할 수 조차 없게 하는 그 사랑은

아픔을 낫게 하기보다는, 정신없이,

아픔을 함께 앓고 싶어하는 것임을

한밤, 약병을 쥐고 울어버린 나는 알았지

그래서, 그래서, 내가 살아나야 할 이유가 된 그대는 차츰

내가 살아갈 미래와 교대되었고

이제는 세월이라고 불러도 될 기간을 우리는 함께 통과했지

살았다는 말이 온갖 경력의 주름을 늘리는 일이듯

세월은 넥타이를 여며주는 그대 손끝에 역력하지

이제 내가 할 일은 아침 머리맡에 떨어진 그대 머리카락을

침 묻힌 손으로 집어내는 일이 아니라

그대와 더불어, 최선을 다해 늙는 일일 것이야

우리가 그렇게 잘 늙은 다음

힘 없는 소리로, 임자, 우리 괜찮았지?

라고 말할 수 있을 때, 그때나 가서

그대를 사랑한다는 말은 그때나 가서

할 수 있는 말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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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부끄러워 감추고만 싶은 말. 한 번도 발설되지 않은 말들은 수신인을 잃은 채 떠돈다.


"그대와 더불어, 최선을 다해 늙는 일일 것이야

우리가 그렇게 잘 늙은 다음

힘없는 소리로, 임자, 우리 괜찮았지?

라고 말할 수 있을 때, 그때나 가서

그대를 사랑한다는 말은 그때나 가서

할 수 있는 말일 거야 "


말할 수 있는 날이 오기나 할까? 너무 늦어서, 혹은 너무 일러서 엇박자로만 얽힐 운명은 아닐까? 비오는 날 아침, 이 한 마디가 하고 싶다.


"무렴하다, 이놈아!"


이건 순전히 줄창 그칠 줄 모르는 빗줄기에게 하는 말이다.



You don't know what love is

당신은 사랑이 무언지 몰라요

 

Until you've learned the meaning of the blues

블루스의 의미를 알고 나서야

 

Until you've loved a love you've had to lose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나서야 비로소

 

You don't know what love is

사랑이 뭔지를 알게 되지요.

 

You don't know  how lips hurt

당신은 입술의 아픔을 몰라요.

 

Until you've kissed and had to pay the cost

입맞춤 후에 그 대가를 지불하고 나서야

 

Until you've flipped your heart and you have lost

심장이 요동을 겪고 방황하고 나서야 비로소

 

You don't  know what love is

당신은 사랑이 뭔지를 알게 되지요.

 

 

Do you know how a lost heart fears the thought of reminiscing

상실감으로 회상에 잠기는 것을 얼마나 두려워 하는지

 

And how lips that taste of tears

눈물을 맛본 입술이

 

Lose their taste for kissing

어떻게 입맞춤의 느낌을 잃게 되는지 당신은 아나요

 

You don't know how hearts burn for love that can not live yet never dies

살아있는 동안 결코 잊지 못하는 사랑때문에 얼마나 심장이 타는지를 당신은 아나요

 

Until  you've faced each dawn with sleepless eyes you don't know what love is

잠 못 든 눈으로 매일의 새벽을 맞이하고서야 비로소 당신은 사랑이 뭔지 알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