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오늘
그토록 가고 싶고 또 가고 싶었던 대각산 등산을 하였다.
산을 오르내리면서
이것 저것을 즐기느라고
아니 많은 인연들과 만나느라고
한참을 동행들을 기다리게 만들었다.
내가 유난히 좋아하는 색깔
이 색깔의 꽃을 찍다가
갑자기 솟아오르는
" 인연" 이란 단어
그래
오늘 너와 내가 인연이 되어
이 가을햇빛이 유난히 좋은날
난 내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수없는 네 모습을 담아가고 있구나.
뭐 이런 생각 !!!!
이 모습들의 꽃을 담다가
갑자기 내 삼십대 만났던 그 사내 생각을 하다니...
이국만리 타국에서
단지 같은말을 쓴다는 이유하나만으로
만났던 인연
한국말을 하는 사람을 찾지 못해
몇개의 화분을 사다놓고
혼자서 횡설수설
그 꽃님들에게 내 나라말을 퍼부었던 시절
시내 한복판
맥도날도 햄버거가게에서
우연히 만났던
그 인연으로
우린 갑자기 친해져 버렸다.
동갑내기였고
어쩌면 서로가 자유로운 영혼이고자
한창 멋을 내고 있었던 시절이었던고로
우린 나눌 말이 참 많았었는데...
하루가 멀다하고
수다와 수다를 거듭하던 그가
어느날 돌연 사라져버렸다.
ㅋㅎ
그리고 한달하고도 한참을 지나
그가
" 나마스데 "
하고 나타나다니...
야속타 서운했던 시간을 까많게 잊고
그의 돌아옴에
내 가슴은 ' 화 ' 하게 하던 그 시절
오메 난 그 머스메를
가슴에 품고 있었던 말인가?
인도와 티벳을 여행하고 왔다고
시바스리갈 세병을
새벽녁까지
퍼 부우면서도
그의 여행기가 너무 재미있었고
나도 언젠가
그처럼
홀연히 떠나 홀연히 돌아오는 그런 날이 있기를 꿈꾸던 시절
그리고 내 삽십대
마음으로 혼자서 만나고 이별했던 그의 소식을
내 오십대에 만났다.
방콕에서 시신이 되어
푸켓에 뿌려졌다나 어쨎다나...
내 삽십대 어느 지점에선
서울에서의 그의 결혼 소식에
온몸이 오그라드는 듯
사무치게 외롭던
시드니에서의 겨울 추위
그 인연을 왜 난 오늘 대각산을 오르내리는
인연속에서 갑자기 끄집어 내게 되었을까?
그래
오늘 양귀비님과 함께 산을 오르내리면서
나눴던 야기 그것 때문이야.
산을 오르내리는 것과
인생가는 길은 너무 똑깥지...
힘든 오르막길도 만나고
내리막길도 만나고
한줄기 바람결에 땀을 식히고
한송이 들꽃에
가슴이 싸하고...
산에서 만나는 모든 인연이
어찌 그날의 산행을 즐겁게 하지 않겠는가?
인생도에서 만난 모든 인연이
어찌 내인생의 어떤 의미가 되지 않겠는가?
꺽고 싶어도 꺽지 않고 두고왔던
산행에서 만났던 예쁜 산꽃들...
곁에 두고 싶어도
곁에 있고 싶어도
연이 닿지 않아 여기까지만하고
놓아야만 하는 인연들...
그런 인연들에 연연치 말자
그냥
바람결처럼 스쳐가도록
놓아 버려야 하는 법도
인생도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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