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의 소설화26 밀월 5 소설의 승패는 어떻게 플롯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갈라진다. 내 경우엔 생각나는 에피들을 모아 그때그때 적어 두었다가 초고 단계에서 그 에피들을 짜집기를 하는 형식으로 플롯을 구성해가며 소설을 완성해 가는 편이다. 이 이야기는 태풍의 이야기 속 화자인 '나'의 이야기이다. “은.. 2016. 12. 21. 밀월 4 “필시, 그 씨팔 놈의 영감, 곽일표, 그 놈의 새끼. 곽중근. 잊지 말거라.” 나는 잊을 수 없었다. 다는 믿을 수 없었지만 태풍이 거짓말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태풍의 확신은 내 의식을 깨웠다. 그제야 나는 봉렬이 들려준 말들을 기억해냈다. 영문도 모르게 끌려가 닭장 같은 트럭에 태.. 2016. 12. 21. 밀월 3 “술 한 잔 허세.” 가끔씩 찾아와 서슴없이 술지갑을 여는 봉렬이 고맙기만 했다. 딱히 마음을 주며 지내는 친구가 없었던 나는 그나마 봉렬의 배려에 위안을 받기도 했다. 평소 과묵했던 사내 둘은 딱히 할 이야기도 없었다. 늘 이야기는 해망동 뱃전을 넘지 못했다. 봉렬을 만나면 나는.. 2016. 12. 20. 밀월 2 한국의 조르바, 나는 그런 인물을 그리고 싶다. 삼류 인생이지만 가슴 따뜻하고 웃픈 인생, 도저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한 인간을 . 지고 지순을 실천하는 , 어쩌면 내 연인일 수도, 아니 그 안에 내 본연의 모습이 있을 수도 있기를 소망하는. 내가 그라면 더 좋겠지만, 나란 찌질한 인.. 2016. 12. 19. 밀월 1 두런두런 낮은 말소리에 새벽잠을 깬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누군가 은밀히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 중에서도 가장 특별한 존재, 오래 전 가슴 속에만 묻어 두었던 인물은 단연 태풍이었다. 하찮은 건달 조직의 보스, 특이한 전력을 덕지덕지 붙은 그의 불퉁거림은 며칠 내내 .. 2016. 12. 5. To 엘리엇 12. 단조로운 피로가 나를 눕게 하고 나는 몽상가가 되어 사하라를 헤매. 홀로 걷네, 홀로 걷네 끝없이 펼쳐진 모래 언덕 시간이 이루어낸 흔적들 흔적들 위로 나는 내 발자국을 낸다네 무렴하게 사라진 수많은 발자국위로 맨발에 닿는 뜨거운 모래의 온도 고운 모래의 촉감 구름 한 점도 없.. 2016. 8. 19.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