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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제 10 탄 나, 熱愛 중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11. 13.

 

어제는 오랫만에 조신하게 앉아 삼류 썰을 2시간 가까이나 풀고 있었는데

 

엉엉

 

그만 사진까지 등록을 끝낸 글들이 한꺼번에 몽땅 날아갔지요.

보통은 자동 저장 되던데

어제는 어쩐 일인지  그것마저도 안돼,

허탈 했지요.

나름 컴퓨터 전문가들에게 물어 봤지만...흑흑!!!

그래서 생각에 생각을 더듬으며 다시 재생을 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가, 잡지를 보다가, 셔핑을 하다가

나름 글씨앗들을 만나면 저장하는 버릇이 있는데

어제 그놈들을 뒤적 거리다 대어를 만났지요.

 

 

"그리움의 본질은 온기의 결여였다."

 

마치 낚시꾼이 낚싯줄의 손맛에 도취되듯

나도 이놈의 손맛에 도취되어 一筆揮之

참으로 기분좋은 순간이었는데...ㅋㅋㅋ

 

정말 그리움의 본질은 온기의 결여였나?

한 참을 생각을 했지요.

 

내가 이렇게 순간 순간 누군가를 향한

깊은 그리움에 매혹되어

하루하루를  뜨겁게 뜨겁게 살아가고 있는데

이것이 참말로 내 안의 온기의 결여에서 비롯되었을까?

 

 

아주 꼬맹이였을 때 였지.

워낙 잘 울어서 울보라는 별명을 듣던 여자아이 하나,

동네이웃 엄마들은 그 아이를 놀려대는 재미에 푹 빠졌다드라.

 

"미숙아, 넌 다리밑에서 지금의 엄마가 주워왔단다.

네 친엄마가 팔마재 다리 밑에 너를 버리고 간걸,

네 지금의 엄마가 주워왔는데 너, 그거 모르지롱."

 

그럴 때 마다 눈물 범벅, 급기야 통곡을 하던 계집아이의 꼴에 재미가 들린 나머지

그 아이의 마음에 어떤 비수가 꽂히고 있었었는지, 아마도 그들은 짐작도 못했겠지...ㅋㅋㅋ

 

이런 아이 였기에

같은 엄마의 또 다른 딸이

쫄쫄쫄 엄마의 치마폭에 감기려고 안달하는 모습을

무심히 건너다보기만 하던,

한 번이라도 안을라 치면

맘은 반대면서 손사래를 치고 도망치던 계집아이의 마음 속에 도대체 무슨 생각들이  웅크리고 있었을까?

 

고봉으로 담긴 하얀 쌀밥이

깨끗이 비워지고 

피로한 저녁밥 수저들이 상위에 내동뎅이 쳐지자 마자

설겆이를 하는 둥 마는 둥

꽃무늬 몸빼바지에 시뻘건 루즈를 바르고

하늘하늘 양춤 배우러 가는 엄마의 뒷모습이

부끄러워, 치욕스럽기 까지 하여

"우리 엄마는 분명아니야 아니야."  뇌까리던...

 

하이톤의 날카로운 엄마의 목소리가 담장을 넘을 때

머리가 하애지고 가슴이 쪼그라져

"우리 친엄마가 아니래, 우리 친엄마가 아닐거야."

현실과 비현실 사이의 어정쩡한 단계에서 눈물 짓던 ...

 

그 아이는,

분명  세상 어딘가에

 고상하고 따뜻하고 아름답기만 했을 친엄마에 대한 그리움에

저 고개너머, 저 구름너머 딴 세상에 대한 꿈을 꾸게 했었다는 전설...

 

그러던 그 계집아이가

어느 날 한 참이나 지난 어느 날

한 사내를 만났는데...

 

"처음으로 그 사내의 등짝에  딱 달라붙어 절대로 절대로 떨어지고 싶지 않은

풍뎅이가 되고 싶었다."라는 썰을 풀어내는 여자가 되었다더라.

 

"저 있잖아요.  가시는 곳은 어디든지

따라다니면 안되겠어요?

화장실까지도 쫄쫄쫄 따라다니고 싶어요."

 

이 무슨 해괴망측한 망발, 망심이란 말여?ㅋㅋㅋ

 

이런 모든 사태들이 바로

그리움,

온기의 결여에서 비롯된 그리움이란 말여?

 

왜 나는 이렇게 그윽한 중년의 여자가 될 때까지

내 긴 그리움의 본질이

온기의 결여에서 왔다는 것을

단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을까?

 

참말로

그리움이란 것이 결여된 온기의 결정판이란 말인가?

 

묻고 또 묻고...

 

아, 그랬구나...

내가 시린 저녁을 보내고

아린 새벽을 맞이하는 이 모든 작금의 사태들이

그대를 향한 이 치명적이며 매혹적인

급기야

"난 이제 그만 하고 싶어요. 두 손 두 발 다들었어요."라고

보내지 말았어야 할 긴 편지를 썼으면서도

여전히 헤까닥하여,

 

"그리움의 본질은 온기의 결여였다네요.

