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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제 11 탄 나, 熱愛 중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11. 13.

내 애인은 엿장수

관객없는 엿을 판다

 

내 애인은 욕쟁이

수 틀리면 욕을 한다

 

내 애인은 방귀쟁이

이쁜 것들 앞에서는 일부러 방귀를 뀐다

 

내 애인은 엄살쟁이

손가락에 피가 나면 운다

 

내 애인은 바람둥이

하루도 바람잘날 없는 가슴이 되어 꽃을 딴다

 

내 애인은 꼭두각시

세상을 향해 맘에 없는 웃음을 흘린다.

 

내 애인은 겁쟁이

속으로 쫄아드는 가슴땜시 언제나 큰소리를 친다

 

내 애인은 수다쟁이

빨간등 아래서 노래를 부른다

 

내 애인은 허겁쟁이

맨날 배고파 침을 흘린다

 

 

내 애인은 때꼽쟁이

바라만 보는 애인에게 밥 한끼 안 사준다

 

내 애인은 이 모든 쪼다다

 

하여도 참으로 예쁘기만 한 것은

그가 내 애인인 까닭이다

 

 

라고 편지를 쓴다.

 

그가 내 노래에 답을 한다

 

 

내 애인은 뚱순이다

뒤뚱 뒤뚱 떡볶이를 나른다

 

내 애인은 변덕쟁이이다

하루도 열두 번씩 쫑이다 지랄을 떤다

 

내 애인은 왕짜증 수다쟁이이다

바람분다 비가온다 하루에 열 두번씩 소리친다

 

내 애인은 철부지이다

밥도 나오지 않는 썰을 풀고 노상 헛 것들을 찍어댄다

 

내 애인은 암컷이다

요상한 웃음을 흘리며 날마다 춤을 춘다

 

내 애인은 푼수, 말똥구리다

또르르 또르르 암것도 아닌 일로 박장대소 눈물 흘린다

 

내 애인은 참 몸쓸 종자이다

싫다고 싫다고 암만 쫒아도 치대기만 한다

 

내 애인은 이 모든 모순이다

 

하여도 참으로 예쁘기만 한 것은

그녀가 내 애인인 까닭이다

 

 

 

자,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며 춤추는 내 모습이 처연하다.

 

우르릉 쾅쾅 번개도 치고 주룩주룩 비는 퍼붓는데

사위는 이를데 없이 적막하고 

오도카니  앉아있는 내 풍경이 참으로 쓸쓸하다

 

그만 파하고 가서 잠이나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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