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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 만에 다시 시작하는 23학번 대학 새내기의 분투기/현대철학자들 개관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ère, 1940~)

by thetraveleroftheuniverse 2025. 6. 11.

 

 

 

아랫글은 문학연구방법론 수업의 교수님 자료를 확장한 것이다.

 

 

자크 랑시에르(1940~)

 

 

 

1. 자크 랑시에르: 생애와 교육 사상 개관

자크 랑시에르(Jacques Rancière, 1940~)는 프랑스령 알제리 알제에서 태어난 철학자이자 정치 이론가로, 20세기 후반부터 정치철학, 교육철학, 미학 분야에서 중요한 기여해 왔다. 그는 파리의 명문 고등사범학교(École Normale Supérieure)에서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에게 사사하며 철학을 공부했다. 1969년 파리8대학(뱅센-생드니) 철학과 교수로 임용되어 2000년까지 재직했고, 이후 유럽대학원(European Graduate School)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랑시에르는 초기에는 알튀세르와 함께 자본을 읽자(Reading Capital, 1965) 집필에 참여하며 구조주의적 마르크스주의에 기반한 이론 작업을 했으나, 19685월 프랑스 학생·노동자 혁명을 계기로 알튀세르와 결별한다. 그는 알튀세르의 이론이 대중의 자율적 저항과 변혁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이후 독자적인 정치철학과 교육철학을 전개한다.

교육 사상: 지적 평등과 무지한 스승

랑시에르의 교육 사상은 지적 평등’(intellectual equality)무지한 스승’(Le Maître ignorant, 1987) 개념으로 대표된다. 그는 전통적 교육이 가르치는 자배우는 자사이의 위계와 종속을 전제한다고 비판한다. 그의 대표작 무지한 스승에서 19세기 프랑스의 교육자 조제프 자코토의 실험을 조명하며, ‘스승이 무엇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학생이 스스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간은 누구나 사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등의 원리. 따라서 교육의 본질은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평등한 지적 능력을 확인하고 해방하는 데 있다고 본다.

이러한 입장은 노동자 계급은 스스로 자신의 억압을 인식하고 해방할 수 있다는 정치적 신념과도 연결된다. 랑시에르는 전통 철학이 육체노동자와 사유하는 인간을 구분하며 노동자의 지적 능력을 폄하해왔다고 비판한다. 그는 모든 인간의 몫 없는 자들의 몫’(partage du sensible), 즉 누구나 동등하게 사유하고 말할 권리가 있음을 주장하며, 교육과 정치의 근본적 평등을 강조한다.

 

2. 몫 없는 자들의 몫

1) 개념의 의미와 배경

자크 랑시에르의 몫 없는 자들의 몫’(part des sans-part)은 그의 정치철학을 대표하는 핵심 개념으로, 민주주의와 정치의 본질을 새롭게 해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개념은 단순히 경제적·사회적 분배의 문제를 넘어, 정치 공동체 자체를 성립시키는 근본 원리로 작동한다.

전통적으로 서양 정치철학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각 집단이나 개인에게 자격본성에 따라 몫을 배분하고, 이를 통해 질서와 조화를 도모해 왔다. 예를 들어, 귀족은 혈통과 덕성에 따라, 부자는 재산에 따라, 평민은 자유 시민이라는 자격에 따라 각자의 몫을 가진다. 그러나 이 논리에서 몫 없는 자, 공동체의 분배 원리(아르케, arkhe)에 의해 배제되거나, 자신의 목소리와 권리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을 뜻한다.

2) 정치와 민주주의의 새로운 정의

랑시에르는 기존의 정치체제론(군주정, 귀족정, 민주정 등)과 달리, 민주주의를 몫 없는 자들의 몫이 실현되는 과정, 즉 배제된 이들이 자신도 공동체의 일원임을 주장하고, 자신의 몫을 요구하는 행위 그 자체로 본다. 그는 민주주의는 하나의 정치체제가 아니라, 몫 없는 이들이 자신의 몫을 획득하는 과정, 즉 평등의 원리가 실현되는 사건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정치란, 이미 정해진 분배 질서(치안, police)를 교란하고, 보이지 않던 이들이 자신의 존재와 권리를 드러내는 불화’(dissensus)의 순간이다. , 아무것도 갖지 못한 이들, 익명의 들이 공동의 정치적 주체로 재구성되는 원칙이자 실천이 바로 몫 없는 자들의 몫이다.

3) 사회적 약자와 의 민주주의

현대 한국 사회에서 이라는 용어가 사회적 약자,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등 다양한 배제된 집단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듯, 랑시에르의 몫 없는 자역시 기존 질서에서 배제된 모든 이들을 포괄한다. 이들은 기존의 분배 논리에서 목소리조차 갖지 못하지만, 정치적 실천을 통해 자신도 공동체의 일원임을 선언하고, 평등의 원리를 현실로 만들어낸다.

