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제 13 탄 나, 熱愛 중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11. 15.

어젯 밤은 참으로 뽀듯한 밤이었슴다.

일 주일 전에 흘린 약속에 따라 그녀가 드뎌 왔었지요.

요즈음

자신의 꿈의 세계에 빠져 불철주야 색칠에 여념이없는

하여 전화수다마저도 망설여지는,

그런 그녀가 몇 주만에 나타났습죠.

 

가난한 나를 위해

걸진 야참을 사주시겠다공...ㅎㅎㅎ

사실 쐬주와 막창이 생각나는 밤이었지만

첫눈오는 날의 이벤트를 위해 잠시 보류하고

가랑비오는 해변을 드라이브 하렁...ㅋㅋㅋ

 

내 인생에 처음으로 수없는 나를 만나게 해 준

 

강렬한  빛,

아니 음청 내가 혼란스러웠을 때

내 옆에서 내 짜증과 혼란과 막무가내를 참고

함께 울고 싸우고 열나하면서

몇달 간 서로가 무심한 척 그렇게 고개를 돌리기도 했던 그녀,

 

참 이런 말도 했지요.

세상에 나의 어떤 모습을 들켜도 부끄럽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지금 함 뽑아보라면 몇 명이나 될까?'

 

아직도 철들지 않은 고혹의 중년여인들이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내린 결론,

 

"아, 한 두명쯤. 너하고 **언니"

 

"난 3명쯤  있나봐.

너하고, 전주에 있는 형제가 아닌 형제같은 아녀자, 글구 내 애인,ㅋㅋㅋ

충분해, 난 글쎄, 간혹 약간의 과장이나 귀여운 거짓말을 흘릴 수도 있지만

너처럼 그들도 나의 본질을 아니깐

아니 내가 어쩜 일방적으로 그렇게 이해하니깐

난 너에게도 그들에게도

어떤 모습의 나를 보여주어도, 아니 들켜도 부끄럽지 않당,"

 

왠 사랑의 고백?ㅋㅋ

 

우린 오랫만에 만난 연인처럼 켠켠히 쌓아두고 못다한 말들을 바람맞히며

투명하지만 쎅씨한 웃음을 제켜가며

섬광처럼 

그러나 저렇게 자근거리는 가랑비처럼 젖어드는

뭐, 영혼의 맞다음

그런 경계를 드나들며  취했던 밤,

 

돌아오는 차 속에서 이런 말을 나에게 납깁디다.

 

"일 년 하고도 반 년 전 쯤엔

네가 꼭 어두운 물속으로 가라앉을 것 같아 참으로 위태위태 했는데

지금의 넌,

네 웃음만큼 그렇게 찬란한 너의 내일이 기다릴 것 같아..."

 

"그냐, 글쎄 나도 그건 확신혀.

그래 지난 일, 이년은 그랬었지.

 죽음의 유혹을 몇 번 넘겼지...

엑셀레이터를 사정없이 밟고 짱, 바닷속으로 돌진하고 싶었던 유혹은 참 달콤하다못해 황홀했고...

어느 날 참말로 한 밤중에 내가 서천 바닷가를 달리고 있을 때도 있었지비.

근데 지금은

나, 미쳤나벼.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강한 생의 신비,

딱히 나아진 것도 없는 나의 일상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전혀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은

강렬한 순간순간의 인지,

그래서 때론 약간 불안하기도 할 만큼

지금의 내가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

나의 추락의 속도와 높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가끔씩 있기도 하지만

암튼 지금의 나를 맘껏 즐기고 싶으이..."

 

"그래, 최근에 너하고 전화통화를 하면서

네 웃음소리로 부터 느낀 건데

네가 빵 터져버릴 것 같은 위태로움도 있지만

나도 네 그런 모습에

동화되고 싶을 만큼

너를 맛보고 있지.

마치 네가 말야,

새도 아니고 바람도 아니고

한 마리 나비 같아.

하늘 하늘 펄렁 펄렁

무심한 듯

그러나 세상이 모두 네꺼인 듯

그렇게 홀로 취한

나비말야..."

 

"와, 글까. 나 나비할까?"

 

"가시네, 너 연애 때문인겨,

네 인체의 모든 사랑 호르몬이 마구마구 배출되며 화학작용을 일으키는 거란 말여."

 

"글쎄, 꼭 그것 때문일까?

난 말여 확실하게 몇 년 전의 내가 더이상 아니야.

내 지난 인생에서의 어느 때 보다도 지금이

이보다 나을 수는 없을 거야라는 생각이 들 정도랑께...

그리고 내 내일이 보여,

내가 꾸었던 꿈데로 분명히 살 수 있을 것 같은 확신..."

 

그렇게 나는 힘주어 다시 한 번

꽝꽝꽝  선고를 하고 말았다.

 

어젯밤부터

나는 그녀가 말한

나비가 되겠다.

애인때문도, 친구때문도, 또 그 누구때문도 아닌

바로 나 자신 때문에

나비가 될 수 밖에 없는

나를 살 수 있을 것 같은...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내 운명을 끌어 안겠다., 뭐 그런 감동...

 

 

"몽유병 환자처럼 내 꿈속으로 까질러 나오지 마숑.

오기만 왔다봐라, 강시처럼 만들어 쫒아버릴랑께...

ㅅㄹ 해."

 

하루를 마감하는 작별 멘트가 자동입력되며

푸르릉 그곳까지 날아가더라. 

내 애인이 계실 듯한 시간, 공간까징...

 

모른다.

아니 모른는체 하지만

진정 모르는 것은 아니다.

 

헐

 

"지랄 혀요.

 

잠이나 퍼자숑."

 

그의 말들을   쓸어 담으며

꿈마실을 다녀왔다...

어젯 밤엔...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15 탄 나, 熱愛 중  (0) 2012.11.16
제 14 탄 나, 熱愛 중  (0) 2012.11.16
제 12 탄 나, 熱愛 중  (0) 2012.11.14
제 11 탄 나, 熱愛 중  (0) 2012.11.13
제 10 탄 나, 熱愛 중  (0) 2012.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