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랫만입니다.
삶의 파도에 휩쓸릴때면 숨죽이고 조용히 웅크리고 있는 것도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는 방법중의 하나입니다.
어찌하다보니 삶의 길목에서
급물살을 만난 듯
그것에 휩쓸릴까봐 잠시 숨죽이고 있었습니다.
내인생이니 내 맘데로 줬다 폈다 그럴 줄 알았는데
내 인생마저도 내 맘데로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걸
이제사 몸소 체험하는 듯 합니다.
책에서 읽었던 인생에 대한 모든 격언들은
결코 머리속에서만 맴돌뿐
격량의 순간들엔 살아내야 한다는 본능밖엔 없습디다.
어젯밤에 11년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술한잔 기울이며
" 그래, 삶의 기류를 거슬리려 하지말고
기류를 따라 흘러가보자. " 고 너스레를 떨고나니
마치 삶의 지혜를 다 꿰찮듯 맘이 뿌듯하더라고...
이제 다시,
어설프고
그래서 미숙한 설익음이
자연의 햇살(관계의 따뜻함)을 자양분 삼아 또 걷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모든 이름 속에는 그 이름을 가진 존재의 성품이 숨어 살고 있다.
세상의 물이 모두 바다로 밀려들어온다 해도 바다는 넘치는 법이 없다.
다른 사람과 비슷하지 않다는 것은 흠이 아니라 매력이다.
인생이든 상황이든 견딜 수 없게 되었을 때 오히려 변화가 찾아온다.
사랑 때문에 슬픔에 빠져도 사랑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차마 말할 수 없는 이별은 눈으로 전해진다.
오래 같이 지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나에 맞게 변화시키려 해선 안된다.
이름은 그 존재의 숨결이다.
착해지지 않아도 돼
무릎으로 기어 다니지 않아도 돼
사막 건너 백 마일, 후회따윈 없어
사랑하는 것을 그냥 사랑하게 내버려두면 돼
절망을 말해보렴, 너의. 그럼 나의 절망을 말할 테니
그러면 세계는 굴러가는 거야.
그러면 태양과 비의 맑은 자갈들을
풍경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거야
대초원들과 깊은 숲들
산들과 강들 너머까지
그러면 기러기들, 맑고 푸른 공기 드높이
다시 집으로 날아가는 거야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너는 상상하는 대로 세계를 볼 수 있어
기러기들, 너를 소리쳐 부르잖아, 꽥꽥거리는 달뜬 목소리로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이 세상 모든 것들
그 한가운데라고
메리 올리버의 시 “기러기” - 김연수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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