4) 정리하자면 몫 없는 자들의 몫은 기존 질서에서 배제된 이들이 자신도 공동체의 주체임을 주장하고, 평등을 실현하는 정치적 과정이다. 민주주의란 특정 체제가 아니라, 배제된 이들이 자신의 몫을 요구하며 공동체의 경계를 재구성하는 실천 그 자체다. 이 개념은 사회적 약자, ‘등 현대의 다양한 배제된 집단을 포괄하며, 평등의 원리를 정치의 중심에 놓는다

 

3. 무지한 스승

1) 개념의 핵심

무지한 스승’(Le Maître ignorant)은 자크 랑시에르가 1987년에 발표한 저서의 제목이자, 그의 교육철학을 대표하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전통적 교육이 전제하는 지적 우열설명의 위계를 근본적으로 비판한다. 랑시에르는 진정한 교육의 목적이 인간의 해방과 평등에 있다고 보고, 스승의 역할은 학생이 스스로 배우도록 돕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2) 조제프 자코토의 실험

이 사상의 출발점에는 19세기 프랑스의 교육자 조제프 자코토의 실제 경험이 있다. 자코토는 네덜란드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네덜란드 학생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쳐야 했던 상황에서, 설명을 전혀 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프랑스어-네덜란드어 대역본 텍스트만을 제공했다. 놀랍게도 학생들은 스스로 프랑스어를 읽고, 쓰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경험을 통해 자코토는 설명의 논리가 오히려 학생을 바보로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3) 설명의 논리와 바보 만들기

랑시에르는 설명이란 교육자와 학생 사이에 지적 위계를 고착화시키는 장치라고 비판한다. 설명의 논리는 학생이 스스로 배울 수 없으며, 반드시 스승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믿음을 강화한다. 이로 인해 학생은 항상 배워야 할 자’, ‘아직 모르는 자로 남게 되어, 지적 불평등이 재생산된다. 랑시에르는 이를 바보 만들기의 교육이라고 부른다.

4) 지적 평등과 해방

무지한 스승은 학생에게 지식을 주입하는 존재가 아니라, 학생이 자신의 지적 능력을 발견하고, 스스로 배우도록 격려하는 존재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인간의 지적 평등이다. 랑시에르는 누구나 자신의 지능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스승과 학생 모두 본질적으로 평등하다고 본다. 진정한 교육은 이 평등의 원리를 확인하고, 학생이 의지를 가지고 스스로 학습하도록 이끄는 데 있다.

5) 정리하자면, ‘무지한 스승은 지식의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배우도록 격려하는 존재다. 설명의 논리는 지적 위계와 불평등을 고착화하며, 진정한 교육은 모든 이의 지적 평등을 전제로 한다. 랑시에르는 조제프 자코토의 사례를 통해, 해방적이고 평등한 교육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사상은 기존 교육의 위계와 권력을 비판하며, ‘누구나 배울 수 있다는 급진적 평등의 원리를 강조한다.

 

4.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

1) 치안과 정치의 구분

자크 랑시에르의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는 그가 본격적으로 정치 개념을 논의한 첫 저작으로, 정치와 치안(police)의 구분에서 그의 사유가 출발한다. 랑시에르에게 치안은 통치행위 일반, 즉 사회 구성원 각각에게 자격과 기능, 몫을 분배하고, 그 분배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체제를 유지·정당화하는 질서의 논리다. 치안의 체제는 늘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자들’, 즉 보이지 않는 이들을 만들어낸다.

반면, 랑시에르가 말하는 정치는 이 치안의 작동을 교란하는 행위다. 기존 질서에서 배제된 이들이 자신을 드러내고, 기존의 분배와 경계를 넘어서는 주체화의 과정을 통해 정치가 시작된다. , 정치란 배제된 자들의 주체화”, “몫 없는 자들의 탈정체화를 통한 평등의 단언이자, 기존의 질서에 균열을 내는 실천이다.

2) 가장자리의 의미

책 제목의 가장자리’(bords)는 정치적인 것의 전설이 시작되고 끝나는 경계, 즉 정치와 비정치, 질서와 교란이 맞닿는 지점을 가리킨다. 랑시에르는 정치가 제도화된 합의나 통치로 환원되는 순간, 정치의 본질이 사라진다고 본다. 진정한 정치는 언제나 기존 질서의 가장자리에서, 아직 목소리를 갖지 못한 이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순간에 발생한다.

3) 평등의 단언과 감성적 혁명

랑시에르는 정치의 본질을 평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평등을 단언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요구는 기존 질서의 인정과 보충을 전제하지만, 단언은 이미 평등이 실재함을 선언하는 행위다. 그는 정치 혁명을 국가 권력의 장악이 아니라, ‘감성적 혁명, 지각과 감각의 틀을 재구성하는 사건으로 본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주체는 객관적 속성(계급, 신분 등)으로 미리 정의되지 않고, 치안 질서에 대한 투쟁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다.

4) 오늘날의 의미

랑시에르의 이론은 현대 사회에서 배제된 이주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사회적 약자 등 몫 없는 자들의 존재와 그들의 정치적 실천을 새롭게 조명한다. 그는 정치를 언제나 행위, 논거, 그리고 기존 질서의 경계와 틈을 드러내는 탈정체화의 양식으로 정의하며, 이를 통해 민주주의의 본질을 가장자리에서 다시 묻는다.

