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존재만으로도 상처받는 사람이 생겨”
스즈는 덤덤한 표정을 지으려 애쓰며 말했다.
“난 3형제 중 막내야. 집에선 계속 여자아이를 원했지만 결국은 또 남자애였지. 아버지도 엄마도 엄청 실망하셨어. 그래서 내 사진이 제일 적어. 나만……”
무색한 듯 얼굴이 흐려지던 후타가 스즈를 바라보며 말했다.
조그마한 바닷가 마을 카마쿠라에 살고 있는 ‘사치’, ‘요시노’, ‘치카’는 15년 전 집을 떠난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장례식장으로 향한다. 아버지에 대한 미움도, 추억도 어느덧 희미해졌지만 홀로 남겨진 이복 여동생 ‘스즈’에게만은 왠지 마음이 쓰인다.
“스즈, 우리랑 같이 살래? 넷이서…”
이제 사치의 어린 시절이 투영 된 듯한 스즈와 아버지의 외도로 버려진 세 자매, 사치, 요시노와 치카는 사치의 외할머니가 물려준 2층집에서 함께 살게 된다. 사치와 스즈를 중심으로 요시노, 치카. 사치의 어머니와 이모할머니, 식당 집 주인인 니노미야등 주로 여자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는 펼쳐진다. 영화 속 인물들은 각자의 내면에 아픔을 간직한 채 밝게 살아간다.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아름답고 환상적인 영상미를 완성하기까지 미키야 다키모토 촬영 감독의 활약이 돋보인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원작 ‘바닷마을 다이어리’를 읽은 후 자신이 느꼈던 사계절의 다채로운 변화를 영상으로 잘 표현해내고 싶었다. 그는 시간의 흐름을 정확하게 나타내 네 자매는 물론 카마쿠라 사람들의 성장과 변화 역시 완벽하게 담아내고자 했는데 이유는 “매일 소소한 일상들의 변화에 따라 바닷가 마을에 빛이 비치는 방식 또한 달라지는 것이 매우 매력적이라고 생각” 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촬영감독은 자신의 스타일을 십분 발휘하며 사계절마다 달라지는 색채의 변화를 부드럽게 표현하는 것을 컨셉으로 카마쿠라 고유의 빛을 고스란히 화면에 담아냈다. 또한 일상의 모든 것들은 음영을 가진다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가치관을 반영, 캐릭터 간의 구도부터 작은 소품의 배치까지 디테일하게 화면에 담아 결국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아름다운 영상미를 탄생시켰다. 아름답게 반짝이는 여름날의 바닷가, 고운 빛깔의 낙엽, 비에 젖은 수국 등 카마쿠라의 사계절은 네 자매의 따뜻한 일상 속 감동 스토리와 어루어져 보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요시다 아키미의 만화가 원작 - 다음영화>
오랜만에 인간 심리의 복잡함을 감정적 강요 없이 펼쳐내는 영화를 보았다. 배우들은 하나 같이 맑은 얼굴을 가졌으나 내면 깊숙이 간직되어 있는 영화 속 인물들의 고통을 숨기지 않고 각자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그려낸다. 영화를 보는 내내 촬영지인 카마쿠라의 배경들이 군산, 이곳, 저곳에 오버랩되었다. 영화를 보고 난 이후에도 주인공들의 표정과 카마쿠라 곳곳의 모습들이 잊혀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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