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찍 출근해 잠시 짬이 나길래 장영희 교수님의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넘 웃겨서 오늘 하루 웃을 분량을 다 웃었네요. 옮겨 볼께요.
어떤 여중생이 밤늦게 학원에서 돌아오는 길이었다. 으슥한 골목길을 걸어오면서 불량배들이 나타날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걷는데 아니나 다를까 남학생 셋이 골목 저쪽 끝에서 나타났다.
“야, 일루 와!”
그중 한 명이 여중생에게 소리쳤다. 여중생은 놀라고 당혹한 나머지 “야, 일루 와!”를 “야, 날아와!”로 잘못 알아들었다. 날아오라니, 어떻게...
하지만 무조건 그들의 말에 복종하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생각한 여학생은 책가방을 옆에 내려놓고 학이 춤추듯이 양팔을 흔들며 ‘날아서’ 그 불량배들 쪽으로 갔다. 여학생이 갑자기 너울너울 춤추며 다가오는 모습을 보고 불량배들은 정신 나가 사람인줄 알고 혼비백산해서 도망쳤다는 이야기...
어떤 바보 집에 칼을 든 강도가 들었다. 바보가 자고 있는 방에 들어가 열심히 여기저기를 뒤지는데 바보가 잠에서 깼다.
“강도여유?”
바보가 물었다. 그렇다고 하자 바보는 놀라서 “살려주시우.”라고 말했다. 바보로 정평이 나 있는 고로 강도가 말했다.
“그래, 네가 우리나라 삼국시대의 세 나라를 말하면 살려주겠다.”
강도가 바보의 배에 칼을 갖다대며 말했다.
“배 째시려고 그려?”
바보가 물었다. 강도는 “뭐? 백제 신라 고구려? 맞아. 약속은 약속이니 살려 주지.”라고 말하고 일어나 나갔다는 이야기....
미국에서 총기사건이 한창 발생할 때 어느 교수님은 “제가 대표로 발표할까요?”라는 학생의 말을 “제가 대포로 발포할까요?”로 잘못 알아들어 순간 가슴이 철령한 적이 있다고 한다.
어떤 TV 앵커 왈,
“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를 “실종자, 여러분...”으로 들린다.
장교수님의 오롯하고 학구적인 글들만 접하다가 갑자기 이런 글을 접하고 한참을 웃었다. 내가 워낙 유머 감각이 없고 그래서 남들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데 이런 사람이 나뿐만이 아니구나, ㅎㅎㅎ 이상한 위안을 받는다.
“참, 재미있었습니다. 교수님. 이제 이 아침 축복처럼 꽃비가 내릴 철이 왔습니다. 좀 더 일찍 교수님을 알았더라면 소풍 떠나시기 전 향기 좋은 꽃차라도 한잔 같이 하셨으면 좋으련만... 부디 제가 소풍가는 날 그때 맛있는 음식 많이 해갖고 꼭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날 교수님이 말해주신 아름다운 시 몇 구절도 암송하는 기쁨을 드리겠습니다. 아참, 교수님께서 점선 선생님과도 친분이 깊으셨다죠, ㅎㅎ 점선 쌤은 헤이리에서 전시회하실 때 직접 설명까지 해주시는 친절을 배품 받은 적이 있답니다. 그때 점선 쌤도 같이 ,,,
기다려 집니다. 뵈올날이..."
'일상다반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레기 같은 내 일상... (0) | 2012.04.12 |
---|---|
선거날 아침의 시작 (0) | 2012.04.11 |
이 죽일 놈의 사랑타령 - 2 (0) | 2012.03.07 |
아침 드라마 '위험한 여자'를 보며... (0) | 2012.03.06 |
냅둬, 꼴리는 데로 살게... (0) | 2012.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