 

5. 문학과 정치

자크 랑시에르는 문학과 정치의 관계를 전통적인 의미의 정치 행위나 작가의 정치적 입장과 구분하여 독특하게 해석한다. 그는 문학의 정치를 작가의 정치가 아니라 문학이 정치 행위를 그 자체로 행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1) 문학의 정치성

랑시에르에게 문학은 단순한 예술적 표현을 넘어, 사회의 감성적 분할(감성의 분할, partage du sensible)에 개입하는 정치적 실천이다. 감성의 분할이란 사회에서 누가 보이고 들리는지, 어떤 말과 사물이 공통의 무대에 오르는지를 규정하는 감각적 질서를 뜻한다. 문학은 기존의 이 감성적 질서에 균열을 내고, 보이지 않았던 몫 없는 자들의 목소리를 가시화하며, 그들의 존재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2) 정치와 미학의 결합

랑시에르는 예술과 미학이 정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미학은 단순히 아름다움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 속에서 우리의 자리와 감각 경험이 어떻게 배분되는지를 다루는 문제다. 따라서 문학은 기존 질서에서 배제된 자들의 목소리를 담론으로 전환시키고, 새로운 공통의 세계를 구성하는 데 기여한다.

3) 문학의 정치적 기능

문학은 정치적 인물이 등장하거나 명백한 정치적 주제를 다루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정치적일 수 있다. 이는 문학이 말과 사물, 단어와 정체성 사이의 틈을 만들어내며, 탈정체화와 주체화의 가능성을 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랑시에르는 플로베르나 발자크의 소설에서 나타나는 허구성과 말과 사물의 과잉을 통해 민주주의적 글쓰기의 한 형태로 문학의 정치를 설명하기도 한다.

4) 정리하자면, 랑시에르는 문학의 정치를 작가의 정치적 입장이나 직접적 정치 행위가 아니라, 문학이 사회적 감성 질서에 개입하는 행위로 본다. 문학은 기존의 감성적 분할을 재구성하여, 배제된 몫 없는 자들의 목소리를 가시화하고, 새로운 공동체의 가능성을 연다. 미학과 정치는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감성의 분할을 둘러싼 정치적 실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문학 작품이 명시적 정치성을 띠지 않아도, 그 문학적 형식과 언어 사용 자체가 정치적 변혁의 잠재력을 지닌다.

 

6. 감성의 분할(Le partage du sensible)

랑시에르의 사상에서 가장 중요한 추가 개념은 감성의 분할이다. 이는 사회에서 무엇이 보이고, 들리고, 말해질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보이지 않는 규칙과 질서, 즉 감각적 확실성의 체계를 의미한다. 감성의 분할은 사회의 구조와 권력 관계를 규정하며, 각 집단이나 개인이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이로써 사회의 공통적인 것배타적 몫이 동시에 정해진다.

랑시에르는 이 감성의 분할이 단지 인식론적이거나 언어적 차원이 아니라, 실제로 사회적·정치적 실천에 선행하는 감각적 분할임을 강조한다. , 누가 보이고’ ‘들릴 수 있는가라는 문제는 곧 정치의 쟁점이 된다. 예술과 문학도 이 감성의 분할을 재구성하거나 교란함으로써 정치적 역할을 한다.

 

7. 미학적 공동체와 따로·함께의 역설

랑시에르는 미학적 공동체개념을 통해, 공동체란 단순히 감정이나 가치의 일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감각의 분할과 재분배, 그리고 이질적 감각 체제의 충돌과 연접을 통해 구성된다고 본다. 그는 들뢰즈의 따로와 네그리의 함께를 이접적으로 연결하는 따로·함께’(being together apart)의 역설을 제시한다. 이는 공동체가 완전히 통합되거나,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라, 논쟁적이고 역동적인 분할과 결합의 장임을 의미한다.

 

8. 예술과 정치의 관계

랑시에르는 예술, 특히 현대 예술이 기존의 감성의 분할을 교란하고, 새로운 감각적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예술은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던 목소리를 들리게 하며, 이를 통해 사회의 권력 구조와 질서에 균열을 낸다. 이러한 미학적 실천은 정치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9. 나의 사유: 랑시에르 사상 정리 이후

자크 랑시에르의 사상을 정리하며, 나는 평등분할이라는 두 개념이 그의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임을 다시금 확인한다. 그가 말하는 평등은 결과의 평등이 아니라, 누구나 이미 평등한 존재로 출발한다는 지적 평등의 원칙이다. 이 원칙은 교육, 정치, 예술의 모든 영역에서 실천되어야 하며, ‘무지한 스승이라는 급진적 개념을 통해 기존의 위계적 교육관을 해체하고, 누구나 스스로 배우고 사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 역시 기존 질서(치안)가 설정한 경계와 몫을 흔드는 몫 없는 자들의 몫의 실천, 즉 배제된 이들이 자신의 존재와 권리를 드러내는 불화의 순간에서 비로소 시작된다. 정치적 평등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선언되고 실현되어야 하는 사건임을 깨닫게 된다.

