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탓인지, 혹은 바람때문인지, 아니면 긴 그리움때문인지
여지 없이 또 깨고 마는 새벽,
좀 힘들다.
한달 째 아니 거진 두달 째를 이러고 있는 것 같아
이게 뭔 쪼간인가?
처음에사 도시락 싸느라고 그랬단 치고라도
갱년기 때문인가도 하고...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든 것 같지도 않고...
내사 뭔 쪼간인지 헤아리기도 이젠 지겹다.
그냥 즐기면 되려나?
불을 켜기가 싫어 책을 읽지 못한다.
컴퓨터 빛만을 의지해 나와 만나는 시간.
몽롱한 것도 같고 답답도 하여
베란다 창문을 열어두니
그렇게 기승을 부리던 바람도 좀 잔잔해 지는 듯...
마치 날 깨우기 위해 마지막 힘을 다하고
임무완성을 이룩하고 슬며시 꼬리를 늘어뜨리고 기세를 죽이는
바람님의 얄미운 품새가 웃음다...
책을 읽다가 내가 응용하고 싶은 글이 있으면 컴퓨터에 저장하는 버릇이 있는데 오늘은 이런 글들을 꺼내보았다.
어둠 속에 머물다가 단 한 번뿐이었다고 하더라도 빛에 노출되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평생 그 빛을 잊지 못하리라.
그런 순간에 그들은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존재가 됐으므로.
그 기억만으로 그들은 빛을 향한,
평생에 걸친 여행을 시작한다.
이것도 김연수 것인지... 누구것인지 분명치 않다.
필경 김연수 것이려니...
나도 가끔 사기꾼 기질이 농후하다.
베끼려는 심사를 가졌던 것일까 ?
왜 출처를 표시해 놓지 않았을까잉?
어둠까지야 아니었지만 혼돈의 세계에 갇혀 허우적 거리고 있을 때
뭔가에 홀려
빛의 노출을 경험하고 그 빛을 따라
어수선하고도 서툰 발걸음을 하다보니
어느 날 또다른 나를 만나게 되고
그리고 지금 나는
이전의 세계와는 다른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이 느낌,
어제
세수를 하다가 앞이마에 희뿌연한 새치 몇가닦이 보여 깜짝 놀랐다.
아직까지 염색을 하지 않았는데
세삼 내 나이, 어찌 할 수 없는 세월이 인지된다.
절대로 염색은 안할 겨
그냥 생긴데로 살겨
누가 묻지도 않았는데 그런 결심을 하는 내가 웃습다.
이런 결심 또한
이전의 또 다른 나다.
내 현재를 모다 인정하고 이 현재를 바탕으로 꾸는 꿈,
현실과 이상사이의 갭이 하, 커서
부유하는 삶을 사는 듯한 어지러움에 현기증이 나기만 했었는데...
그래서 현실과 이상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나는 냉철한 현실주의자인 그가 필요했을까?
마치 그에게
내 현실과 이상사이의 균형을 유지해 줄 수 있는
"추"의 역할을 기대했던 것일까?
어느 날 그랬다.
" I want you
I need you
그리고 I love you. "
"뭔 쓰달데기 없는 소리를 하는 겨
팍, 짜부라져 부려랏"
그렇게 농담으로 치부해버리려는 그의 거절이
한참이나 지난 이 시간에도 나는 야속하고 아프기만 할까?
내가 그에 대해 무얼 안다고
그가 나에 대해 무얼 안다고?
참 희한한 일이었을 것이다.
겁나는 일이었을 것이다. 그에게는 분명히...
한 번도 그는 진심으로 나에게 호의적이었던 순간이 없었던 것 같다.
내가 늘 그에게 치대고 뭔가 진심인 도움을 청했을 때 조차도
그는 그냥 그의 도리였기에 , 인간적인 도리였기에 그나마
내 치뎀에 대한 기껍지 않은 응대를 했었구나 어느날 그런 생각에
눈물이 났다.
그리고 절대 다시는 그 어떤 손길도 부탁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살아온 세월들...
공간도 시간도 거리도 멀기만 하다.
마음도 몸도 차갑기만 하다.
난 이렇게 펄펄 아직도 끓어 넘치고 있는데 말이다.
도대체 하느님은 나에게 왜 이런 고통을 주셨을까?
헷가닦 돌아있을때를 지나면
언제나 묻곤 한다.
나에게 궁핍을 알게 하시려고
나에게 나를 더 잘보게 하시려고
나에게 나에 대해 많은 것을 쓰게 하시려고
나에게 소금의 짠 맛을 깨닫게 하시려고
그래서 세상의 소금이 되게 하시려고...
오랜 시간 동안
진지하게 아리게 줄창 이런 생각들을 더듬고 있다.
나에게 단 하나 뿐인
나에게 그 무엇보다도 절실한
나에게 죽을때까지 열망일 것 같은
그 보배를 아니 보내시는 까닭은?
하나님,
제 귀를 열어주시고
제 맘을 펼쳐주시고
제 눈을 뜨게 해 주시용...
나는 또 이 새벽에 간절한 기도를 드린다.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 10 탄 나, 熱愛 중 (0) | 2012.11.13 |
---|---|
제 9 탄 나, 熱愛 중 (0) | 2012.11.12 |
제 7 탄 나, 熱愛 중 (0) | 2012.11.11 |
제 6 탄 나, 熱愛 중 (0) | 2012.11.11 |
살짝이 옵서예... (0) | 2012.1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