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체 글5729

발터 벤야민의 문학적 사유: 역사, 정치, 그리고 예술의 상호작용 겨울 방학 동안 고민해 왔던 발터 벤야민의 사상과 철학을 드디어 하나의 논문으로 완성했다. 제목은 “발터 벤야민의 문학적 사유: 역사, 정치, 그리고 예술의 상호작용”이다. 비록 겉핥기식의 개관일지 모르나, 여하튼 충만된 마음으로 이 작업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글자를 찍으며, 오랜 시간 동안 벤야민과 함께 산책하듯 다시금 나의 다짐을 되새겼다. “쓰는 일이란, 언제나 말해지지 않은 것의 가장자리를 걷는 일이다. 침묵의 언저리에서 언어는 비로소 윤리가 된다.”  "아마도 우리에게 동일한 기능을 가진 사람들에게 우리를 계속해서 이끌어주는 길들이 존재할 것이다.그것은 언제나 우리 삶의 가장 다양한 시기마다, 우리를 친구에게, 배신자에게, 사랑하는 이에게, 제자나 스승에게로 이끌어주는 그런 통로들이다."— 발터.. 2025. 3. 31.
문학과 예외의 언어: 조르조 아감벤의 철학을 통한 생명과 서사의 윤리 친구는 항상 나에게 말한다. “학교 그만두고 창작에 몰두해라.” 그 말은 언제나 나를 강하게 흔든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긴다. 어쩌면 친구의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고, 나는 이승의 소풍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창작만큼 중요한 일이 있을까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그저 웃음으로 넘긴다. 왜냐하면 나는 내 삶의 갈림길에서, 창작과 철학이 나란히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창작을 위해 철학을 배우고, 철학을 통해 창작의 깊이를 더한다. 그 상호작용은 내 사유를 끝없이 확장시켜 주었고, 내가 처음 창작을 시작할 때와는 전혀 다른, 채워지지 않는 충만감을 선물해 주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나는 철학을 공부하는 것이 나에게 얼마나 큰 선물인지,.. 2025. 3. 30.
『다성성의 두 얼굴: 한강과 쿤데라 작품에 나타난 바흐친적 상상력의 비교 연구』 “문학은 내가 말하는 곳이 아니라, 듣고 멈추고 기다리는 방식이 되었다. 바흐친은 이론이 아니라, 내 문장의 윤리였다.” 오랫동안 마음속으로만 묵혀두었던 과업을 하나 완성했다. 최애하는 나의 작가, 한강과 밀란 쿤데라를 바흐친적 시선으로 분석해 보는 일이었다. 철학과 문학을 동시에 공부하는 나로서는, 이 두 작가의 작품을 분석하는 일이 참으로 즐거우면서도 쉽지 않았다. 미천한 지적 편린들을 연결하는 일은 AI의 도움을 받아, 마침내 완성할 수 있었다. 논문의 제목은 『다성성의 두 얼굴: 한강과 쿤데라 작품에 나타난 바흐친적 상상력의 비교 연구』이다. "진실은 하나의 목소리가 아니다." — M. M. 바흐친한강과 쿤데라, 서로 다른 언어와 세계를 살아간 두 작가. 나는 그들의 소설 속에서 바흐친의 '다성성.. 2025. 3. 29.
경계에서 사유하기: 가라타니 고진의 철학과 문학의 전복 경계에서 사유하기: 가라타니 고진의 철학과 문학의 전복  본 논문은 일본의 비평가이자 사상가인 가라타니 고진의 철학과 문학 비평을 ‘경계에서의 사유’라는 키워드로 재조명한다. 가라타니는 문학과 철학, 경제와 정치, 이론과 실천이라는 상이한 영역을 넘나들며 기존 담론의 경계를 해체하고 새로운 사유의 지평을 열었다. 특히 『근대문학의 종언』, 『일본 근대문학의 기원』, 『트랜스크리틱』, 『세계사의 구조』에 이르는 주요 저작을 중심으로, 그의 전복적 사유 구조와 윤리적 태도를 분석한다. 이를 통해 가라타니의 사유가 현대의 지식 생산과 정치적 실천에 어떤 문제의식을 던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논문은 가라타니의 생애와 지적 형성을 시작으로 문학비평의 전략, 철학과 정치이론의 횡단적 사유, 그리고 ‘세계공화국’이라.. 2025. 3. 28.
『어스시의 마법사』와 내 그림자 릴로스에 대하여 『어스시의 마법사』와 내 그림자 릴로스에 대하여 『어스시의 마법사』(A Wizard of Earthsea)는 미국의 작가 어슐러 K. 르 귄(Ursula K. Le Guin)이 1968년에 발표한 판타지 장편소설로, 〈어스시 연대기〉(Earthsea Cycle)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이다. 이 소설은 판타지 장르의 고전으로 손꼽히며, 독창적인 세계관과 철학적인 주제를 통해 많은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어스시는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진 바다 위의 세계이며, 마법이 실재하고 마법사들이 사회적 권위를 가지는 세계이다. 이 세계의 핵심 원리는 ‘이름의 힘’에 있다. 모든 사물에는 고유한 진짜 이름(True Name)이 존재하며, 그 이름을 아는 자는 그 존재를 통제할 수 있다. 언어와 이름의 힘.. 2025. 3. 24.
김멜라 「이응 이응」 작품 분석 – 기술 시대의 인간성과 감정, 그리고 관계의 본질을 묻다 김멜라 「이응 이응」 작품 분석 – 기술 시대의 인간성과 감정, 그리고 관계의 본질을 묻다  2025학년도 1학기 ‘현대 소설 강독’ 수업의 첫 번째 작품은 김멜라의 단편소설 「이응 이응」이다. 이 작품은 2023년 문장웹진에 처음 발표된 이후, 2024년 제15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대상을 수상하며 문단과 독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응 이응」은 ‘이응’이라는 섹스토이를 중심으로 인간과 기술, 성과 사랑의 경계를 탐색하며, 감정과 관계의 본질에 대한 깊은 사유를 유도하는 작품이다.1. 기술과 인간성의 공존작품 속 '이응'은 단순한 성욕 해소 기계가 아닌, 사용자의 감정과 생각에 반응하며 변화하는 감응적 기계로 그려진다. 이 기계의 보급으로 매춘, 원치 않는 임신, 성범죄는 줄고 출생률은 오히려 증가하면.. 2025. 3.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