특히 감성의 분할이라는 개념은 사회에서 무엇이 보이고 들리는지, 누가 말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감각적 질서가 곧 정치의 본질임을 일깨운다. 문학과 예술은 이 질서를 교란하고, 새로운 감각적 공동체의 가능성을 연다. 미학적 공동체란 감정이나 가치의 일치가 아니라, 이질적 감각 체제의 충돌과 연접, 따로·함께의 역설적 결합을 통해 형성된다.

이러한 랑시에르의 사유는 정치, 교육, 예술이 서로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감각과 몫, 평등의 실천이라는 공통의 축 위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평등은 제도나 선언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실천하고 재구성해야 할 감각적·정치적 과제임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결국, 랑시에르의 사유는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경계를 드러내고, 그 경계 너머에서 새로운 평등과 공동체의 가능성을 묻고 실천하라는 요청으로 다가온다.

더 나아가, 랑시에르의 사상을 글쓰기 실천에 녹여낸다는 것은 단순히 그의 이론을 해설하거나 요약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나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경계, 즉 누가 말할 수 있고 무엇이 보이고 들릴 수 있는지에 대한 기존의 규칙들에 의문을 던져야 한다. 내 글이 기존 질서나 통념을 재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목소리를 갖지 못한 이들, 보이지 않았던 경험과 감각을 드러내는 장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랑시에르가 강조한 불화의 실천처럼, 나는 글을 통해 사회의 보이지 않는 균열과 배제의 지점을 드러내고, 그 틈에서 새로운 질문과 가능성을 제시해야 한다. 단순한 비판이나 반대가 아니라,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기존의 감각적 질서에 균열을 내는 글쓰기를 지향한다. 내 글은 이미 존재하는 감성의 분할에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감각의 지평을 열어가는 실천이 되어야 한다. ‘무지한 스승의 원리에 따라, 나는 독자를 지식의 수동적 수용자가 아니라, 스스로 사유하고 해석하는 동등한 주체로 존중해야 한다. 내 글은 독자에게 정답을 제공하거나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질문하고 탐색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도록 격려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랑시에르의 사상을 나만의 언어와 스타일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먼저, 글쓰기의 출발점에서부터 감성의 분할을 의식적으로 탐구해야 한다. 내가 다루는 주제, 선택하는 언어, 문장 구조 하나하나에 기존의 질서와 경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질문하고, 익숙한 틀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현실의 목소리와 경험, 특히 기존에 잘 보이지 않던 이들의 시선과 언어를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그 감각을 내 글에 스며들게 해야 한다.

또한, 내 글이 독자와의 평등한 만남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명확한 결론이나 해답을 강요하기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여백을 남기며, 독자가 스스로 의미를 찾아가도록 이끄는 구조를 지향해야 한다. 글쓰기 과정 자체를 실험반복의 장으로 삼아,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단순히 재현하기보다는 쓰면서 발견하고, 실패와 수정, 작은 변주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내 글이 사회와의 연결을 창조하는 힘이 되도록, 타인의 목소리와 경험을 경청하고 그것을 내 언어로 소화해 발효시키는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

이처럼 익숙한 경계를 의심하고, 새로운 감각의 분할을 시도하는 실험적 태도, 독자와의 평등한 대화와 질문의 구조, 반복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 실천, 세상과의 연결과 경청을 통한 자기 언어의 발효이 네 가지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과정 속에서만, 나는 랑시에르의 사상을 내 글에 진정으로 녹여낼 수 있을 것이다. ()

 

자크 랑시에르(1940~)

 

1랑시에르 누구?

알제 출신 프랑스 철학자🧑🏫

알튀세르 제자에서 독립, 평등과 해방의 철학자!

지적 평등무지한 스승으로 교육의 본질을 뒤집다📚

 

2몫 없는 자들의 몫

기존 질서에서 배제된 이들의 을 되찾는 정치

민주주의 = 배제된 이들이 자신의 존재와 권리를 드러내는 순간!

모두가 말할 권리, 모두가 사유할 권리

#불화 #평등의실천

 

3무지한 스승

지식은 위계가 아니라 평등에서 시작!

설명 NO🙅‍♂, 스스로 배우는 힘 YES🙆‍♀

누구나 스스로 사유할 수 있다!

#지적평등 #해방의교육

 

4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

치안이 나눈 경계, ‘정치가 흔든다

정치는 언제나 경계의 가장자리,

아직 목소리 없는 자들이 등장하는 순간🔥

#경계넘기 #새로운주체

 

5문학과 정치

문학은 사회의 감각 질서를 뒤흔드는 정치적 실천!

보이지 않던 목소리, 들리지 않던 경험을 드러낸다

예술=새로운 감각의 공동체를 여는 힘

#문학의정치 #감성의분할

 

6감성의 분할

사회에서 누가 보이고, 누가 들리는가?’

감각의 질서 자체가 정치!

예술과 문학이 그 질서를 바꾼다

#감성의분할 #질서뒤집기

 

7미학적 공동체 & 따로·함께

공동체는 감각의 충돌과 연결 속에서!

