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제도
인간들이 만든 제도중에서 최고의 정점
그것은 결혼제도 이리라.
가정,
따뜻한 가정
그것이 존재함으로서 인간은 비로소 구제받을 수 있지 않을까?
난 열렬한 결혼 예찬론자이다.
단 자신에게 맞는 상대를 만날 수 있다면이라는 전제하에서 말이다.
결혼으로 가질수 있는 분홍빛 꿈,
설레임 나는 많은 것을 기억한다.
운명같은 만남
억제해도 억제할 수 없었던 본능
자신도 감당할 수 없을 듯 터져나오는 함성
그리고 미칠 것 같은 집착...
오래전에 나 또한 경험했던 그런 순간들..
그사람만 내곁에 있을 수 있다면...
내 삶이 따뜻해질 수 있을 것같고
그 따뜻한 가슴으로 세상의 어떤 풍파에도 끄덕 없을 것 같았던 용기,
바라만 봐도 마구마구 솟아오르던 환희...
그런 느낌들을 다시 가질 수 있다면...
삶의 기쁨이다.
내 살아있음이 감동인 순간들...
난 지금도 꿈을 꾼다.
아마도 그녀의 시작도 그러했을 것이다.
충분히 감동적이고
넘쳐나는 환희 속에서 새출발
제 2의 인생인가?
난 맘껏 축복해줬다.
야릇한 질투감도 배제할 수는 없었지만 정말은 한 없이 부럽기도 했고
진심으로 기뻣다.
그녀가 결혼한 일년쯤 뒤 그녀는 첫아들을 생산했고
곧이어 딸을 연년생으로 낳았다.
그저 그런 일상들을 잠깐씩 잠깐씩 전화 통화로써 나누었고 나도 학원일이다,
또 취미생활하느라 정신이 없었던지라
그녀의 안정된 결혼생활에 대한 100%의 믿음, 한치의 의심도 없이
그렇게 우리는 의례적인 통화만 나눌 수 있었다.
서울에서 전셋집에서 출발한 그녀는
조금 평수가 큰 아파트를 사서 이사했고
애들도 별탈없이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니고 있었던 무렵
어느날 갑자기 그녀는 날 찾아왔었다. 딱 한번.
그때마침 난 새 일을 시작했던 지점이라 내 이야기를 마구마구 퍼대였다.
나도 그때 연애 비스꾸리미 한 짓을 하고 있던차라
온통 내 이야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난 그때 무지 들떠있었고
또 바쁘기도 했었다.
그녀는 약간 수척해진 모습이었고 약간 우울모드였었는데...
물으니 그냥
"사는게 좀 시시해졌어, 애들도 이젠 지들 알아서 살고.
난 밥해주는 아줌마로 전략한 것같아."
그렇게 말끝을 흐렸던걸 기억한다.
내가 너무 바빠하니 그녀는 그녀의 이야길 감히 꺼낼 엄두를 내지 못했으리라.
난 지금도 그때도 내 감정에 너무 충실해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부족하다.
남의 마음을 읽을 줄 잘 모른다.
그냥 그 사람도 내 맘이겠거니 그렇게 살아왔다.
내가 기쁘면 상대도 기쁘고
내가 슬프면 상대도 슬프고
내가 사랑하면 상대도 사랑할 것이고
내가 미워하면 상대도 날 미워할 것이다라는
턱도 않되는 신념으로 사는 위인인기라.
난 그녀에게 그랬다.
결혼한지 10년이 지나고나서야 비로소
전화한통없이 불쑥 나타났던 그녀에게 난 왜그랬을까?
나도 첨으로 연애같은 것을 막 시작했던 때 였고
일도 새로 시작했던 때 였고
그런 내 소식을 듣고 그냥 그녀는 나와 함께 기뻐해주기위해 나타난 줄 알았다.
그래서 난 맘껏 그녀에게 주절주절 내 이야기를 마구마구 퍼 부었었다.
그냥 흘러가는 이야기로
그녀는 간단한 유방수술을 했다했다.
물혹이 잡혀서 아주 간단한 수술이었다고...
그렇게 그녀는 다시 그녀의 스윗홈으로 돌아갔고
나는 나의 바쁜 일상으로 허덕였고
잠시나마 야릇한 연애감정속에 휘말리고 있었다.
심지가 굳었던 그녀였는지 아니면
나에게까지 그녀의 일상을 들키기 싫었었는지...
우린 서로에게 더이상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었는지...
아니다.
그녀와 나는 한 몸 같은 사이였다.
그냥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늘상 너무 가까이 있어
같이있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하는...
아니 솔직히 말하면
적어도 그녀는 인생에 대한 깊은 사색과
인간에 대한 한 없는 애정과
따뜻한 마음을 가졌던 사람이었기에 당연히 당연히 행복해야했다.
나처럼 천방지축 날뛰던 가시내도 제법 그럭저럭 살아가는 세상인데...
난 그녀에게 그런 믿음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너무 잘 살거야.
그녀는 따뜻해.
그녀는 지혜로와...
그것으로 충분해 그렇게 나는 그녀를 품고 있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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