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밤은 참으로 뽀듯한 밤이었슴다.
일 주일 전에 흘린 약속에 따라 그녀가 드뎌 왔었지요.
요즈음
자신의 꿈의 세계에 빠져 불철주야 색칠에 여념이없는
하여 전화수다마저도 망설여지는,
그런 그녀가 몇 주만에 나타났습죠.
가난한 나를 위해
걸진 야참을 사주시겠다공...ㅎㅎㅎ
사실 쐬주와 막창이 생각나는 밤이었지만
첫눈오는 날의 이벤트를 위해 잠시 보류하고
가랑비오는 해변을 드라이브 하렁...ㅋㅋㅋ
내 인생에 처음으로 수없는 나를 만나게 해 준
강렬한 빛,
아니 음청 내가 혼란스러웠을 때
내 옆에서 내 짜증과 혼란과 막무가내를 참고
함께 울고 싸우고 열나하면서
몇달 간 서로가 무심한 척 그렇게 고개를 돌리기도 했던 그녀,
참 이런 말도 했지요.
세상에 나의 어떤 모습을 들켜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금 함 뽑아보라면 몇 명이나 될까?'
아직도 철들지 않은 고혹의 중년여인들이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내린 결론,
"아, 한 두명쯤. 너하고 **언니"
"난 3명쯤 있나봐.
너하고, 전주에 있는 형제가 아닌 형제같은 아녀자, 글구 내 애인,ㅋㅋㅋ
충분해, 난 글쎄, 간혹 약간의 과장이나 귀여운 거짓말을 흘릴 수도 있지만
너처럼 그들도 나의 본질을 아니깐
아니 내가 어쩜 일방적으로 그렇게 이해하니깐
난 너에게도 그들에게도
어떤 모습의 나를 보여주어도, 아니 들켜도 부끄럽지 않당,"
왠 사랑의 고백?ㅋㅋ
우린 오랫만에 만난 연인처럼 켠켠히 쌓아두고 못다한 말들을 바람맞히며
투명하지만 쎅씨한 웃음을 제켜가며
섬광처럼
그러나 저렇게 자근거리는 가랑비처럼 젖어드는
뭐, 영혼의 맞다음
그런 경계를 드나들며 취했던 밤,
돌아오는 차 속에서 이런 말을 나에게 납깁디다.
"일 년 하고도 반 년 전 쯤엔
네가 꼭 어두운 물속으로 가라앉을 것 같아 참으로 위태위태 했는데
지금의 넌,
네 웃음만큼 그렇게 찬란한 너의 내일이 기다릴 것 같아..."
"그냐, 글쎄 나도 그건 확신혀.
그래 지난 일, 이년은 그랬었지.
죽음의 유혹을 몇 번 넘겼지...
엑셀레이터를 사정없이 밟고 짱, 바닷속으로 돌진하고 싶었던 유혹은 참 달콤하다못해 황홀했고...
어느 날 참말로 한 밤중에 내가 서천 바닷가를 달리고 있을 때도 있었지비.
근데 지금은
나, 미쳤나벼.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강한 생의 신비,
딱히 나아진 것도 없는 나의 일상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전혀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은
강렬한 순간순간의 인지,
그래서 때론 약간 불안하기도 할 만큼
지금의 내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나의 추락의 속도와 높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가끔씩 있기도 하지만
암튼 지금의 나를 맘껏 즐기고 싶으이..."
"그래, 최근에 너하고 전화통화를 하면서
네 웃음소리로 부터 느낀 건데
네가 빵 터져버릴 것 같은 위태로움도 있지만
나도 네 그런 모습에
동화되고 싶을 만큼
너를 맛보고 있지.
마치 네가 말야,
새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고
한 마리 나비 같아.
하늘 하늘 펄렁 펄렁
무심한 듯
그러나 세상이 모두 네꺼인 듯
그렇게 홀로 취한
나비말야..."
"와, 글까. 나 나비할까?"
"가시네, 너 연애 때문인겨,
네 인체의 모든 사랑 호르몬이 마구마구 배출되며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거란 말여."
"글쎄, 꼭 그것 때문일까?
난 말여 확실하게 몇 년 전의 내가 더이상 아니야.
내 지난 인생에서의 어느 때 보다도 지금이
이보다 나을 수는 없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랑께...
그리고 내 내일이 보여,
내가 꾸었던 꿈데로 분명히 살 수 있을 것 같은 확신..."
그렇게 나는 힘주어 다시 한 번
꽝꽝꽝 선고를 하고 말았다.
어젯밤부터
나는 그녀가 말한
나비가 되겠다.
애인때문도, 친구때문도, 또 그 누구때문도 아닌
바로 나 자신 때문에
나비가 될 수 밖에 없는
나를 살 수 있을 것 같은...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내 운명을 끌어 안겠다., 뭐 그런 감동...
"몽유병 환자처럼 내 꿈속으로 까질러 나오지 마숑.
오기만 왔다봐라, 강시처럼 만들어 쫒아버릴랑께...
ㅅㄹ 해."
하루를 마감하는 작별 멘트가 자동입력되며
푸르릉 그곳까지 날아가더라.
내 애인이 계실 듯한 시간, 공간까징...
모른다.
아니 모른는체 하지만
진정 모르는 것은 아니다.
"지랄 혀요.
잠이나 퍼자숑."
그의 말들을 쓸어 담으며
꿈마실을 다녀왔다...
어젯 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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