따로이면서 함께

논쟁과 차이가 바로 공동체의 힘

#따로함께 #공동체의역설

 

8예술과 정치

예술은 보이지 않던 것, 들리지 않던 목소리를 드러냄

사회 질서에 균열을 내는 미학적 실천

#예술의정치 #질서의균열

 

9[강조] 나의 사유: 랑시에르 정리 이후

🌱 나는 평등분할이란 키워드에 꽂혔다!

평등은 선언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해야 할 감각적·정치적 과제💡

정치는 경계 밖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묻고 실천하는 것!

 

글쓰기에서 나는

기존의 경계와 통념을 의심하고

보이지 않던 경험, 들리지 않던 목소리를 드러내는

독자와 평등하게 만나는

질문과 탐색, 실험과 반복을 두려워하지 않는

세상과 연결되는

그런 실천을 하고 싶다!

내 글이 질서의 균열이자, ‘새로운 감각의 장이 되길🌏

 

👉 “질서에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감각의 지평을 여는 글쓰기!”

이게 바로 내 방식!🔥

 

#랑시에르 #철학 #평등 #불화 #감성의분할 #새로운글쓰기 #실천하는철학 #국립군산대학교 #문학연구방법론 #군산대국문과 #군산대철학과 #lettersfromatraveler

 

는 프랑스령 알제리 알제에서 태어난 철학자이자 정치 이론가로, 20세기 후반부터 정치철학, 교육철학, 미학 분야에서 중요한 기여해 왔다. 그는 파리의 명문 고등사범학교(École Normale Supérieure)에서 루이 알튀세르(Louis Althusser)에게 사사하며 철학을 공부했다. 1969년 파리8대학(뱅센-생드니) 철학과 교수로 임용되어 2000년까지 재직했고, 이후 유럽대학원(European Graduate School)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랑시에르는 초기에는 알튀세르와 함께 자본을 읽자(Reading Capital, 1965) 집필에 참여하며 구조주의적 마르크스주의에 기반한 이론 작업을 했으나, 19685월 프랑스 학생·노동자 혁명을 계기로 알튀세르와 결별한다. 그는 알튀세르의 이론이 대중의 자율적 저항과 변혁 가능성을 충분히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며, 이후 독자적인 정치철학과 교육철학을 전개한다.

교육 사상: 지적 평등과 무지한 스승

랑시에르의 교육 사상은 지적 평등’(intellectual equality)무지한 스승’(Le Maître ignorant, 1987) 개념으로 대표된다. 그는 전통적 교육이 가르치는 자배우는 자사이의 위계와 종속을 전제한다고 비판한다. 그의 대표작 무지한 스승에서 19세기 프랑스의 교육자 조제프 자코토의 실험을 조명하며, ‘스승이 무엇을 모르는 상태에서도 학생이 스스로 배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간은 누구나 사유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등의 원리. 따라서 교육의 본질은 지식의 전달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평등한 지적 능력을 확인하고 해방하는 데 있다고 본다.

이러한 입장은 노동자 계급은 스스로 자신의 억압을 인식하고 해방할 수 있다는 정치적 신념과도 연결된다. 랑시에르는 전통 철학이 육체노동자와 사유하는 인간을 구분하며 노동자의 지적 능력을 폄하해왔다고 비판한다. 그는 모든 인간의 몫 없는 자들의 몫’(partage du sensible), 즉 누구나 동등하게 사유하고 말할 권리가 있음을 주장하며, 교육과 정치의 근본적 평등을 강조한다.

 

2. 몫 없는 자들의 몫

1) 개념의 의미와 배경

자크 랑시에르의 몫 없는 자들의 몫’(part des sans-part)은 그의 정치철학을 대표하는 핵심 개념으로, 민주주의와 정치의 본질을 새롭게 해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개념은 단순히 경제적·사회적 분배의 문제를 넘어, 정치 공동체 자체를 성립시키는 근본 원리로 작동한다.

전통적으로 서양 정치철학은 공동체를 구성하는 각 집단이나 개인에게 자격본성에 따라 몫을 배분하고, 이를 통해 질서와 조화를 도모해 왔다. 예를 들어, 귀족은 혈통과 덕성에 따라, 부자는 재산에 따라, 평민은 자유 시민이라는 자격에 따라 각자의 몫을 가진다. 그러나 이 논리에서 몫 없는 자, 공동체의 분배 원리(아르케, arkhe)에 의해 배제되거나, 자신의 목소리와 권리가 공식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이들을 뜻한다.

2) 정치와 민주주의의 새로운 정의

랑시에르는 기존의 정치체제론(군주정, 귀족정, 민주정 등)과 달리, 민주주의를 몫 없는 자들의 몫이 실현되는 과정, 즉 배제된 이들이 자신도 공동체의 일원임을 주장하고, 자신의 몫을 요구하는 행위 그 자체로 본다. 그는 민주주의는 하나의 정치체제가 아니라, 몫 없는 이들이 자신의 몫을 획득하는 과정, 즉 평등의 원리가 실현되는 사건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정치란, 이미 정해진 분배 질서(치안, police)를 교란하고, 보이지 않던 이들이 자신의 존재와 권리를 드러내는 불화’(dissensus)의 순간이다. , 아무것도 갖지 못한 이들, 익명의 들이 공동의 정치적 주체로 재구성되는 원칙이자 실천이 바로 몫 없는 자들의 몫이다.

