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는 L.A.라는 도시의 낮 시간대의 평화가 내려앉은 일상성과 아름다운 야경을 품은 빌딩 숲을 배회한다. 불루 톤의 빛과 제임스 뉴튼 하워드의 음악으로 한껏 우울할지 모르는 화려한 배경 속으로 주인공들을 끌어들인다.
평범한 L.A.의 택시 운전사 맥스 (제이미 폭스 분)는 돈을 모아 리무진 렌탈업을 하겠다는 소박한 꿈을 갖고 살고 있다. 어느 날 밤, 자신의 택시에 탄 여변호사 애니와 마음이 통하는 대화를 나눈 그는 다음 손님으로 타지에서 온 승객 빈센트(톰 크루즈 분)를 자신의 택시에 태우게 된다.
빈센트는 하룻밤동안 다섯 군데를 들러 볼일을 보고 새벽 6시까지 공항에 가야 한다며 택시를 전세 내자고 한다. 두 사람은 계약을 맺고, 맥스는 하룻밤 동안 빈센트의 여정에 동행하게 된다.
그러나 맥스는 곧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빈센트가 말한 다섯 가지의 볼일이란 바로 사람들을 죽이는 살인청부 일이었던 것. 빈센트는 마약조직에 불리한 증언을 한 증인들과 담당 검사를 살해하기위해 L.A.에 온 청부업자였던 것이다.
“르완다에서는 하루에 3만 명이 죽어. 내가 여기서 몇 사람을 죽인들 당신이 왜 새삼 호들갑이야.”
맥스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몸부림치지만 그럴수록 더 깊숙이 개입하게 되는데...
“언젠가는 꿈이 이뤄질 것이라고?
어느 날 밤 깨보면 착각이었단 걸 깨닫겠지.
절대 실현 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렇겠지.
어차피 할 생각도 없었거든.
그냥 추억에 묻어두고 소파에 멍하니 앉아서 남은 평생 티비 연속극이나 보면서 살겠지.
내게 살인에 관해 떠들지마.”
빈센트를 태운 맥스의 택시 앞에 도시와 어울리지 않는 코요테 두 마리가 맥스와 빈센트를 한 번 스윽 쳐다보고 유유히 지나친다. 이 순간에 멈춘 택시 안, 빈센트는 지나치는 코요태를 넋이 나간 표정으로 바라본다.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버린 홀로 남겨진 존재. 흐릿한 경계 속을 떠도는, 카메라는 빈센트의 얼굴을 순간 순간 일그러뜨린다. 냉철한 킬러와 경계가 불분명한 빈센트의 이중적인 모습은 감상자의 시선을 붙든다.
“우리는 수백만 은하계와 수 천만 개의 별들 안에 아주 작은 먼지일 뿐이야.”
다음 날이 되어도 세상은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텅 빈 열차는 한 남자의 시신을 싣고 어둠 속으로 사라진다. 액션영화에 대해 그다지 흥미가 없었지만 콜래트럴이란 영화는 액션보다는 심리묘사가 돋보였던 작품이었다.
“LA 지하철에서 한 남자가 죽으면, 누가 알기나 해줄까?”
맥스와 애니를 쫓는 빈센트의 추격 장면이 끝나는 순간 안도감이 찾아왔지만, 잠자 듯 죽은 채로 L.A.지하철에 앉아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빈센트를 비추는 마지막 장면, 가슴이 먹먹해져 시선을 멈출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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