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戀書시리즈 - 독후감

戀書 - 5 - 마법 유리병 속의 요정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12. 3. 15.

 

 

 

 

마법 유리병을 열었더니

 

놀랍게도 요정 지니가 튀어나왔어.

 

나는 요정이 내 하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어. 이놈은 악당이야.

 

내 모든 소원을 들어주고

 

내 명령을 따르는 게 아니야.

 

내가 자기의 하인이 돼야 한대.

 

아뿔사, 그건 농담이 아니었어.

 

나는 화요일부터 월요일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땀 흘리고 일하며 컥컥대고 있어.

 

요정이 먹을 콩을 조리하고 요정의 등을 긁어 주고

 

요정이 입었던 냄새나는 속옷을 빨고

 

청소하고 페인트칠을 한다고.

 

이건 정말 내가 바라던 그 마법이 아니야.

 

어떤 마법 유리병을 여느냐에 따라

 

우리 인생의 모든 게 달라지는 것 같아.

 

 

 

 

 

Shel Silverstein의  "마법 유리병 속의 요정 "  라는 동화입니다.

 

언젠가 말했던 둥근 조각, 아낌없이 주는 나무의 작가입니다.

 

 

 

 

 

어제 밤 이 이야기를 읽는 데 혼자서 웃음이 나왔습니다.

 

내 전화기속의 그대의 이름은 지니입니다.

 

 

 

 

 

나는 지니가 나오는 마법유리병을 열었더니 튕겨 나온 지니는 내 주인이 되었습니다. 아니 그는 그 스스로가 주인이 될 마음이 전혀 없지만 마법 유리병을 연 사람은 그에게 주인을 역할을 하라고 등을 떠밀고 있고 달래고 있고 윽박지르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비록 밥을 하고 옷을 빠는 일을 하는 지니의 하인은 아니지만 생각을 하게하고 이야기를 만들게 하고 멀리 생각속의 여행을 하게 만듭니다. 때론 터무니없는 지니의 주어진 역할에 당황스럽고 그래서 인정하기 싫어 이건 정말 내가 바라는 그 마법이 아니야 라고 수없이 외쳐봤지만 여전히 그 마법 유리병을 연 사람은 열지 않고 닫아둔 지니가 없는 세상보다 터무니없이 주어진 역할을 하는 지랄 맞은 지니가 있는 세상이 아직 살만 한가 봅니다. 아니 지니가 없다면 생각도 멈추고 숨도 멈추고 모든 것이 All stop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아마 마법 유리병을 연 사람은 살아야하고, 생각해야하고 또 여행을 해야하므로 지니의 노예가 되더라도 살고, 생각하고, 여행하는 기쁨을 가지기를 원하는 듯합니다.

 

이렇듯 호기심이나 기대심, 혹은 얄궂은 운명때문에  마법 유리병이나, 판도라 상자를 연 주인공은 뜻하지 않은 결과에 당혹하지만 마지막 남은 희망에 그래도 위안을 얻습니다.

 

희망에는 여러가지 색깔이 있습니다. 각자의 기분과 정서 혹은 기대치는 다를 지언정 그 희망이라는 색을 가슴에 품고 있으면 세상을 살 수 있는 에너지를 얻는 듯 합니다.

 

그래서 오늘 내 하루도 지니가 출현한 세상에 대한 희망으로 넘쳐 날 것 입니다.

 

 

 

 

 

판도라 상자

프로메테우스가 신들의 불을 훔쳐 와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주자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는 화가 났다. 그래서 대장장이 헤파이스토스에게 여성을 창조하게 했다. 헤파이스토스가 여성을 만들자 아름다움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이 여성에게 아름다움을 선사 하였고,상업의 신 헤르메스는 남성을 설득하는 데 필요한 기지를 선사했다  천상천하에서 만들지 못할 것이 없는 헤파이스토스는 장신구를  잔뜩 만들어 선사 하였으며,신들의 아버지 제우스는 상자 하나를 선사하면서 어떤 일이 있어도  열어보지 말것을 신신당부 하였다.신들에게 온갖 선물을 다 받고 인간세상으로 내려온 이 여자가 바로 판도라다.즉 판도라라는 말은 '온갖 선물을 다 받은 여자' 라는 뜻이며 제우스가  준 상자가 바로 그 유명한 '판도라 상자'이다.

판도라는 제우스가  선사한 상자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여간 궁금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상자의 뚜껑을 열어서는 안된다는 신들의 아버지 제우스의 당부가 있지 않았던가?  판도라는 여성 특유의 호기심과 제우스의 당부 사이에서 어지간히 갈등하였으리라.  판도라는 궁금증을 견디지 못하고 그 상자의 뚜껑을 열렀다. 판도라가 가진 여성의 호기심이 승리하는 순간인가? 그렇지  않다. 제우스는 자신의 당부가 간곡하면 간곡할수록 판도라의 호기심과 궁금증은 그 만큼 더 커진다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 따라서 뚜껑을 열지 말라는 당부는 사실 어서 빨리 뚜껑을 열어 보라는  재촉과 다를 것이 없었다. 판도라가 상자의 뚜껑을 여는 순간 제우스가 인간에게 내려보내려고 준비해 둔 질병, 가난, 불행 같은 재앙들이 빠져 나오기 시작했다. 판도라는 기겁하여 뚜껑을 닫았다. 하지만 상자에 남은 것은 미쳐 빠져나오지 못한 헛된 희망 하나뿐이었다.

인간이 헛된 희망 하나에 매달려 이세상을 사는 것은 바로 판도라가  이것 하나만을 상자에 가둘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