3) 사회적 약자와 의 민주주의

현대 한국 사회에서 이라는 용어가 사회적 약자,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 등 다양한 배제된 집단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듯, 랑시에르의 몫 없는 자역시 기존 질서에서 배제된 모든 이들을 포괄한다. 이들은 기존의 분배 논리에서 목소리조차 갖지 못하지만, 정치적 실천을 통해 자신도 공동체의 일원임을 선언하고, 평등의 원리를 현실로 만들어낸다.

4) 정리하자면 몫 없는 자들의 몫은 기존 질서에서 배제된 이들이 자신도 공동체의 주체임을 주장하고, 평등을 실현하는 정치적 과정이다. 민주주의란 특정 체제가 아니라, 배제된 이들이 자신의 몫을 요구하며 공동체의 경계를 재구성하는 실천 그 자체다. 이 개념은 사회적 약자, ‘등 현대의 다양한 배제된 집단을 포괄하며, 평등의 원리를 정치의 중심에 놓는다

 

3. 무지한 스승

1) 개념의 핵심

무지한 스승’(Le Maître ignorant)은 자크 랑시에르가 1987년에 발표한 저서의 제목이자, 그의 교육철학을 대표하는 개념이다. 이 개념은 전통적 교육이 전제하는 지적 우열설명의 위계를 근본적으로 비판한다. 랑시에르는 진정한 교육의 목적이 인간의 해방과 평등에 있다고 보고, 스승의 역할은 학생이 스스로 배우도록 돕는 데 있다고 주장한다.

2) 조제프 자코토의 실험

이 사상의 출발점에는 19세기 프랑스의 교육자 조제프 자코토의 실제 경험이 있다. 자코토는 네덜란드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네덜란드 학생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쳐야 했던 상황에서, 설명을 전혀 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프랑스어-네덜란드어 대역본 텍스트만을 제공했다. 놀랍게도 학생들은 스스로 프랑스어를 읽고, 쓰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경험을 통해 자코토는 설명의 논리가 오히려 학생을 바보로 만든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3) 설명의 논리와 바보 만들기

랑시에르는 설명이란 교육자와 학생 사이에 지적 위계를 고착화시키는 장치라고 비판한다. 설명의 논리는 학생이 스스로 배울 수 없으며, 반드시 스승의 지도가 필요하다는 믿음을 강화한다. 이로 인해 학생은 항상 배워야 할 자’, ‘아직 모르는 자로 남게 되어, 지적 불평등이 재생산된다. 랑시에르는 이를 바보 만들기의 교육이라고 부른다.

4) 지적 평등과 해방

무지한 스승은 학생에게 지식을 주입하는 존재가 아니라, 학생이 자신의 지적 능력을 발견하고, 스스로 배우도록 격려하는 존재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모든 인간의 지적 평등이다. 랑시에르는 누구나 자신의 지능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으며, 스승과 학생 모두 본질적으로 평등하다고 본다. 진정한 교육은 이 평등의 원리를 확인하고, 학생이 의지를 가지고 스스로 학습하도록 이끄는 데 있다.

5) 정리하자면, ‘무지한 스승은 지식의 전달자가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배우도록 격려하는 존재다. 설명의 논리는 지적 위계와 불평등을 고착화하며, 진정한 교육은 모든 이의 지적 평등을 전제로 한다. 랑시에르는 조제프 자코토의 사례를 통해, 해방적이고 평등한 교육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 사상은 기존 교육의 위계와 권력을 비판하며, ‘누구나 배울 수 있다는 급진적 평등의 원리를 강조한다.

 

4.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

1) 치안과 정치의 구분

자크 랑시에르의 정치적인 것의 가장자리에서는 그가 본격적으로 정치 개념을 논의한 첫 저작으로, 정치와 치안(police)의 구분에서 그의 사유가 출발한다. 랑시에르에게 치안은 통치행위 일반, 즉 사회 구성원 각각에게 자격과 기능, 몫을 분배하고, 그 분배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체제를 유지·정당화하는 질서의 논리다. 치안의 체제는 늘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자들’, 즉 보이지 않는 이들을 만들어낸다.

반면, 랑시에르가 말하는 정치는 이 치안의 작동을 교란하는 행위다. 기존 질서에서 배제된 이들이 자신을 드러내고, 기존의 분배와 경계를 넘어서는 주체화의 과정을 통해 정치가 시작된다. , 정치란 배제된 자들의 주체화”, “몫 없는 자들의 탈정체화를 통한 평등의 단언이자, 기존의 질서에 균열을 내는 실천이다.

2) 가장자리의 의미

책 제목의 가장자리’(bords)는 정치적인 것의 전설이 시작되고 끝나는 경계, 즉 정치와 비정치, 질서와 교란이 맞닿는 지점을 가리킨다. 랑시에르는 정치가 제도화된 합의나 통치로 환원되는 순간, 정치의 본질이 사라진다고 본다. 진정한 정치는 언제나 기존 질서의 가장자리에서, 아직 목소리를 갖지 못한 이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순간에 발생한다.

