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다반사

선거날 아침의 시작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4. 11.

어제는요, 쬐께 바빠 도통 밥먹는 걸 잊었지요. 넘 피곤해 집에 가 씻자마자 픽 쓰러져 잠을 잤지요.

아마 집에 돌아가기전 마신 한 잔의 막걸리 취기 땜시인가 잠을 푹 잤당께요. 오늘 아침 일찍 깨어 전화기를 드니 스마트폰이 울고 있네요. 비가 오면 이렇게 스마트폰이 운다니까요.

 

TV채널 이러 저리 돌리다 때마침 효재님이 출연하는 방송을 보는데 강원도 양구라는 곳에서 촬영한 프로가 있었어요. 시레기 콩죽, 시레기밥이 나오는 데 넘 맛있게 보이드라구요. 에공, 갑자기 배가 고파 후다닥 채비하고 시장엘 갔죠.  말린무우청을 사고 싶었는데 없어서 하는 수 없이 그냥 무우시레기 2000원어치, 두부2모,  부추1000원 어치를 샀답니다.

 

출근길에 투표장에 들러 귀하신 내 한표 행사했죠. 사실 비도 오고 귀찮아 투표할까 말까 망설이다  그래도 이 나라 국민인데...쬐께 부끄럽지 않으려고 한표 던졌는데 ㅎㅎ 기분 짱이었답니다. 부슬부슬 비는 오고 있지만 이른 시간에도 줄을 서고 계신 분들이 참 예뻐보이더군요.

 

글케 하고 가게와 문 활짝 열고 부지런 부지런 청소하고 오늘은 나를 위한 조촐한 조찬을 마련했답니다.

아침밥으로 써야하는데 언어의 사치, 기분의 사치를 누리고 싶어서, 아침밥이 조찬이 되었네요.ㅋㅋㅋ

자, 제 오늘의 아침밥 메뉴좀 보실래용?

 

 

 

봄철 입맛없을때 봄의 양기를 먹기위해 부추에 각종야채와 두부를 넣고 샐러드를 만들었죠. 있잖아요. 이 샐러드 보기에는 쬐께 거시기 하지만 소스가 죽여 준당께요. 태국산 피쉬소스에 라임쥬스, 파인애플국물, 청량고추 송송 썰어 마구마구 휘젖으면 끝인 초 간단 소스지만  되게 담백하고 입맛땅긴다요. 어제 손님상에도 올려 놓았는데 소스 국물까지 다 드셨드라구요.

 

 

글구 이 시레기 된장국, 며칠 전부터 입맛이 없기에 사골을 사서 푹푹 끓여 논 국물에 엄마표 시골된장을 한웅큼 넣고 푹푹 고았죠. 시레기의 청색이 갈색으로 변화도록,,, 아무 양념도 넣지 않았는데 따봉!!! 역시 울 엄마 된장은 죽여줘요.

 

사실 제가 요즈음 울 엄마하고 냉전 중이거든요. 자꾸 뭐 조심해라, 누구조심해라 , 내 나이 오십이 넘었는데 이런 말씀을 하시니, 잔소리로만 여기져 어쩔땐 짜증이 나기도 하고 괜한 소리 해 이상한 소문 내 귀까지 들리게 하고... 에구, 나이 자시면 모다 그런가? 나도 그럴까? 가끔씩 그런 생각도 해요.  그렇지만 엄마는 엄마고 엄마의 진심을 아니까 사는게 든든하기도 해요. 날 위해 엄마만큼 마음 써 주는 사람이 있을까고 이기적인 마음으로 고마워하고 있죠. 오늘은 엄마에게 사놓은 사골이라도 들고 잠시 들를 까 해요.

 

 

오늘의 아침밥이었답니다. 오늘은 투표날이라서 공휴일, 아마 하루종일 손님은 뜸하고 심심할 거 같아요.

우리집 손님들은 주로 가정주부들인데 오늘 같은 날은 가족을 위해 봉사하는 날이잖아요. 이렇게 오물딱 조물딱 나의 하루가 시작되었고 오늘 하루 종일 이런 시덥지 않은 수다피우며 혼자 놀거 같죠.

 

참 어젯밤에 이쁜 여우에게 받은 문자랍니다.

 

 

 

 

책읽다가 내 생각나서 보내준 격려문자에 아직 답장도 못했지만 어젯밤 이 글 읽으며 뜨뜻하게 뎁혀진 마음으로 아마 아침까지 내내 푹 잔거 같아요. 사람사는 일이 뭐 대숩니까?  말 한마디, 따뜻한 미소한쪽, 그렇게 주고 받으며 사는 거죠. 제가 요즈음 몇몇 친구에게 좀 야멸차게 굴고  있거든요. 다정도 병인 내 친구들에게  "나좀, 가만나둬." 나, 참 잘살고 있는데 친구들 눈에 제가 안스럽기만 한가봐요.  제가 혼자서 주방과 홀을 왔다갔다 쭁쭁거리는 모습이 안스러운 그 마음을 알겠는데 참 답답하당께요. 예전의 내가 아니고 지금 충분히 행복하다는 사실을 알렸음에도 불구하고 친구들의 그 마음이 쬐께 거시기 하당께요.

 

암튼 오늘 쬐께 심심혀서 시덥지 않은 수다로 내 하루를 시작했습니당...

모다모다 투표하시고 오늘 푹 쉬시든가 아니면 꽃 구경 가시거든 소식 전해주세요!!!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앙, 탈출하고파...  (0) 2012.04.13
시레기 같은 내 일상...  (0) 2012.04.12
장영희 교수님의 유머  (0) 2012.03.08
이 죽일 놈의 사랑타령 - 2  (0) 2012.03.07
아침 드라마 '위험한 여자'를 보며...  (0) 2012.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