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와인은 ‘어렵다’ 생각되어 와인코너에서 무엇을
골라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것이 사실이다. 초보자의 눈높이에 맞춰 소주, 맥주처럼 편안하게 와인 즐기는 법을 소개한다.
취향에 맞는 와인부터 차근차근 즐긴다
트렌드의 중심지 가로수길에 이름부터 재미있는 와인바 ‘코르크 포 터틀(Cork for turtle)’을 운영하고 있는 유영지 사장. 여느 와인바처럼 복잡한 와인리스트를 보고 고르는 것이 아니라 진열된 와인 중에서 ‘끌리는’ 와인을 직접 골라 마시게 꾸민 것은 그녀 역시 편하게 와인 마시기를 좋아하는 와인 마니아기 때문이다.
미국 유학생활 중에 처음으로 와인을 마셔보게 되었는데, 술이라 생각하고 마신 액체에서 ‘고소한 우유 맛’이 느껴진다는 색다른 경험을 하면서 와인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처음에는 그저 라벨 디자인이 예쁜 것을 골라 마시다가, 해외 출장이 많은 직장을 다니면서 식사할 때, 디저트를 먹을 때 자연스럽게 와인을 한 잔씩 곁들이면서 그녀만의 와인 리스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가장 좋아하는 와인은 프랑스 브루고뉴 와인이에요. 레드 와인 품종인 피노 누아, 화이트 와인 품종인 샤도네이가 많이 생산되는 지역인데 같은 포도 품종이라도 토양, 기후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이 난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싱그러운 꽃잎향, 미네랄향이 나는 샤도네이는 비가 시원하게 오는날 즐겨 마시는데 와인을 처음 접하는 분도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상쾌한 맛과 향이 일품이죠.”
요즘은 마트에서도 쉽게 와인을 구입할 수 있는데, 비싼 와인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것이 그녀의 생각. 처음 와인을 고른다면 레드 와인에서는 부드럽고 단맛이 나는 메를로, 화이트 와인에서는 달고 시큼한 무스카테, 복숭아 향이 나는 리슬링, 향긋한 꽃향이 나는 샤도네이 품종이 무난하다. 입맛에 맛는 포도 품종을 정한 다음 다양한 종류를 마시다 보면 생산년도와 생산 국가별 맛과 향의 차이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고 조언한다. |
|
 |
와인을 즐길 때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
와인 글라스 선택법
무겁고 떫은맛이 나는 레드 와인은 입구가 넓은 글라스, 상큼한 향이 나는 화이트 와인은 약간 좁은 글라스, 산뜻한 기포가 올라오고 달콤한 맛이 나는 스파클링 와인(샴페인)은 좁고 긴 글라스에 마셔야 제 맛이 난다.
디캔팅, 할까 말까?
와인을 주제로 한 만화 <신의 물방울>을 보면 주인공이 와인병을 높이 들고 투명한 호리병 같은 것에 쏟아 붓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런 과정을 ‘디캔팅’이라고 하는데 이때 사용하는 투명하고 바닥이 넓은 병을 ‘디캔터’라 부른다. 디캔팅은 어린 와인은 맛과 향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고, 15년 이상 오래 숙성된 와인은 침전물을 가라앉혀 와인의 맛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올려준다.
와인 맛을 더해주는 안주
복잡한 안주 없이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것이 와인의 매력이다. 마트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는 치즈, 신선한 과일, 짭짤한 견과류가 잘 어울린다. 레몬즙을 살짝 뿌린 굴, 훈제연어는 산뜻한 맛의 샤블리 화이트 와인과, 간장맛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갈비찜, 불고기는 묵직한 보르도산 생떼밀리옹 레드 와인과 궁합이 잘 맞다.

mania's recipe
1 스파클링 와인에는 껍질 벗긴 배를 얇게 저며 썬 것에 꿀, 메이플 시럽을 뿌린 다음 말린 과일, 견과류를 올린 것을 곁들인다.
2 화이트 와인에는 담백하게 부친 호박전이 잘 어울리는데, 애호박을 곱게 채썬 다음 밀가루로 반죽해 올리브 오일을 조금 두른 팬에 얇고 바삭하게 부쳐 새콤한 식초간장을 곁들여 낸다.
|
|
최상의 와인 맛을 위한
올바른 보관법 |
와인은 빛과 온도에 따라 민감하게 변한다. 같은 와인이라도 디캔팅을 했는지, 코르크를 딴 후 몇 번째 잔인지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값비싼 와인이라도 제대로 보관하지 않으면 식초처럼 변할 수 있다. 와인은 빛이 통하지 않는 12~14°C의 서늘한 공간에 보관하는 것이 좋다. 세워서 보관하면 코르크 마개가 말라 수축하면서 대량의 공기가 유입되어 와인이 산화되므로 코르크 마개가 항상 와인에 젖어 있도록 뉘어서 보관한다. 냄새에도 민감하므로 와인을 보관한 곳은 환기를 잘 하여 냄새가 배지 않게 한다. |
|
먹다 남은 화인, 이렇게 활용하세요 |
와인이 남았을 때는 스테이크를 재거나 해산물이 들어가는 파스타를 만들 때 잡냄새를 없애는 용도로 사용하면 된다. 반병 이상 남았다면 와인식초나 와인셔벗을 만들어 향신료와 디저트 메뉴로 활용한다. 소독한 유리병의 물기를 닦고 물과 레드와인은 1:2 비율로 섞어 병의 반 정도만 채운 다음 입구를 거즈로 덮어 따뜻한 곳에서 두 달 정도 발효시키면 된다. 완성된 와인식초는 체에 걸러 다른 병에 담아 냉장보관해 사용하는데 샐러드의 풍미를 더하거나 올리브오일과 섞어 빵을 찍어먹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와인셔벗은 바비큐 파티처럼 기름진 음식을 먹었을 때 후식으로 잘 어울리는 메뉴. 냄비에 물을 붓고 젤라틴 가루를 넣어 녹인 후에 끓여서 설탕을 넣고 섞어 식힌 다음 레드 와인과 레몬즙을 붓고 얼린다. 셔벗이 적당히 굳으면 수저로 긁어 그릇에 담아낸다. |
새우화인트와인허브볶음▶
칵테일새우는 소금물에 헹궈 건진 다음 잘게 뜯은 로즈마리, 소금, 후춧가루를 넣어 버무려 잠시 둔다. 팬에 올리브오일을 두르고 다진 마늘, 채썬 대파와 양파를 넣어 볶다가 양파가 나른해지면 칵테일새우를 넣고 화이트와인을 부어 조리듯이 볶아 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