3) 평등의 단언과 감성적 혁명

랑시에르는 정치의 본질을 평등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평등을 단언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요구는 기존 질서의 인정과 보충을 전제하지만, 단언은 이미 평등이 실재함을 선언하는 행위다. 그는 정치 혁명을 국가 권력의 장악이 아니라, ‘감성적 혁명, 지각과 감각의 틀을 재구성하는 사건으로 본다. 이 과정에서 정치적 주체는 객관적 속성(계급, 신분 등)으로 미리 정의되지 않고, 치안 질서에 대한 투쟁 속에서 새롭게 등장한다.

4) 오늘날의 의미

랑시에르의 이론은 현대 사회에서 배제된 이주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사회적 약자 등 몫 없는 자들의 존재와 그들의 정치적 실천을 새롭게 조명한다. 그는 정치를 언제나 행위, 논거, 그리고 기존 질서의 경계와 틈을 드러내는 탈정체화의 양식으로 정의하며, 이를 통해 민주주의의 본질을 가장자리에서 다시 묻는다.

 

5. 문학과 정치

자크 랑시에르는 문학과 정치의 관계를 전통적인 의미의 정치 행위나 작가의 정치적 입장과 구분하여 독특하게 해석한다. 그는 문학의 정치를 작가의 정치가 아니라 문학이 정치 행위를 그 자체로 행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1) 문학의 정치성

랑시에르에게 문학은 단순한 예술적 표현을 넘어, 사회의 감성적 분할(감성의 분할, partage du sensible)에 개입하는 정치적 실천이다. 감성의 분할이란 사회에서 누가 보이고 들리는지, 어떤 말과 사물이 공통의 무대에 오르는지를 규정하는 감각적 질서를 뜻한다. 문학은 기존의 이 감성적 질서에 균열을 내고, 보이지 않았던 몫 없는 자들의 목소리를 가시화하며, 그들의 존재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분배하는 역할을 한다.

2) 정치와 미학의 결합

랑시에르는 예술과 미학이 정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본다. 미학은 단순히 아름다움의 문제를 넘어서, 사회 속에서 우리의 자리와 감각 경험이 어떻게 배분되는지를 다루는 문제다. 따라서 문학은 기존 질서에서 배제된 자들의 목소리를 담론으로 전환시키고, 새로운 공통의 세계를 구성하는 데 기여한다.

3) 문학의 정치적 기능

문학은 정치적 인물이 등장하거나 명백한 정치적 주제를 다루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정치적일 수 있다. 이는 문학이 말과 사물, 단어와 정체성 사이의 틈을 만들어내며, 탈정체화와 주체화의 가능성을 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랑시에르는 플로베르나 발자크의 소설에서 나타나는 허구성과 말과 사물의 과잉을 통해 민주주의적 글쓰기의 한 형태로 문학의 정치를 설명하기도 한다.

4) 정리하자면, 랑시에르는 문학의 정치를 작가의 정치적 입장이나 직접적 정치 행위가 아니라, 문학이 사회적 감성 질서에 개입하는 행위로 본다. 문학은 기존의 감성적 분할을 재구성하여, 배제된 몫 없는 자들의 목소리를 가시화하고, 새로운 공동체의 가능성을 연다. 미학과 정치는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감성의 분할을 둘러싼 정치적 실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문학 작품이 명시적 정치성을 띠지 않아도, 그 문학적 형식과 언어 사용 자체가 정치적 변혁의 잠재력을 지닌다.

 

6. 감성의 분할(Le partage du sensible)

랑시에르의 사상에서 가장 중요한 추가 개념은 감성의 분할이다. 이는 사회에서 무엇이 보이고, 들리고, 말해질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보이지 않는 규칙과 질서, 즉 감각적 확실성의 체계를 의미한다. 감성의 분할은 사회의 구조와 권력 관계를 규정하며, 각 집단이나 개인이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어떤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이로써 사회의 공통적인 것배타적 몫이 동시에 정해진다.

랑시에르는 이 감성의 분할이 단지 인식론적이거나 언어적 차원이 아니라, 실제로 사회적·정치적 실천에 선행하는 감각적 분할임을 강조한다. , 누가 보이고’ ‘들릴 수 있는가라는 문제는 곧 정치의 쟁점이 된다. 예술과 문학도 이 감성의 분할을 재구성하거나 교란함으로써 정치적 역할을 한다.

 

7. 미학적 공동체와 따로·함께의 역설

랑시에르는 미학적 공동체개념을 통해, 공동체란 단순히 감정이나 가치의 일치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감각의 분할과 재분배, 그리고 이질적 감각 체제의 충돌과 연접을 통해 구성된다고 본다. 그는 들뢰즈의 따로와 네그리의 함께를 이접적으로 연결하는 따로·함께’(being together apart)의 역설을 제시한다. 이는 공동체가 완전히 통합되거나, 완전히 분리된 것이 아니라, 논쟁적이고 역동적인 분할과 결합의 장임을 의미한다.

