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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시레기 같은 내 일상...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4. 12.

어젯 밤 오늘 아침 기분이 별로예요. 딱히 어느 당이면 좋겠다는 생각보단 4년동안 나라(?)위해 일했으니 이젠 다른 당이 좀 자리를 잡고 조금은 다른 정치, 조금은 다른 나라가 되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왕, 실망이예요. 그렇게 저렇게 이 당, 저 당이 번갈아 정치를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알아주고 더 나아가 진심으로 국민을 위한 정치를 했으면 하는 게 제 바램이었거든요. 짜증이 나서 개표방송 보다가 TV 꺼버리고 뒤척뒤척하다 잤는데 그나마 마지막 희망이었던 천호선후보마저...흑흑흑!!! 울고 싶어라.... 정동영후보까지...

 

개인적으로 그분 들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만큼 이재오후보는 많은 일(누굴위해?)을 하셨으면 그만 물러나시고 젊고 참신한 후보가 되었으면 바라고 있었거든요. 노대통령  시절의 대변인  천호선후보님의 젠틀한 행보가 참신해 보였는데 암튼 잘 모르긴 하지만  애석한 분들의 국회진입이 실패해 개인적으로  마음이 무겁답니다.

 

그러나 또  4년을 담당하신 분들에게  제발 부탁이니 당리당략을 쫏기보단 대다수의 국민을 위한, 약한 사람들을 위해 힘을 쏟는 그런 분들이 되었으면 하는 암것도 모르는 시골 아녀자의 부탁이랑께요.

 

울고 싶은 마음으로 오늘 일찍 출근했더니 시간이 널널 하네요. 그나마 어제 손님이 없어서 청소도 건너뛰어도 되고 아침밥을 무얼 먹지... 사실 매일 혼자 먹는 밥이라 먹는 것이 지겹기도 하고, 또 혼자 챙겨먹는게

좀  귀찮기도 하면서 뭐 혼자살것다고 이것 저것 챙겨 먹니? 그런  약간의 부끄러움도 있지요.  근데 살아야하고 그것도 잘 살아야 하니 야채 듬뿍먹고 그렇게 살려하는데...

 

오늘 아침 메뉴는요, 어제 먹다 남은 시레기 된장국과 엄마표 고춧잎장아찌, 그리고 왔따표 시레기된장들깨탕, ㅋㅋㅋ 사실 어제 산 시레기 2000원어치가 좀 많았거든요. 뭐든지 한번 이거다 싶으면 줄창 그집만 가는 경향이 있어 야채도 주공시장 단골 야채가게라 가끔씩 덤을 많이 주시거든요. 어제도 시레기를 왕창 주셔서 혼자서 이걸 어떻게 처리해 고민했었는데 오늘 들깨를 넣고 어떻게 볶아봐 생각하다가  그렇게 들깨탕까지... 후라이팬에  기름을 한 숫가락 휘리릭 둘르고 시레기 풍덩 쏟고 땍갈나는 당근에 양파까지 뿌려 볶다가 들깨가루 물에 개 쑤^욱 부었답니다요.  맛을 보니 싱거워 간장넣을까 고민하다가 엄마표 된장으로

낙찰봤당께요. 오메 맛있당, 그래서 왔따표 시레기 된장들깨탕 탄생!!! ㅋㅋㅋ

 

제 레시피는 넘 간단해 누구라도 따라할 수 있당께요. 제 생각엔요 음식은 간만 맞으면 뭐든 다 맛있단 생각이거든요. 영양소 어쩌고 저쩌고 머리아픙게 하고 싶은데로 마구 마구 창조성 발휘해 요리하다보면 의외로 색다른 요리의 세계로 진입할 수 있다니깐요.  요리도 창조성과 모험심이 가미되면 나만의 스^^타*일을 구축할 수 있음을 깨달은 나, ㅋㅋㅋ

 

 

 

요로고롬 구수한 아침밥상을 차려 쓱싹 쓱싹 마구마구 비벼 푹푹 한 숟가락 두 숟가락,,,ㅋㅋㅋ

 

 

밥 한 대접 개눈감추듯 그렇게 배 불리 먹었답니당. 이 것으로 오늘 하루 또 버팅겨야징...

 

이렇게 정말 시덥지 않은 혼자 하는 놀이를 하다보니 퍼뜩 "트루먼쇼"라는 영화가 떠오르는 군요.

정말 누가 내 생활을 그렇게 하나하나 엿보는 삶을 산다면 나는 어떤 기분일까? 김아무개여사, 잘난 우리 김아무개군, 혹은 사찰 대상이었던 누구누구... 그 분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요즈음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당께요. 너무 불안하고 두렵지 않았을까?  힐링캠프에서의 김정운교수가 김 아무개군의 심리상태를 지적했을때 넘 가슴아파 울었다니깐요... 세상은 가끔씩  거대한 조직이 되어 개인의 행복과 소소한 일상의 누림조차 불가능하게 만든다면 이런 세상에 과연 몇명이나 올곧은 정신으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나처럼 심장이 쏘그라들데로 쏘그라든 사람에게 견딜 수 없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그런 두려움도 없지 않아 있당께요...

 

다행히 내가 잘나지 않아서, 이렇듯 주방아줌마로서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것이 어쩜 축복일 수도 있겠다 그런 위안이 되는 아침이에요.  오늘 아침엔 이렇게 시레기 된장국 시레기 반찬을 먹으며 시레기 같은 내 인생도 소소한 일상의 기쁨에 젖을 수 있다면 사는 것이 축복이구나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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