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들이 종종 있게 되는데
주는 사람은 관대함에서 주는 것일지라도
받는 내편에서는 누군가에게 의지한다는 일이
일종의 열등감을 불러 일으킬때가 종종 있더라.
누군가 나에게 베푸는 것이
나 스스로의 힘으로 그것을 이룰 능력이 없음을 확인하는 순간에 찾아오는 부자유스러움...
그러나 내가 나의 관대함으로
가까운 누군가에게 조언이나 지지를 하는 경우
진정한 기쁨 , 나의 존재감을 느끼는 때가 종종 있더라.
어찌 이런 일들이 이율배반적인 것일까?
난 가끔씩 그녀에게 이런 이상한 열등감을 느낄때가 있었다.
그녀가 보여주는 다정함, 나에 대한 끊임없는 신뢰와 지지.
언제나 빚을 지고 있다는 생각이 종종 들 때가 있었다.
굳이 그런 열등감이 필요없을 진데
내가 그녀에게 보여주는 친밀감보다
그녀쪽에서 보여주는 품어주는 용량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난 나 사는 일에 언제나 분주하다.
혼자몸임에도 불구하고
몸도 마음도 항상 어딘가를 향해 끝없이 달리곤 한다.
마치 나라는 존재가 어느 한곳에 머물기라도 하면
결코 내 원하는 지점에 도달할 수 없으리라는 이상한 초조함
인생에 대한 터무니 없는 기대감으로 인해
나는 그 누구도 오래도록 깊이 마음에 품지 못하는 그런 류의 인간이다.
이런 성질탓에 아마 나는 인생의 파랑새를 결코 발견치 못하리라.
그렇게 결론을 짐작할 수 있지만
오늘도 내일도 나는 쉼없이 달리고 걷고 그리고 때론 지치고 피곤할 때
그녀를 찾는다.
오랫만에 피곤한 여행에 지쳐 그녀가 있는 서울까지 내리 달렸다.
거의 1여년 만인가?
그녀가 국수집을 차려
분주한 그녀의 일상과 그녀의 꿈들을 향해 나아가고 있을때
나는 한 보따리 안주감과 와인 두병을 안고
그녀를 만나러 갔다.
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내가 힘들어 하는 것에 대해 차근차근 야기를 하고 싶었다.
가까운 누군가에게만은 주저리주저리 나를 까발리고 싶었다.
그렇게 그녀를 찾았는데
그녀의 가게에 도착했을때는 한참 저녁시간이라
비록 다섯테이블이기는 하지만
손님들이 꽉 차있었고 주문받고 서빙하는데 손을 보탰다.
10시쯤 대충 저녁시간이 끝나고 우린 드뎌 자유시간을 맞이했다.
"우리 여기서 마실까, 아니면 집으로 갈까?"
"집, 여기가 바로 집이야. "
"뭐 여기가 집이라고, ..
그렇다, 한평도 될까말까한 공간,
둘이 누우면 빠듯이 다리를 뻗기조차 힘든 공간에서 그녀는 생활하고 있었다.
황당했다.
"너 왜 아파트서 나왔어, 왜 여기살아?"
그녀는 헛헛한 웃음을 웃었다.
"그냥, 일끝나면 피곤해서,
아예 여기에서 숙식을 해결해."
"그럼 아파트는 비워뒀어?"
"아니, 팔아서 그 사람이 가져갔어. "
" 그럼 넌 어디서 살라고?"
"전세얻으라고 준 돈으로 가게를 차렸지."
"같이 중국에 가자고 하는데 거절했어."
그날밤 내 이야기가 하고 싶어 실로 오랫만에 큰맘먹고 그녀를 찾아갔는데
오히려 밤새 내내 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녀의 결혼생활, 그녀의 남편에 대한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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