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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의 소설화26

오로라 3. 사실, 7살 오로라는 언제부터인지는 모르겠으나 엄마의 시선으로부터 영원히 숨고 싶단 생각을 했다. 그래야만 엄마로부터의 100프로의 사랑을, 온전히 로라 자신만을 사랑하는 엄마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휩싸였다. 온전히 엄마를 차지하는 방법이 엄마로부터 영원히 사라지는 .. 2016. 7. 20.
오로라 2 “엄마” 로라는 넋이라도 나간 듯 바다를 보고 앉아있는 엄마가 어쩐지 위태위태해 견딜 수가 없다. 엄마, 달래를 통해 보는 세상은 오로라에게 온통 잿빛이다. 무엇 때문에 엄마의 세상, 곧 자신의 세상이 저렇듯 잿빛인지, 이제 겨우 7살을 갓 넘은 오로라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2016. 7. 19.
진달래 3 “그래. 기다려야 되는 구나. 기다리는 것이 내가 선택해야 할 가장 최선의 삶이야.” 달래는 짙은 해무가 걷히며 갑자기 드러난 풍경에 눈이 환해지듯, 그 순간 '기다림'이라는 화두가 불현듯 떠올렸다. “왜, 이제야.” 달래는 이 순간 기다리면 되는 것이지 라는 깨달음이 왜 이토록 더.. 2016. 7. 18.
To. 엘리엇 4. “있지요 어젯밤 울다 자가지고 좀 지금 기분이 그래요 너무 보고 싶어서요. 어젯밤 짜증나게 보고 싶어서 울었는데 또 우는 것까지 짜증났어요. 울면서도 짜증나고 또 그게 짜증나고 그러다가 잤어요. 일찍 근데 또 깨서 너무 보고 싶어서 눈물이 찔끔 났어요. 왜 근데요 왜 내 앞에 나타.. 2016. 7. 10.
2016년 7월 5일 화요일 아침, 하제 새벽녘 깨어나는 사념들을 붙들기 위해 창문을 연다. 새벽과 아침사이, 깊은 침묵이 내려앉는 찰나를 놓치고 싶지 않다. 그저 그 앞에 선다. 왠지 사는 것에 겸손해져야할 것 같은 오롯한 마음이 밀려온다. 그리고 쉬 아침은 온다. 아침인가, 비로소 느껴질 때 컴퓨터의 자판을 누른다. 진.. 2016. 7. 5.
그녀의 영정 앞 풍경 . 텅 빈 장례식장 안, 손님이라곤 그 남자뿐이었다. 남자의 등 뒤로, 영정사진 속의 여자가 웃고 있었다. 마치 남자가 와 주어서 기쁘기라도 하다는 듯. 여자의 가족이라는 것도 있을 성 싶은데 무슨 까닭으로 남자는 혼자 저렇게. 안주라곤 달랑 김치조각 몇이 전부인 상엔 남자만큼 외롭게.. 2016. 7. 4.