 

8. 예술과 정치의 관계

랑시에르는 예술, 특히 현대 예술이 기존의 감성의 분할을 교란하고, 새로운 감각적 공동체를 구성할 수 있다고 본다. 예술은 보이지 않던 것을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던 목소리를 들리게 하며, 이를 통해 사회의 권력 구조와 질서에 균열을 낸다. 이러한 미학적 실천은 정치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9. 나의 사유: 랑시에르 사상 정리 이후

자크 랑시에르의 사상을 정리하며, 나는 평등분할이라는 두 개념이 그의 철학을 관통하는 핵심임을 다시금 확인한다. 그가 말하는 평등은 결과의 평등이 아니라, 누구나 이미 평등한 존재로 출발한다는 지적 평등의 원칙이다. 이 원칙은 교육, 정치, 예술의 모든 영역에서 실천되어야 하며, ‘무지한 스승이라는 급진적 개념을 통해 기존의 위계적 교육관을 해체하고, 누구나 스스로 배우고 사유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치 역시 기존 질서(치안)가 설정한 경계와 몫을 흔드는 몫 없는 자들의 몫의 실천, 즉 배제된 이들이 자신의 존재와 권리를 드러내는 불화의 순간에서 비로소 시작된다. 정치적 평등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선언되고 실현되어야 하는 사건임을 깨닫게 된다.

특히 감성의 분할이라는 개념은 사회에서 무엇이 보이고 들리는지, 누가 말할 수 있는지를 결정하는 감각적 질서가 곧 정치의 본질임을 일깨운다. 문학과 예술은 이 질서를 교란하고, 새로운 감각적 공동체의 가능성을 연다. 미학적 공동체란 감정이나 가치의 일치가 아니라, 이질적 감각 체제의 충돌과 연접, 따로·함께의 역설적 결합을 통해 형성된다.

이러한 랑시에르의 사유는 정치, 교육, 예술이 서로 분리된 영역이 아니라, 감각과 몫, 평등의 실천이라는 공통의 축 위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평등은 제도나 선언이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끊임없이 실천하고 재구성해야 할 감각적·정치적 과제임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결국, 랑시에르의 사유는 우리 사회의 보이지 않는 경계를 드러내고, 그 경계 너머에서 새로운 평등과 공동체의 가능성을 묻고 실천하라는 요청으로 다가온다.

더 나아가, 랑시에르의 사상을 글쓰기 실천에 녹여낸다는 것은 단순히 그의 이론을 해설하거나 요약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나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당연하게 여겨지는 경계, 즉 누가 말할 수 있고 무엇이 보이고 들릴 수 있는지에 대한 기존의 규칙들에 의문을 던져야 한다. 내 글이 기존 질서나 통념을 재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아직 목소리를 갖지 못한 이들, 보이지 않았던 경험과 감각을 드러내는 장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랑시에르가 강조한 불화의 실천처럼, 나는 글을 통해 사회의 보이지 않는 균열과 배제의 지점을 드러내고, 그 틈에서 새로운 질문과 가능성을 제시해야 한다. 단순한 비판이나 반대가 아니라, 창조적이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기존의 감각적 질서에 균열을 내는 글쓰기를 지향한다. 내 글은 이미 존재하는 감성의 분할에 순응하지 않고, 새로운 감각의 지평을 열어가는 실천이 되어야 한다. ‘무지한 스승의 원리에 따라, 나는 독자를 지식의 수동적 수용자가 아니라, 스스로 사유하고 해석하는 동등한 주체로 존중해야 한다. 내 글은 독자에게 정답을 제공하거나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질문하고 탐색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도록 격려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아울러, 랑시에르의 사상을 나만의 언어와 스타일로 풀어내기 위해서는 몇 가지 구체적인 실천이 필요하다. 먼저, 글쓰기의 출발점에서부터 감성의 분할을 의식적으로 탐구해야 한다. 내가 다루는 주제, 선택하는 언어, 문장 구조 하나하나에 기존의 질서와 경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질문하고, 익숙한 틀을 반복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현실의 목소리와 경험, 특히 기존에 잘 보이지 않던 이들의 시선과 언어를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그 감각을 내 글에 스며들게 해야 한다.

또한, 내 글이 독자와의 평등한 만남의 장이 되도록 해야 한다. 명확한 결론이나 해답을 강요하기보다는, 질문을 던지고 여백을 남기며, 독자가 스스로 의미를 찾아가도록 이끄는 구조를 지향해야 한다. 글쓰기 과정 자체를 실험반복의 장으로 삼아, 이미 알고 있는 것을 단순히 재현하기보다는 쓰면서 발견하고, 실패와 수정, 작은 변주를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내 글이 사회와의 연결을 창조하는 힘이 되도록, 타인의 목소리와 경험을 경청하고 그것을 내 언어로 소화해 발효시키는 과정을 중시해야 한다.

이처럼 익숙한 경계를 의심하고, 새로운 감각의 분할을 시도하는 실험적 태도, 독자와의 평등한 대화와 질문의 구조, 반복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창조적 실천, 세상과의 연결과 경청을 통한 자기 언어의 발효이 네 가지를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과정 속에서만, 나는 랑시에르의 사상을 내 글에 진정으로 녹여낼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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