알았어요, 몰랐어요?"

 

알고도 모른척 무심함으로 일관하는  

그 어떤 넘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다니...ㅋㅋㅋ

 

"이것이 그대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이기를 바라며..."라고 쓴 제목의 편지,

 발송과 취소를 수없이 반복하며 보낸 편지가

아직도 "읽지 않음"모드를 고수하는 것에

수신 확인을 하루에도 수십 번 들락거리며

스스로 쪼잔한 상채기를 수없이 긁어대는 내가 

참으로 연민스러운 이 새벽,

 

어쩌자고  Rod Mackuen님은

이런 노래를 읊조리고 계실까요?

 

 

 

If You Go Away

Rod Mckuen
If you go away on this summer day
Then you might as well take the sun away
All the birds that flew in the summer sky
When our love was new
and our hearts were high
When the day was young,
and the night was long
And the moon stood still for
the nightbird"s song
If you go away, if you go away,
if you go away

But if you stay, I"ll make you a day

Like no day has been or will be again
We"ll sail the sun, we"ll ride on the rain
We"ll talk to the trees and worship the wind
Then if you go, I"ll understand
Leave me just enough love to fill up my hand
If you go away, if you go away, if you go away
If you go away, as I know you will
You must tell the world to stop turning "til
You return again, if you ever do
For what good is love without loving you?
Can I tell you now, as you turn to go

I"ll be dying slowly "til the next hello?

If you go away, if you go away,
if you go away
But if you stay, I"ll make you a night
Like no night has been or will be again
I"ll sail on your smile, I"ll ride on your touch
I"ll talk to your eyes that I love so much
But if you go, go! I won"t cry
Though the good is gone from
the word goodbye
If you go away, if you go away,
if you go away
If you go away, as I know you must
There"ll be nothing left in the world to trust
Just an empty room, full of empty space
Like the empty look I see on your face
I"d have been the shadow of your shadow
If I thought it might have
kept me by your side
If you go away, if you go away,
if you go away
 
당신이 이 여름날 가시겠다면
태양을 가져가신 거나 마찬가지예요
여름 하늘 날던 새들이랑 함께요
우리 사랑 신선하고 우리 가슴 뛰었을 때
낮은 한참 짧고 밤은 한참 길어

달님이 고즈넉이 밤의 새 노래 들었을 때

당신이 가시겠다면, 당신이 가시겠다면,
당신이 가시겠다면
하지만 가지 않으시면 멋진 낮
만들어 드릴께요
여태 한번도 없었고 앞으로
다신 없을 그런 낮을
태양을 타고 항해할 거예요,
비를 타고 달릴 거예요
나무에게 말을 걸고 바람에 경배할 거예요
하지만 그래도 가신다면 이해하겠어요
그저 제 손에 담을 만한 한줌
사랑만 남겨주세요
당신이 가시겠다면, 당신이 가시겠다면,
당신이 가시겠다면
당신이 가시겠다면,
가실 줄은 알지만
세상에 말하세요, 행여나 돌아오신다면
당신이 오실 때까지 세상이 돌지 말도록
오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사랑이 무슨 소용이에요
당신이 돌아서 가니 이제 말할 수 있을까요
다음에 만날 때까지 난 천천히
죽어갈 거라고요
당신이 가시겠다면, 당신이 가시겠다면,
당신이 가시겠다면
하지만 가지 않으신다면 멋진
밤 드리겠어요
여태 한번도 없었고 앞으로 다신 없을 밤을
당신 미소를 타고 항해할 거예요,
당신 손길을 타고 달릴 거예요
당신 두 눈에 말할 테예요,
당신을 죽도록 사랑한다고
하지만 가시겠다면 가세요, 울지 않을게요
하지만 작별할 때 잘 가시란 말은 않겠어요
당신이 가시겠다면, 당신이 가시겠다면,
당신이 가시겠다면
당신이 가시겠다면, 가야 하실 줄은 알지만
이 세상엔 믿을 게 아무 것도 남지 않아요
그저 허허로움 가득 찬 텅 빈 방밖에는
당신 얼굴에 떠오른 허허로운 표정처럼요
전 당신 그림자의 그림자라도 되었을 거예요
당신을 제 곁에 붙들어 둘 수만 있었다면
당신이 가시겠다면, 당신이 가시겠다면

 

 

 

 

 

 

당신이 가시겠다면

당신이 굳이 그렇게 가시겠다면

저는 아니 잡겠습니다.

 

눈물도 흘리지 않고

작별인사도 하지 않고

무심한 듯 그렇게

서쪽 하늘만 바라보겠습니다.

 

 

아니 생각해본게

오신적도 없는 님을 수십번 보내고

보낸 님을  또 수십번

보내지 않았구나, 나는...

 

 

 

뭐 사는 일이 늘 그렇게 역설입니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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