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5835

문학연구방법론 수업을 마치며 이번 학기의 마지막 수업에 와 있다. 다음 주면 모든 것이 끝나고, 드디어 방학이다. 이번 학기의 수업들은 하나같이 밀도 높은, 도저히 방심할 수 없는 과목들이었고, 나는 보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볼 틈도 없이 늘 아쉬움을 달고 다녔다. 과장하자면, 꿈같은 나날 속을 지나온 기분이랄까, ㅎㅎ그중에서도 문학연구방법론 수업은, 내가 듣지 못한 현대철학 강의에 대한 아쉬움을 절묘하게 달래준 철학적 위로제 같은 존재였다. 지금까지 내가 공부해온 철학은 주로 고대, 중세, 근대 서양철학과 동양철학이었기 때문에, 현대 사유의 지형에 대해선 늘 목이 마르고 답답했다. 그래서 지난 겨울방학, 스스로 36인의 현대철학자를 정리하며 1,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자료집을 묶어낸 것은 내 선택에 대한 후회와 보상 심리의 합.. 2025. 6. 12.
안토니오 네그리(Antonio Negri, 1933~2023) 아랫글은 문학연구방법론 수업 중 교수님이 배포해 주신 자료를 확장한 것이다. 안토니오 네그리(Antonio Negri, 1933~2023) 생애와 교육 그리고 사상안토니오 네그리(1933~2023)는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윤리·정치 철학자이자, 현대 마르크스주의의 혁신적 이론가로 꼽힌다. 그는 북부 이탈리아 파도바에서 태어나 파도바 대학에서 학위를 받고 교수직을 역임했다. 네그리는 초기에는 로마 가톨릭교회 내 행동파로 사회운동에 참여했으나, 교회의 보수성과 사회주의적 경향에 대한 탄압에 반발해 곧 탈퇴했고, 1954년 이탈리아 통일사회당에 가입하며 본격적으로 좌파 정치운동에 뛰어들었다.1959년 법철학 교수 자격을 획득한 뒤, 《붉은 노트(Quaderni Rossi)》, 《노동계급》 등 진보적 잡지의 간.. 2025. 6. 12.
브뤼노 라투르(Bruno Latour, 1947~2022) 아랫글은 ‘문학연구방법론’ 강의에서 교수님이 배포하신 자료를 확장한 것이다. 브뤼노 라투르(1947~2022) 1. 브뤼노 라투르: 생애와 교육, 사상 개관브뤼노 라투르(Bruno Latour, 1947~2022)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과학철학자이자 인류학자, 사회학자이다. 그는 과학기술연구(STS, Science and Technology Studies)와 현대 사회이론, 정치 생태학 분야에 깊은 영향을 남겼다. 라투르는 1947년 프랑스 남부 브곤(Burgundy) 지방에서 태어났으며, 초기에는 철학과 신학을 공부했다. 이후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에서 인류학적 현장조사를 하며 사회과학으로 연구의 폭을 넓혔다.라투르는 1970~80년대 프랑스 국립광업학교(École des Mines de Paris)에서 .. 2025. 6. 11.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ère, 1940~) 아랫글은 문학연구방법론 수업의 교수님 자료를 확장한 것이다. 자크 랑시에르(1940~) 1. 자크 랑시에르: 생애와 교육 사상 개관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ère, 1940~)는 프랑스령 알제리 알제에서 태어난 철학자이자 정치 이론가로, 20세기 후반부터 정치철학, 교육철학, 미학 분야에서 중요한 기여해 왔다. 그는 파리의 명문 고등사범학교(École Normale Supérieure)에서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에게 사사하며 철학을 공부했다. 1969년 파리8대학(뱅센-생드니) 철학과 교수로 임용되어 2000년까지 재직했고, 이후 유럽대학원(European Graduate School)에서 교수로 활동했다.랑시에르는 초기에는 알튀세르와 함께 『자본을 읽자』(Read.. 2025. 6. 11.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 1942~) 아랫글은 국문과 ‘문학연구방법론’ 수업에서 받은 교수님 자료를 확장한 것이다. 조르조 아감벤(Giorgio Agamben, 1942~) 삶과 사유의 문턱에서, 예외와 몸짓 사이를 걷다> 1942년 이탈리아 로마에서 태어난 조르조 아감벤은 철학자이자 문헌학자, 법과 정치의 경계에 선 사상가이다. 그가 탐색한 삶의 흐름은 단절과 예외, 잉여와 폐기의 공간 속에서 진리와 구원을 고통스럽게 묻는 여정이었다. 알레산드로 만초니의 『약혼자들』을 암송하며 인문학적 토양을 다진 그는, 이후 마르틴 하이데거의 세미나에 참여하고, 발터 벤야민의 미발표 원고들을 편집·번역하며 유럽 사유의 심층부에 천착했다.아감벤의 철학은 삶 그 자체의 정치성을 해부하고, 법의 이름 아래 생산되는 ‘살해 가능한 생명(homo sacer)’의.. 2025. 6. 11.
「알랭 바디우의 사랑론과 문학적 사유」 「알랭 바디우의 사랑론과 문학적 사유」 언제부터였을까. 나는 사랑에 대해 쓰기 시작했다. 그것은 누군가를 사랑하기 전부터 이미 내 안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던 감정이었다. 꼭 누군가가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나는 오래도록 사랑을 사유했고, 그 사유는 때로 시나 소설, 에세이의 첫 문장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알았다. 내가 계속해서 쓰고 있었던 것은 ‘사랑’ 그 자체가 아니라, 사랑이 일으킨 세계의 변화였다는 것을. 사랑은 내게 '한 사람의 시선에서 벗어나 세계를 다시 보는 일'이었고, 그 낯선 시선의 충돌 속에서 내가 몰랐던 나의 일부가 빛을 얻곤 했다.이번 학기 문학연구방법론 수업에서 알랭 바디우의 『사랑 예찬』이라는 단어가 펼쳐졌을 때, 나는 내 삶의 긴 문장 속에서 반복되어 온 단어 .. 2025. 6.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